<사설> 새정치 전대 후보자들, 나무 대신 숲을 봐야

2015.01.27 16:09:51 호수 0호

D-11. 새정치민주연합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2·8 전당대회가 11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제1야당'의 수장을 뽑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하겠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할 듯하다. 최근 인천어린이집 폭행사건이나 연말정산 논란과 같은 굵직한 사회적 이슈들로 인해 전대 자체가 수면 아래로 묻혀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간판만' 새정치를 표방하고 있을 뿐, 후보로 나선 면면을 살펴 보면 '헌정치'라는 비아냥거림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저절로 고개가 주억거려진다. '친노 수장'으로 현재 새정치연합 내 가장 큰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를 필두로, 'DJ 오른팔'이자 '정치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후보, 486세대의 희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인영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당내 '빅2'로 분류되는 문재인·박지원 후보의 출마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미 '제3인물'보다는 당연히 '빅2' 중 한 명이 당권을 거머쥘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왔다. 전당대회 자체가 자신을 지지하는 당원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후보자에게 불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경선 컷오프 때에는 박 후보, 문 후보가 3위를 차지한 이 후보에 더블스코어 차이 이상의 표 차이로 여유롭게 경선을 통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2·8 전대도 '친노'와 '비노'의 세력 대결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이는 정당정치가 갖는 태생적 한계로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선거 시스템으로는 변화를 기대해 볼 수가 없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전대 룰에서 국민보다 당원 비중이 훨씬 높다보니 다들 민심보다는 '당심'에만 올인하는 듯하다. 이번 전대는 당과 따로 노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뻔한' 후보들의 등장도 문제지만, 이들이 갖고 있는 비전이나 정책 등의 고갈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까지 열렸던 10여 차례의 지역 순회 합동연설회에서 세 후보들은 지역 특정 현안을 빼면 대부분 똑같은 원고만 읊어댔다.

문 후보는 '이기는 당 대표론', 박 후보는 '문재인 불가론을, 이 후보는 '세대교체론'을 부르짖었다.

토론회에서도 세 후보는 당·대권 분리론, 제왕적 대표 우려론을 들고 나와 상대 후보를 몰아세우거나 비판하기에 열을 올리는 등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안이나 공천권 문제 등 핵심 내용들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었다.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사활을 걸고 당의 미래를 걱정해야 할 이 시점에서 세 후보는 숲 전체의 나무만 보고 있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숲을 바라본다면 크고 작은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더 멋진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미래는 전체의 숲을 볼 수 있는 후보가 맡아야 한다. '간판만 새정치이고 집주인은 헌주인'이 가당키나 한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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