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유명 홍보맨 성추행 설왕설래

2014.12.30 10:51:45 호수 0호

신입 여직원에 들이댄 뻔뻔한 대표님

[일요시사 경제1팀] 김성수 기자 = 유명 홍보대행사 대표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다. 신입 여직원에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들이댔다고 한다. 내부 직원들은 그의 행동이 새삼스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감췄던 '대표님'의 두 얼굴을 파헤쳤다.



국내 최대 규모의 홍보대행사 대표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22일 신입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대형 홍보대행사 L대표를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L대표는 지난 6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한 노래방에서 20대 신입 여직원을 밤 10시쯤 따로 불러낸 뒤 껴안고 입을 맞춘 혐의를 받고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적 충격을 받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 여직원은 고민 끝에 용기를 내 지난달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노래방 불러내…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L대표가 업무상 할 얘기가 있다며 자신을 노래방으로 데려간 뒤 강제로 여러 차례 입을 맞추고 포옹했다"며 "L대표가 '너는 2년 동안만 나를 잘 따르면 된다'고 했다. 상대방은 사장이고 나는 갓 입사한 신입 사원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L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 내용을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강압적으로 (성추행을) 하지 않았고, 실수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L대표는 술을 마시고 여직원을 노래방으로 불러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만취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L대표를 강제추행 혐의로 서울 서부지검에 송치했고, 검찰은 다시 한 번 이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업계는 그동안 감췄던 L대표의 두 얼굴이 드러나자 충격에 빠졌다. 그가 평소 보여준 선비형의 면모 때문이다. L대표는 사업이나 외부일을 하면서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유명했다. 일부에선 그를 '법 없이도 살 바른 사람'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평소의 점잖은 이미지와 전혀 다른 사건이 터져 사실 좀 당황스럽다"며 "이번 일로 L대표뿐만 아니라 윤리가 핵심 가치인 PR 업계 전반에 부정적 인식이 자리 잡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반대로 내부 직원들은 그의 행동이 새삼스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한 직원은 "외부인들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사실 (L대표의 행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며 "그전부터 성추행 얘기가 있었지만 '쉬쉬'했다. 문제가 곪을 대로 곪다가 이번에 제대로 터진 것"이라고 귀띔했다.

L대표를 고소한 여직원도 경찰 조사에서 비슷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만 피해를 당한 게 아니라고 한 것. 그는 "L대표가 다른 직원에게도 '너는 왜 이렇게 가슴이 작냐'고 말하는 등 서슴없이 성희롱 발언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주위 사람들도 L대표의 그런 발언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나라도 나서야겠다고 생각해 고소하게 됐다"고 전했다.

홍보대행사 대표 신입직원 성추행 의혹
조용히 따로 불러 강제 입 맞추고 포옹

홍보대행사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선 '도대체 어느 회사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일찌감치 인터넷에 연관검색어로 뜰 정도로 L대표의 신상도 공공연히 떠돌았다.

문제의 회사는 국내 PR업계를 선도하는 굴지의 홍보대행사다. 1990년대 설립된 회사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연매출이 1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직원도 100명이 넘는다. 이중 70∼80%가 여성이다. 여느 홍보대행사와 마찬가지로 PR컨설팅,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을 수행한다. 특히 위기상황에서의 대언론·여론 관리를 잘한다고 알려진 점이 눈에 띈다.

L대표는 일간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방송국 작가, 외국계 PR업체 등을 거쳐 회사를 차렸다. L대표의 회사는 철저하게 팀제로 운영된다. 팀은 개인사업자 형태로 움직인다. 수익분배도 팀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절반을 회사가, 나머지 절반을 팀이 공유하는 방식이다. L대표의 연봉은 1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번 성추행 사건은 L대표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너리스크'가 우려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PR은 이미지다. 누가 대표의 성추행으로 시끄러운 회사에 PR 업무를 맡기겠냐"며 "불미스런 사건이 터진 이상 많든 적든 클라이언트의 이탈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해당 회사에 홍보를 맡긴 기업들도 좌불안석이다. 혹시나 불똥이 튈까 해서다. 이 회사는 굵직굵직한 대기업부터 중견·중소기업, 글로벌 외국계 기업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고객사인 P기업 관계자는 "만약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홍보대행을 다른 곳에 맡겨야 하지 않겠냐"며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사인 K업체 관계자도 "아무리 업무 처리를 잘해도 지저분한 사건이 벌어진 회사에 홍보를 맡길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가슴이 작네∼"

한편, 이 사건을 까맣게 모르고 있는 클라이언트도 있다. 각종 행사의 진행을 맡긴 모 그룹 측은 "그런 일이 있었냐"며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고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황당해했다.

 

<kims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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