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가 쉬지 않고 먹는다. ‘대체 왜?’

2010.03.02 14:08:59 호수 0호

15번 염색체 결손…시기에 따른 주증상 변화 보여

김모(여·34)씨는 “아들이 젖먹이 시절부터 젖을 제대로 먹지도 않아서 입이 짧다고 생각했는데 좀 자라서는 배부르게 먹고도 자꾸 먹어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신생아때까지만 해도 희귀병에 걸렸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는데 네 살이 된 우리아이가 또래에 비해 언어발달, 행동발달이 늦어지면서 끊임없이 먹어대는 모습을 보니 걱정이 돼서 병원에 왔는데 프래더윌리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고 토로했다.
김씨의 자녀처럼 아이의 주증상이 바뀌면서 식조절이 안되고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많이 먹으며 비만에 키가 잘 자라지 않는다면 이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프래더윌리증후군이 뭐지?

프래더윌리증후군 대부분(70~ 100%)은 2세경부터 욕구불만과 관련된 행동장애를 나타낸다. 음식을 찾기위해 뒤지거나 남모르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거나 계속 먹으려고 하는 병이적인 행동을 보인다.
또 말이나 행동할 때 공격성을 보일 수 있는데 거짓말을 하거나 훔치거나 할퀴거나 찌르거나 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성을 잘 내거나 정당한 이유없이 감정을 분출하는 행동을 할 수 있으며 수면장애의 양상을 띠기도 한다.

아직 그 원인과 치료법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이 희귀병은 대뇌의 구조 가운데 ‘시상하부’의 기능장애 또는 염색체이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1만명 중 1명 꼴의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신생아기에 힘이 없어 모유나 우유를 잘 먹지 못하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성장도 늦다. 하지만 근력저하는 대부분 12개월이 되기 전에 회복돼 미처 질환을 발견하지 못한 채 지나는 경우가 많다.

이 질환의 구체적인 증세가 나타나는 시기는 그 이후로 아이가 자라면서 지나치게 음식에 대해 욕심을 부려 비만해지고 체중에 비해 키가 자라지 않아 저신장을 보인다.
이 증후군에 걸린 아이들의 증세 중 의학적으로 가장 심각한 것은 비만인데 그 이유는 비만이 심장병과 당뇨병, 고혈압, 뇌혈관 질환, 수면장애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기 이후부터 비만이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 그 이유는 시상하부의 기능 부전에 의해 식욕의 증가와 포만감 결여가 초래하기 때문이다.
시상하부는 대뇌에서 가장 중요한 구조 중 하나로 성장호르몬, 성선자극 호르몬, 갑상선자극 호르몬, 황체 자극호르몬과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의 조절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프래더윌리증후군 아동들의 비만증은 75%에서 나타나며 1/3에서는 이상체중의 200% 이상 되는 경우도 있으며 25%는 비만하지 않다.
이 병에 걸린 아이들은 특히 대퇴부·복부·둔부의 비만인 경우가 많고 연령이나 체중에 비해 키가 작다.
얼굴 모습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좁은 이마와 아몬드 모양의 눈, 아래로 처진 입술, 얇은 윗입술, 작은 턱에 손·발도 작은 편이다.

또 남자아이의 경우는 음경이나 고환이 작고 여자아이의 경우에는 소음순과 음핵이 작은 게 특징이다. 남녀 모두 사춘기가 늦거나 오지 않을 수도 있으며 태어날 때부터 불임인 경우도 있다.
대부분 지능지수(IQ)가 20∼90으로 낮은 편이며, 환자의 40%는 정상에 가까운 지능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IQ에 상관없이 학습장애를 나타내고 학습 성취도도 떨어진다. 또한 대부분 행동장애나 수면장애를 나타낸다.

이 병에 걸린 아이의 약 75%가 15번 염색체의 이상이 있는데 이는 15번 염색체를 부모로부터 골고루 받지 못하고 어머니한테서만 받았거나, 어머니와 아버지 염색체로부터 골고루 받았는데 아버지 염색체 15번 부위에 이상이 생긴 경우이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김덕희 교수는 “염색체 결손으로 프래더윌리증후군이 생겼지만 왜 생겼는지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고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다”며 “식이요법 혹은 경우에 따라 식욕이 절제가 되지 않는 경우 위절제술을 사용키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의들은 “프래더윌리증후군에 속한 아이의 경우 비만을 조절하지 못해 대체로 고혈압, 심혈관 장애,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2형 당뇨병)등 비만의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확한 진단이 중요

프래더윌리증후군는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15번 염색체의 결실이 가장 흔하지만 15번 염색체의 결실은 프래더윌리 증후군이 아닌 경우에도 볼 수 있어 진단시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분자 유전학 진단법이 개발됨에 따라 95% 이상의 프래더윌리 환자에서 정확한 검사가 가능케 됐으며 진단에 소요되는 시간도 많이 짧아지게 됐다.

치료면에서도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고 성선기능 저하증과 저신장, 비만에 대한 증상 치료를 하게 된다. 또 비만에 대한 합병증이 생긴 경우 더 심해지지 않도록 적절한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서 체중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환아의 식사량을 조절함으로써 비만을 치료할 수도 있지만 최근 비만치료를 위해 성장 호르몬을 사용하기도 한다. 성장 호르몬 사용 후 체내 지방이 감소해 체중이 줄고 키가 크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져 이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성장 호르몬 사용 전에는 호르몬 검사를 하고 소아 내분비전문의와 상담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선기능저하증에는 성선자극 호르몬이나 남성호르몬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채종희 교수는 “프래더윌리증후군이 있는 아이는 출생시부터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근력저하로 수유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성장과정에서 갑자기 비만해지면서 저신장을 보이는 경우, 말도 어눌하게 하는 등 정신지체 증상 혹은 전반적인 발달장애 증상을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 교수는 “시기에 따라 주증상이 바뀌는 것도 특징인데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소아신경과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프래더윌리증후군이 맞다면 전문의가 지시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기에 맞는 연계치료를 시행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또 이 치료를 하는데 있어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진동규 교수는 “부모는 환자의 나이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각각의 문제점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며 “예컨대 1세 미만에는 사래가 걸려 흡인성 폐렴이 생기지 않도록 영양공급을 잘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 교수는 “학동기에는 과도한 칼로리 섭취로 비만이 심해지지 않도록 철저히 영양교육을 받고 식이조절과 적절한 운동을 하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이 증후군의 근본적인 문제인 비만이 생기지 않도록 어렸을 때부터 식이 조절과 운동을 철저하게 집에서 관리해야 비만 합병증으로 생기는 당뇨, 이상지질혈증,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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