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전자업체로 등극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국내외 사업장을 합한 글로벌 연결기준으로 39조2400억원의 매출에 3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2008년(121조2900억원)에 비해 매출은 15.1%, 영업이익은 91.2% 늘어난 수치다. 4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였던 지난 3분기 4조2300억원보다 낮았지만 매출은 지난 분기에 이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해외실적을 포함한 전체 매출은 136조2900억원, 영업이익은 10조9200억원을 올렸다. 국내 기업 최초로 ‘100조-10조’클럽에 가입한 것. 삼성전자는 2004년 영업이익이 11조7600억원을 기록했지만 매출이 81조9600억원이었고, 2008년엔 매출은 121조2900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이 6조300억원에 그쳐 ‘100조-10조’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 실적은 기말환율(1164.5원)로 환산하면 1170억 달러로, 2009회계연도의 독일 지멘스(198억 달러)와 미국 휴렛페커드(HP·1146억 달러) 실적을 넘어선 것이다. 매출 기준으로 정하는 미국 <포춘>지의 2008년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서 삼성전자(40위)보다 상위에 있는 전자업체는 지멘스(30위)와 HP(32위)뿐이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불황을 극복하고 좋은 실적을 낸 것은 반도체를 비롯해 LCD(액정표시장치), 통신(휴대전화), 디지털미디어(생활가전 포함) 등 4대 사업 부문이 선전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지난 3분기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회복한 이후 D램과 낸드 등 주력 제품의 수요증가 및 가격상승으로 4분기 1조7000억원의 이익을 올리면서 지난해 2조4200억원의 이익을 냈다. 정보통신은 분기 최대인 6680만 대를 판매한 휴대전화 사업의 호조 속에 연간 기준 최초로 4조원대 이익을 돌파하는 신기록(4조1300억원)을 달성했다.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LED TV와 LCD TV의 판매 확대로 ‘4년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지난 3분기 대비 평판TV(LCD, LED, PDP TV) 판매량이 무려 41% 증가한 1000만 대를 돌파해 영업이익 2조8500억원을 기록했다. LCD도 선진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로 지난해 1조38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메모리 가격의 강세 지속과 마케팅 비용의 계절적 감소, 에어컨사업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 등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전체로도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영향 등이 예상되지만 주력사업의 원가경쟁력과 시장지배력 강화로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