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노리는 잠룡들 연초정국 대처법

2010.01.05 09:24:18 호수 0호



힘 모으는 박근혜, 세종시 수정안 발표 후 전면전 준비
몸 낮추는 정동영·손학규, 지방선거 대국 노리는 유시민

연초 정국에 감초들이 빠졌다. 여야가 예산안 처리로 분주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 유시민 전 장관, 정동영 의원, 손학규 전 대표 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각기 이유는 다르지만 폭풍전야를 앞두고 힘을 비축하는 모양새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정국을, 정 의원은 복당을 준비하고 있는 것. 손 전 대표는 정치 복귀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고 유 전 장관은 지방선거 군불 때기에 여념이 없다.



호랑이의 기운이 생동하는 경인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은 정치권은 부산하기 이를 데 없지만 정작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은 조용한 아침을 보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세종시 정국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11일께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세종시 문제에 ‘약속’을 강조하며 ‘세종시 원안+α’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던 박 전 대표는 다시 한 번 주위를 다잡았다.

움틀 준비하는 잠룡들

그는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친박 의원 모임인 ‘선진사회연구포럼’ 송년회 자리에 깜짝 참석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선진사회로 나가기 위해선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며 “특히 법치와 신뢰, 인권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치와 신뢰, 인권과 같은 것들이 말로만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포럼이 앞장서서 그런 인프라를 깔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정치권은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앞두고 친박계의 ‘단일대오’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강조한 ‘소프트웨어’가 세종시 정국에서는 세종시 원안에 대한 약속과 신뢰일 것이라는 것.

박 전 대표는 그러나 지난달 29일 여의도 인근 일식집에서 열린 여의포럼의 송년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여의포럼도 친박계 모임으로 지난해에는 박 전 대표가 송년회에 참석했다. 올해는 이미 선진사회연구포럼의 송년회를 찾았다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으로 보였다.

이는 여러 가지 정치적 해석을 낳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박 전 대표가 예산안 처리로 어지러운 정국에 친박계가 뭉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친박계 모임에서의 발언이 가져올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의포럼 회원인 김무성 의원을 박 전 대표의 불참 사유로 들었다. 김 의원은 세종시 수정을 주장, 박 전 대표와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냉기류가 박 전 대표의 발걸음을 막았을 수 있다는 것.

정치권 한 인사는 “4대강 문제의 경우 친박계라고 해도 각 의원들의 지역구 문제나 처한 상항에 따라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힘들다. 반면 세종시는 친박계의 뜻을 모을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와 친박계의 좌장으로 움직였던 김 의원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한다는 것이 부각돼 좋을 게 뭐가 있냐”며 “괜한 구설수를 낳느니 마주치지 않는 편이 낫다고 봤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동영 의원과 손학규 전 대표도 ‘자중’하고 있다. 정 의원은 해가 바뀌기 전 복당하기 위해 서둘렀었다. 당 안팎에서 당 지도부를 압박할 기세까지 보였다. 하지만 예산안 문제가 불거지자 곧 복당문제를 뒤로 미뤘다. 민주당이 급한 불을 끄고 나면 재발될 일인지라 힘을 아끼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

정 의원은 당내 개혁파 성향의 모임인 ‘민주연대’ 행사에서 4월 재보선 출마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은데 대해 사과했다. 이어 지난달 25일 용산 재개발 참사 현장에서 열린 성탄 대축일 현장 미사에 참석, 국회 입성 후 몰두해왔던 용산참사를 되새기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이 자리에는 손학규 전 대표도 함께했다.

손 전 대표는 10월 재보선 지원 유세 후 춘천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지인들의 출판기념회 등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 정치 복귀시점이 다가왔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특히 현장 미사는 그가 재보선 지원 후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외부 일정이어서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물밑 정지작업 한창
 
박 전 대표에 이어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는 유시민 전 장관은 물밑 움직임이 부산하다. 곧 첫걸음을 뗄 국민참여당의 데뷔전을 6월 지방선거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진보개혁세력의 연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후보단일화를 하면 여당과 충분히 승부를 겨뤄볼 만하기 때문이다.


유 전 장관 자신은 “출마와 관련해서는 당에서 결정하면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처한 현실이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국면이 아니다”라는 말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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