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안산캠퍼스 내 게스트하우스 애물단지 된 사연

2009.10.27 09:45:35 호수 0호

3년째 욕만 먹는 게스트하우스 사업 엎어? 말어?

한양대 안산캠퍼스가 교권은 외면한 채 수익사업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양대가 3년 전 교육 및 복지를 목적으로 민자유치를 통해 설립한 게스트하우스가 일반인을 상대로 한 호텔사업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

논란이 된 게스트하우스는 그동안 교권보다는 개인의 사익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물주인 한양대와 위탁사업자인 (주)호연레저관광산업은 책임 문제를 양쪽에게 전가하며 수년째 수수방관하는 태도만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내 일반인 상대 고가의 웨딩홀 사업 등 호텔로 운영
교권 외면한 수익사업 지적에 한양대 “이것이 대세다(?)”

한양대 안산캠퍼스가 교육연구 및 복지를 목적으로 설립된 건축물을 수익사업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한양대측은 지난 2006년 BTL 방식을 도입한 민자유치 사업으로 캠퍼스 내에 지하 1층, 지상 11층 규모의 게스트하우스 시설과 생활관 2개동을 건립한 바 있다.



교내 웨딩홀 정체는?

당시 한양대는 (사)한국군사문제연구원을 주 사업자로 선정해 연구원측의 380억원과 학교측 부지 및 50억원을 투자해 건물을 건립했다. 이후 연구원측은 (주)호연레저관광산업을 위탁사업자로 선정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문제는 한양대가 2006년 건립된 시설물을 상록구청에 ‘교육연구 및 복지시설’로 사용 승인을 받았음에도 본래의 목적에 맞게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확인 결과 게스트하우스는 교직원 및 학생, 또는 산학협력 목적의 학술대회나 세미나 등 교육연구 시설로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시설을 일반인을 상대로 버젓이 영업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스트하우스는 2006년 건립 당시 지하 1층의 휘트니스센터와 지상 1층의 푸드코트 등이 예정되어 있던 공간도 1000여 석 규모의 연회장과 대형 웨딩홀 등으로 바뀌었다. 휘트니스센터 등으로는 수익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게스트하우스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게스트하우스는 학교관계자, 재학생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용하실 수 있는 공간입니다’라는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웨딩홀, 돌잔치, 세미나 등이 모두 가능하다며 상세한 이용 목록을 제공하고 있다. 위탁운영자인 (주)호연 관계자는 일반인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점에 대해 “수익을 원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조치”라고 일축했다.

관계자는 오히려 안산 내 문화시설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웨딩홀 사업 및 숙박시설이 일반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게스트하우스의 웨딩홀 사업은 일반인들에게 최소한의 비용만을 받고 있다”며 “홀 대여료도 일체 받지 않으며 1인분 25000원하는 최소한의 식대만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탁사업자의 설명과 달리 안산시민들 상당수는 게스트하우스가 고가의 이용료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게스트하우스 11층 스카이라운지에서 돌잔치를 했다는 한 고객은 “보통 1인당 2~3만원하는 식대를 게스트하우스는 4만원을 요구했다”며 “게다가 부가세 10%도 별도로 지불해야해 상당히 비쌌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결혼식을 올린 한 고객은 “홀 사용료 100여 만원을 포함해 생화, 본식 사진촬영 등 모두 합하니 400여 만원이 들었다”며 “특히 다른 예식장에 비해 식대와 음료 값이 너무 비싼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반면 위탁사업자측은 웨딩홀 사업을 통한 수익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결혼식을 올린 건수는 2007년 기준 30~40건, 2008년 기준 70~80건 정도 밖엔 안 된다”며 “실제 게스트하우스 사업은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스트하우스의 이 같은 영업행위에 대해 일각에서는 돈벌이에 눈이 멀어 교권을 외면한 행태라고 비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학교가 캠퍼스 안에 웨딩홀을 열어 고가로 운영 중인 것은 학교운영을 사학기관의 마음이 아닌 비즈니스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한양대를  꼬집었다. 한양대측은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민자유치 사업은 사립대의 재정과 교내 복지를 위한 하나의 생존방안”이라며 “여타 대학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을 정도로 하나의 대세”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한양대 관계자는 “대학교가 돈벌이에 나섰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곤혹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한양대 한 관계자는 “대학교가 일반인을 상대로 수익사업에 혈안이 됐다는 여타의 지적에 그동안 한양대의 대외 이미지 및 위상도 크게 실추됐다”며 “이에 학교는 위탁사업자인 (주)호연과 사업자인 (사)한국군사문제연구원을 상대로 한동안 법적 소송을 준비했을 정도”라고 밝혔다.

학교 VS 사업자 ‘딴 말’

이 관계자는 “해당 사업자가 일반인을 상대로 운영을 하는 것에 대한 외부의 비난이 거세 수차례 경고 공문을 보냈지만 사업자측은 막무가내였다”고 하소연 했다. 관계자는 이어 위탁사업자가 지하 휘트니스센터 등을 연회장 및 웨딩홀로 변경한 것에 대해서도 “학교측은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주)호연측이 뜻을 강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호연측 관계자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다. (주)호연 한 관계자는 “게스트하우스 오픈 전 일부 용도변경에 대해 사업주인 한국군사문제연구원과 한양대에 변경 허가 신청을 했다”며 “건물주인 학교가 허락하지 않은 용도 변경을 어떻게 위탁사업자가 임의로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반론했다. 일반인을 상대로 한 영업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민자사업으로 건립한 이상 어느 정도의 수익 사업은 당연한 것 아니겠냐”며 “학교측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양측의 첨예한 입장차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대학교가 돈벌이에 나섰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서로가 책임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 같은 책임회피로 지난 3년을 한쪽은 수익사업을, 한쪽은 그 수익사업을 눈 감아 주며 버텨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