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삶보다 더 절실히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구차하게 삶을 얻으려 하지 않는, 말 그대로 대장부”로 규정했다.
유 전 장관은 노무현재단 출범을 즈음해 ‘사람 사는 세상’에 올린 ‘사생취의(捨生取義) 정신을 기리며’라는 글에서 “인간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전직 대통령 노무현의 삶과 죽음 전체를 관통해서 흐르는 정신은 사생취의 또는 사리취의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의를 실현하려는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짐이 된다고 느꼈을 때 홀연히 부엉이바위에 올라가 생명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대통령에서부터 평범한 서민에 이르기까지 너나없이 이(利)를 말하고 이를 좇는 시대에 살고 있다. 다른 모든 가치를 경시하면서 오로지 물질적 복지, 그것도 GDP 성장률이나 화폐표시 소득과 같은 가장 좁은 의미의 물질적 복지를 최고의 가치로 대접하고 있다”며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마치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시민의 자유를 자의적으로 제약해도 좋고, 평등과 정의를 외면해도 되며, 한반도 평화와 국가안보를 적당히 훼손해도 괜찮고, 생태계 파괴도 감내해야 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말로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유 전 장관은 “역사는 이런 탁류에 뒤덮인 나라치고 위험에 빠지지 않은 나라가 없음을 되풀이 증명한다”며 “그래서 이로움보다는 의로움을 따랐던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이 더욱 귀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첫걸음을 내디딘 ‘노무현재단’이 더 많은 시민들을 깨우고, 그 힘을 조직할 수 있는 드넓은 광장이 되기를 바라며, 꼭 그렇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지식 있는 사람은 지식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지혜로, 글 잘 쓰는 사람은 글로, 돈 있는 사람은 돈으로 이 광장을 ‘사람 사는 세상’으로 만드는 데 참여하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