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있게 한 메뉴만 집중공략해야

2009.09.22 10:00:45 호수 0호

특정메뉴 세분화로 전문성 부각시켜
좁은 매장, 단순 주방구조로 활용도 UP



최근 한 가지 아이템만 특화시킨 브랜드들이 창업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수를 메인으로 한 창업 아이템들이 전성기를 누렸는가 하면 하반기 창업시장에서는 육회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들이 상종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기존 중국집에서 판매하던 짬뽕만 특화시킨 브랜드들이 창업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전복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내놓은 전복요리 전문점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기존 메뉴난립으로 전문성을 찾기 어려웠던 외식 창업시장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이 같은 창업아이템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음식점을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자들은 메뉴 추가를 통한 매출증대를 꾀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메뉴 다양화는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충고한다.
메뉴가 많아지면 한 가지 한 가지 음식에 전문성이 없어지고, 사용되는 식자재 품목이 늘어나면 그만큼 관리도 힘들어지기 때문에 음식의 질이 떨어지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특정메뉴를 공략해, 전문점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는 것이다. 짬뽕전문점, 국수전문점, 육회전문점, 전복전문점 등 한 가지 식재료나 메뉴에 전문성을 가미시킨 창업 아이템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좁은 매장에서도 창업이 가능하고, 주방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되는 식자재의 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주방시설과 기계가 많이 필요치 않고, 인력부족에서 오는 혼란도 줄어든다. 또한 구성되는 메뉴 수가 적기 때문에 매장크기가 크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수용 고객층이 한정되어 있고, 주방의 효율성 극대화로 메뉴주문에서부터 고객에게 제공되는 시간이 줄어들어, 짧은 시간 내 테이블회전율이 높다.

프랜차이즈 업계,
전문 브랜드 론칭에 박차

프랜차이즈 업계가 이 같은 메뉴 특화 현상에 집중하는 이유는 시장의 과도한 경쟁과 차별성 부재에서 오는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수를 주력 메뉴로 한 브랜드는 국수나무 봉채국수, 본국수대청 등이 있으며, 이들 브랜드들은 잔치국수, 비빔국수 등을 주메뉴로 한 소자본 창업아이템으로 주목받아 왔었다. 소면국수가 저가메뉴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소비자들의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또 메뉴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70% 가까이 마진율을 낼 수 있어 창업자들이 누릴 수 있는 장점도 따랐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국수를 좋아하지만 식사보다 간식, 별미요리 등으로 여기는 점에 한계가 있었다. 이런 한계들로 인해 소면국수는 외식업소에서 중심메뉴보다는 부대메뉴로 여겨져 왔다.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는 조리법이 너무 쉬워 가정에서 누구나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차별화 요소가 없다면 창업성공율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육회전문점을 표방한 브랜드들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가 등록된 곳은 육회달인, 육회지존, 육회본좌가 있다. 소고기 음식점의 감초역할을 해왔던 육회를 주인공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많은 고기음식점들이 구워먹는 고기를 중심 메뉴로 운영하고, 육회는 부대 메뉴로 두는 반면 육회전문점은 불판과 불, 환기시설이 필요하지 않은 육회만 취급한다. 특히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이 비교적 짧고 뜨거운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좌석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육회전문점은 고기를 판매하지만 익혀먹지 않기 때문에 환기시설이나 불판 등의 집기시설이 필요하지 않고 인건비도 비교적 적게 든다. 이에 창업자들은 창업비용과 운영비용을 동시에 절감할 수 있고, 노동의 강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초보 창업자도 일정 교육을 통해 창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육회의 특성상 신선한 고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고, 가격경쟁력을 위해서는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소고기 원산지가 어디냐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육회전문점이 저렴한 메뉴 가격을 내세우면서 한우를 사용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식약청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한 진위여부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복예찬의 경우 전복요리만 다루는 전복요리 전문점이다. 전복요리는 최근 식품안전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육류와 달리 웰빙요리로 일찌감치 각광을 받아왔다.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미용, 강장, 산후조리, 체질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고 죽전문점에서도 전복죽은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전복예찬은 국내산 양식 전복을 본사에서 저렴한 가격에 대량 구입해, 가맹점에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창업아이템으로 전복요리는 유통노하우가 없으면 쉽사리 뛰어들기 어려워 이를 다루는 프랜차이즈가 흔치 않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짬뽕전문점은 현재 상하이짬뽕과 홍콩반점0410이 가맹사업을 진행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다. 이들브랜드가 짬뽕을 특화시킨 가장 큰 이유는 그간 여러 중화요리점들이 운영되고 있지만 창업아이템으로는 어려움이 많은 점을 개선키 위해서다.

중화요리점은 보통 주방장, 배달직원 등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크고 최근 몇 년간 화학조미료 과다사용, 위생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매출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간 제대로 된 짬뽕 레시피가 시중에 잘 공개되지 않고 중화요리 주방장들에 의해서만 구전돼온 것이다.
이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이 같은 고질병을 고치기 위해 표준화된 레시피를 개발하고, 맛과 위생, 품질을 한층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추세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메뉴간소화에 대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차별성과 경쟁력 부재에서 오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며 “메뉴난립으로부터 벗어나, 업계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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