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많이 마셔야 돼? 말아야 돼?

2009.09.08 10:14:37 호수 0호

인천에 사는 최모(60)씨는 목이 간질간질하고 목에 뭔가가 걸리는 느낌이 들어 병원에 가봤지만 검사결과 아무 이상이 없었다.
최씨는 “담당의사가 수분이 부족해 후두주변이 끈끈해지고 건조해졌다고 말했다”며 “물을 많이 마시는 게 건강에 좋다지만 밥때 말고는 귀찮아 거의 먹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물을 무조건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는 사람이 있고 조금만 마셔도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과연 어떤 것이 사실일까.
우리가 흔히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당뇨환자나 노인, 청소년 등은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먼저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목이 많이 마르는 다갈(多渴),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多飮), 소변을 많이 보는 다뇨(多尿)가 있다.

당뇨병 환자가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지 않을 경우 고혈당성 위기에 빠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문의들은 말했다.
다음으로 요로나 신장결석이 있는 사람들은 하루에 충분한 물을 마셔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농축된 소변으로 인해 결석이 잘 생기게 된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면 요로결석도 줄어들고 요로쪽과 소변 보는 쪽으로 충분한 배설이 이뤄져 요로감염도 줄어들게 된다.

아울러 노인들도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나이를 먹으면 수분이 많은 근육이 체지방으로 바뀌면서 체내 수분 비율도 점점 줄어 60대가 되면 약 45%까지 감소한다.
또한 노인들은 물이 부족해도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는데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갈증 중추의 감각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치매, 뇌졸중은 갈증 중추의 기능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성장기 청소년들의 경우 신진대사가 활발해 땀 분비도 잘되고 증발도 잘되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을 해주는 것이 좋다.
이와 관련해 한양대병원 신장내과 김근호 교수는 “소아의 경우 체내수분이 많아서 토하고 설사하고 배탈 나서 탈수증상이 있는 경우를 감안할 때 충분한 수분 섭취를 시키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수분공급이 충분치 못하면 고나트륨증에 걸릴 수도 있고 짧은 시간에 물을 과하게 마시면 나트륨, 칼륨과 같은 체내용질 농도가 희석돼 ‘저나트륨증’이 나타나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건강한 보통 사람의 경우 하루에 어느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적당할까?
우리 몸에서 하루에 빠져나가는 물의 양은 약 1600㎖로 최소한 소변량 500㎖, 대변으로 배출되는 양이 200㎖, 호흡을 통해 나가는 물은 400㎖, 땀으로 배출되는 양이 500㎖ 쯤 된다.

우리가 하루에 마시는 물은 음식물에 든 수분이 약 850㎖이며 체내에서 대사과정을 통해 350㎖가 만들어진다.
결국 나가는 물과 들어오는 물을 따져보면 별도로 섭취해야 하는 물의 양이 하루 400㎖ 정도에 불과하다.
물은 많이 마시건 적게 마시건 90~120분 후면 자연스럽게 모두 소변 등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물을 마시고 싶을 때’만 마셔도 정상적인 콩팥기능을 가지고 있다면 수분 평형은 유지된다는 것이다.

카톨릭병원 서울성모병원 김경수 가정의학과 교수는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수분섭취가 적을 경우 혈액이 끈끈해져 혈액합병증, 말초순환 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하루에 1~1.5ℓ정도 물을 마시는 것이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만성신부전 환자나 간·심장질환 환자들의 경우 물을 적게 마셔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며 “이들은 수분을 과다섭취했을 경우 부종이 생길 수도 있고 특히 만성신부전 환자는 콩팥기능 저하로 수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므로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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