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 신세계, 온누리상품권 구매는 '꼴찌'

2013.10.01 17:55:19 호수 0호


[일요시사=경제2팀] '유통공룡'인 신세계가 정작 국내 20대 기업 중 온누리 상품권 구매율은 꼴찌인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고작 60만원 가량 구매에 그쳤으며 이는 유통 맞수인 롯데그룹에 비해서도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다. 



대체적으로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으로 전통시장과 마찰을 빚으며 골목상권 잠식 우려를 낳고 있는 유통 대기업들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발생한 온누리 상품권 구매에 인색해 동반성장 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1일 새누리당 김상현 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올해 추석 9월22일까지 최근 4년간 20대 기업 온누리상품권 누적구매실적 조사 결과, 신세계그룹이 4년간 60만원 구매에 불과했다. 총 4년간 두 차례 구매로, 2010년 20만원, 2012년 40만원을 구매하는데 그쳤다. 이는 20대 기업 중 가장 저조한 구매 수준이다. 온누리 상품권은 정부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명목으로 발행하고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인 이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도매업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많은 유통업체들을 거느린 신세계는 신규 출점과 관련해 전국 곳곳에서 전통시장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현재 김해에서는 여객터미널 내에 이마트 신규 입점을 두고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은 입점 예정지와 500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며 연일 입점 저지운동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전통시장 1km 이내에는 보존지역으로 지정해 대형 유통업체의 입점을 제한하고 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동네 슈퍼에 물품을 공급하면서 자사의 영업 방식을 전수하는 등 프랜차이즈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신규 출점이 막히자 변종 SSM으로 동네 상권에 진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세계는 온누리 상품권 구매액이 100만원이 채 되지 않았지만 2012년 매출액은 1조5,212억원으로 전년대비 6.3% 늘어났으며, 영업이익도 1,96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몸집이 불어난데 반해 상생은 뒷전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유통 맞수인 롯데그룹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구매율을 보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두고 있는 롯데그룹 역시 4년간 총 4억5,600만원 어치의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해 20대 기업 중 13위를 차지하는 낮은 구매율임에도 신세계보다 98.7%(4억5,540만원) 높은 구매율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신세계의 온누리 상품권 구매 외면은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의 고객 유입을 위해 전통시장 활성화에 인색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온누리 상품권의 특성상 평소보다 대기업들이 명절 선물로 온누리 상품권을 나눠주는 경향이 있는 점을 미뤄볼 때 명절대목 장사 경쟁을 펼치는 전통시장 상품권 구매를 꺼린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형 유통업체들로 인해 전통시장이 고사 지경에 이르렀는데 자기 잇속만 챙기는 것은 문제라고 김상현 의원은 꼬집었다.

김 의원은 "전통시장을 고사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 대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온누리 상품권을 5억원 이상 대량 구매 할 시에는 기업로고를 상품권에 반영하여 자사 이미지를 홍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세계와 이마트 관계자에 이유를 물어보니 추석에 직원들에게 자사 상품권을 나눠주고 구입하도록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유통업체들이 명절 때 장사 경쟁을 벌이는 전통시장의 상품권 구매를 하지 못하더라도 유통발전협의회를 발족해 유통업체와 전통시장간 상생을 도모하고 있지 않느냐. 앞에서만 상생 운운하지 말고 동반성장 차원에서 전통시장 활성화 명목으로 만들어진 온누리 상품권 구매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라다 기자 <nrd@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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