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A사 오너 ‘이혼의 추억’

2009.07.14 09:46:21 호수 0호

“뭐? 회장님이 ‘돌싱’이라고!”

어느 가정이든 숨기고 싶은 가족사가 있기 마련이다. 그중에서도 이혼은 언급조차 꺼려지는 아픔이다. 재벌가도 예외는 아니다. 오너 일가의 파경은 ‘치명타’나 다름없다. 일단 노출되면 집안은 물론 기업 경영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숨길 수 있다면 끝까지 감추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이혼’한 부자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전 남편 활동 재개로 2003년 파경 뒤늦게 회자
한때 ‘부부경영’ 주목…결별 뒤 ‘진흙탕 싸움’


국내 대표 외식기업 A사 오너의 ‘아픈 과거’가 새삼 회자되고 있다. 맨주먹으로 성공한 ‘자수성가형’ 여성 CEO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 회사 B회장이 ‘돌싱(돌아온 싱글)’이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B회장의 전 남편인 C씨가 독자적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하면서 이들 부부의 파경이 확인됐다.

과거 사업 파트너
 
두 사람은 한때 부부이자 사업파트너 관계였다. 외식업계의 ‘재벌그룹’으로 떠오른 A사도 같이 일궜다. 1980년대 서울 변두리 뒷골목의 ‘작은 가게’에서 출발한 A사는 서민 먹거리 아이템으로 체인사업을 시작해 대박을 터뜨렸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외식기업으로 성장한 것. 창립 이후 줄곧 흑자를 기록해 현재 연매출이 수천억원대에 이른다. 가맹점포도 수백 개가 넘는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A사의 ‘부부 경영’은 각종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A사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두 사람은 신문 지면이나 방송 화면에서 뜨거운 부부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C씨는 A사의 경영 전반을 담당했고 B회장은 매장관리와 회사 홍보에 주력했다. 사내 직함은 C씨가 회장직을, B회장이 사장직을 각각 맡았다.

그러나 ‘잉꼬부부’였던 이들 사이에 이상기류가 감지된 것은 C씨가 새로운 회사를 설립, 각자 따로 사업체를 운영한 2003년 전후다. 두 사람은 성격 차이 등으로 별거에 들어간 뒤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파경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슬하에 1남1녀를 뒀는데 이혼 후 아들은 C씨와, 딸은 B회장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두 자녀는 각자 부모의 사업체에서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B회장과 C씨가 과거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절대로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항간엔 C씨의 외도로 이혼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엔 두 사람이 금실 좋게 사업을 꾸려가다 언젠가부터 남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며 “이혼 후 직원들 사이에서 C씨가 바람을 펴서 맨몸으로 쫓겨났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오갔다”고 귀띔했다. C씨의 외도설은 A사의 경영구도 변화가 그럴싸하게 뒷받침됐다. A사는 1999년 갑자기 B회장의 단독경영으로 전환됐다. B회장이 여러 외부 명함을 쥐고 활발한 대외 행보에 시동을 건 것도 이때부터다.

특히 A사의 지분구조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C씨는 이혼 전까지 최대주주였지만 2003년부터 지분이 조금씩 빠지더니 2004년 주주명부에서 아예 사라졌다. C씨의 아들도 여동생과 같은 지분율을 유지하다 부친과 함께 지분을 뺐다. 대신 B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나머지는 딸과 친인척들이 지분을 나눠 가졌다. 이혼과 함께 A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C씨는 A사와 유사업종의 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이도 잠시, C씨는 이혼 재산분리 합의대로 당초 A사의 ‘알짜 직영점’들을 챙겼지만 B회장이 아이템이 겹친다는 이유로 법원에 영업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딴지’를 걸었다. 결국 C씨는 패소했고 영업장들을 A사에 반납해야 했다. C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송 뒤 수십억원의 손해를 입고 자살까지 생각할 만큼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C씨가 재기에 나서 관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A사와 전혀 다른 별도의 사업으로 ‘제2의 신화’를 꿈꾸고 있는 것. B회장과 이혼 후 재혼한 것으로 알려진 C씨는 A사 창업시절 경험한 경영 철학과 노하우 등을 담은 자서전을 내기도 했다. 업계에선 그의 복귀를 놓고 외식업계 ‘마이더스의 손’의 화려한 부활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맨몸으로 쫓겨났나

창립 이후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구설수 등 추문 한 번 없던 A사로선 여간 당황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C씨가 퍼덕이는 ‘부활 날갯짓’이 별로 달갑지 않는 표정이다. C씨의 입에서 A사와 B회장이 오르내리는 탓이다. 당연히 A사는 오너의 이혼에 대해 쉬쉬하며 언급 자체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 B회장의 개인사란 이유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결혼과 이혼 같은 개인적인 일을 어떻게 회사에서 알겠냐”며 “더구나 이혼 뒤 집안일은 더더욱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