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평규 S&T그룹 회장이 또 다시 금속노조 조합원들에 의해 폭행을 당했다. 지난 5년 동안 벌써 세 번째 응급실행이다. 2005년 창원에서부터 15일 부산에서의 폭행사건까지 최 회장의 수난사를 낱낱이 살펴본다.

노조에 집단폭행…이번이 벌써 세 번째
S&T사태 ‘누가 먼저 때렸나’ 법정 비화

최평규 S&T그룹 회장이 노조 조합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입원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최 회장은 지난 15일 부산시 기장군 정관면에 위치한 S&T기전에서 불법 천막농성을 벌이던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맞아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입원 치료 중이다. 이 사고로 최 회장은 허리와 목, 인대 등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최 회장이 노조원들에 의해 뒤에서 목이 감기고 발로 차인 뒤 둔기로 머리를 맞는 등의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부상, 엎친 데 덮친 격

사건과 관련된 한진중공업, 이원공정 등에서 나온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양지부 소속 타사 노조원들은 지난 13일부터 부산 S&T기전 앞마당에서 농성을 벌여왔다.
사건 당일 현장을 찾은 최 회장은 노조에게 불법점거를 철회하라는 요구를 했고 이를 거부하는 과정에서 욕설이 오갔다. 이에 사측은 천막 철거에 나섰고 이를 저지하는 노조측과 충돌했다. 사측은 “이 과정에서 노조원들이 최 회장과 회사 임직원들을 집단폭행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조측은 “사측이 먼저 천막을 칼로 찢고 쓰러뜨리는 등 조합원들을 자극했다. 사측의 임원 및 관리직 10여 명이 노조의 천막과 노조간부의 차량을 부수고, 차 지부장을 비롯한 10여 명의 조합원을 폭행해 부상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T기전은 사건 이후 더 이상 정상적인 생산활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16일 자정부터 전 사업장에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S&T중공업, S&T대우를 인수해 지금의 S&T그룹을 만들어낸 최 회장은 “노사간의 필연적인 충돌을 피하기만 하는 것은 정도 경영이 아니다”라며 철저히 현장경영을 중시해 온 인물이다. 지난 4월에는 사원 자녀 어학연수 등에 사용하기 위해 본인 명의 주식배당금 14억원 전액을 내놓기도 해 경영인의 본보기가 됐던 최 회장. 그런 그도 금속노조와의 악연의 고리는 풀기 힘든가 보다.

최 회장이 금속노조원들에 의해 폭행을 당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005년 5월에도 통일중공업(현 S&T중공업) 창원 공장 임원실 앞에서 금속노조원 50여 명에게 둘러싸여 집단폭행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최 회장은 경추추간판탈출증이라는 부상으로 100여 일간 입원치료를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최 회장은 그때의 부상으로 아직도 대학이나 재계 초청강연 때 앉아서 강연을 하는 등 고생을 한다”고 전했다. 당시의 관련 금속노조원 27명은 2008년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지금까지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최 회장의 병원 신세는 2007년에도 이어졌다. S&T대우 인수 후인 지난 2007년 7월에도 금속노조 부양지부 소속 노조원들의 분규행위를 만류하다 또 다시 집단폭행을 당해 허리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향했다. 당시 폭행을 가한 노조원들은 재판에서 실형을 받았다.
그동안 금속노조 부양지부측은 근로자들의 전환배치, 사내협력사 직원의 정규직 전환, 신한숙 금속노조 S&T기전 현장위원회 대표 등 간부 2명에 대한 징계 철회를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부양지부가 2009년 임금협상과 무관한 요구를 하며 불법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올봄 임금협상 과정에서 작업장 내 폐쇄회로TV를 파손하고 현장 근로자의 생산라인을 재배치해 정직 처분을 받은 신씨 등 간부 2명에 대한 징계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이 ‘노조간부 징계는 정당한 절차를 밟았다’며 거부하자 골이 깊어졌다.
또 노조는 사내 협력사 직원 1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했고 사측은 사내에 비정규직을 채용한 적이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사측은 노조의 근로자 전환배치 요구도 작업물량 고려와 당사자들과 협의하에 배치되는 것으로 이 역시 회사의 인사권이라고 답했다.

이번 폭력사태와 관련해 사측은 불법 난입한 금속노조 부양지부 소속 다른 회사 조합원들 184명을 업무 방해와 폭력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S&T기전 최 회장과 제만호 사장 등 임직원 6명을 폭행하고 회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사측이 차해도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과 신한숙 금속노조 S&T기전 현장위원회 대표 등 노조원 24명을 고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측은 금속노조원 160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18일 오후 고소장을 추가로 검찰에 제출했다.

S&T-노조 맞고소

금속노조 부양지부 역시 지난 20일 최 회장을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맞고소했다.
노조측은 “최 회장이 지난 15일 농성장에서 차해도 금속노조 지부장과 조합원들을 폭행하고, 노조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행위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회사와 노조측에서 보유하고 있는 동영상 장면과 사진, 폐쇄회로TV 등을 입수해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부터 소환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