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감 느끼게 하는 촉각 따로 있다?

2009.05.12 10:07:54 호수 0호

일명 ‘네멋 폐인’이라는 마니아들을 양산했던 이나영, 양동근 주연의 MBC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2002)에서 사람들이 명장면 중의 명장면으로 것은 바로 서로의 발을 주물러 주고 각자의 발에 입을 맞추는 장면이다.
이 장면이 아름답게 보였던 이유는 서로에 대한 애틋함이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며 우리가 직접 만져보진 않았지만 시각정보가 뇌에 전달돼 정신적 쾌감을 맛보게 한 것이다.



감각은 서로 경쟁 중

우리를 자극하는 수만 가지 감각의 홍수 속에서 과연 어떤 감각이 우리로 하여금 쾌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일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만 가지의 감각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어떠한 감각이든 모든 감각은 서로 경쟁하고 있다. 혹자는 이것을 ‘감각의 전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고려대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나흥식 교수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 중에서 시각이 80% 이상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 시각과 다른 감각이 경쟁할 때 시각을 차단하면 다른 감각들이 대비돼 훨씬 더 잘 느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음악을 들으면서 눈을 감으면 음악에 더욱 심취하게 되거나 키스를 할 때 눈을 감게 되는 것 등도 이런 시각의 간섭을 배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촉각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서로 경쟁하고 있는데 우리가 어딘가에 부딪혀 아플 때 무의식적으로 문지르게 되는데 이것은 촉각에 의해 통각이 약화되거나 사라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얼마 전 이런 촉각에 대해 재밌는 연구결과가 하나 나왔다.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이 화학업체 유니레버 연구진과 함께 피부의 촉각 쾌감을 연구한 결과 쓰다듬는 속도는 초당 4~5cm로 반드시 털이 나는 부위를 쓰다듬을 때 상대방이 쾌감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속도보다 느리거나 빠르면 쾌감을 주지 못하며 털이 없는 곳을 쓰다듬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또 연구결과 털이 나는 부위에는 접촉에 쾌감을 느끼는 ‘C-촉각’ 신경섬유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이번 연구결과처럼 ‘스킨십의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는 의견들을 제시했다.
나흥식 교수는 “우리 몸에는 털이 있는 부분이 대부분이지만 실제로 상대방에게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촉각은 털이 없는 입술, 손바닥, 발바닥 등도 가능하다”며 “사람의 손바닥과 손바닥이 만났을 때(손바닥을 마주 댔을 때) 기분 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촉각 그 자체보다 감정적인 전달에 의해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했다.
나 교수에 따르면 우리가 상대방 모르게 살짝 건드리면 상대방은 깜짝 놀라게 되는데 이것은 피부에 가해진 자극엔 항상 통각보다 촉각 신경이 먼저 감지해 곧 이어 올 통각에 대해 경계하기 때문이다.

쾌감 느끼는 스킨십 조건은?

아울러 자극의 정도에 따라 아픔을 느낄 정도가 아니면 촉각 신경으로만 뇌에 전달되고 아픔을 느낄 정도면 통각신경이 이를 감지하게 된다.
하지만 어머니가 머리를 쓰다듬는 다든지 연인과의 스킨십의 경우는 이미 촉각의 정보를 알고 있기 때문에 경계의 의미가 사라지고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한국성과학연구소 이윤수 소장은 “상대에 대한 호감정도나 현재 피부의 상태, 자신이 자신 있는 부위인지 아닌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피부에 물기가 너무 많을 경우나 자신이 자신 없는 부위에 스킨십이 있다면 쾌감의 정도도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 소장은 “털이 나 있는 부위의 경우에도 촉각의 수용기가 피부 깊숙이 영향을 미치거나 마찰의 완충작용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성적 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며 “보통 스킨십에서 여성은 자신이 어느 부분이 성감대인지 잘 모르고 반대로 남자들은 이렇게 하면 무조건 좋아할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움직이게 되는데 상대편의 감정을 빨리 캐치해 함께 교감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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