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어떤 의미에서 자신의 불만을 표출하는 소극적인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모든 울분과 분노를 자신으로 향하게 해서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방화는 오히려 더 파괴적이고 폭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인의 소중한 목숨과 재산까지 모두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방화는 ‘선진국형 범죄’로 규정된다. 선진국일수록 빈부의 격차도 크고 그것이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에 ‘개천에서 용 나는’ 경우가 많이 생기지 않게 된다. 그러다 보니 하류층에선 불만과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고 그것이 방화라는 범죄로 표출이 되는 것이다. 방화범들은 대개 내성적이고 소극적이며 경제적으로는 하류층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성격 탓에 자살을 하는 것도 쉽게 꿈꾸지 못하고 오히려 방화를 통해 자신의 우울에서 벗어나고 이 사회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방화와 화재의 비율이 각각 50%가 된다. 한국은 현재 방화의 비율이 35%에 육박하고 있는 것. 조금만 더 시간이 흐르면 완전히 선진국과 같은 타입으로 방화율이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화자들은 방화를 통해 묘한 쾌감까지 느끼기 때문에 일반 범죄자들보다 더욱 강력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밀집 지역에서의 방화는 그 피해자수를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한 범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소위 ‘인터넷 자폐증’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고 타인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나이가 들어 방화범이 될 확률도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방화라는 범죄에 대해 우리 사회 전체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 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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