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이 두드려 맞은 것처럼 아파요”

2009.04.21 10:15:30 호수 0호

직장인 이수진(29·여)씨는 늘 한쪽에 무거운 책과 파일이 든 노트북 가방을 매고 출근을 한다. 발 디딜 틈 없는 지하철 2호선에 겨우 몸을 밀어 넣은 이씨는 30분 이상 한쪽 팔을 지하철 손잡이에 의지한 채 가야만 한다.
녹초가 돼 회사에 출근한 이씨는 점심시간 때까지 한 번도 일어나지 않고 노트북 앞에 앉아 업무를 하며 구부정한 자세로 목은 쭉 빼 화면 가까이 간 자세가 계속된다.
이씨는 “언제부턴가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 위에 바위를 얹어 놓은 것처럼 무겁고 온 몸이 두드려 맞은 것처럼 아플 때가 있다”며 “병원에 갔더니 ‘근막통 증후군’이란 진단이 나와 놀랐다”고 말했다.



 “왜 이렇게 자주 아프지?”

이름은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지지만 ‘근막통 증후군’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이다.
‘뒷목이 담걸린 것처럼 뻐근하다’ ‘어깨가 쑤신다’ ‘잠을 잘못자서 고개를 돌릴 수 없다’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근막통 증후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몸에는 수많은 근육이 관절을 움직이는 작용을 하는데 이러한 근육을 각각 둘러싸고 있는 얇고 투명한 막을 ‘근막’이라고 한다.
이 근막이 짧아지고 뭉쳐지면 통증을 유발하게 되고 이와 동반된 연관통 등 여러 증상이 생기게 되면 ‘근막통 증후군’이라 진단하게 되는 것이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잘못된 자세’와 ‘스트레스’가 가장 큰 주범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려대 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강윤규 교수는 “무거운 물건을 한쪽 팔로 오래 들고 있을 때에 허리에 통증 유발점이 생길 수 있으며 끈이 직접 근육을 눌러 근육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또 강 교수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손잡이를 잡을 때 한쪽 팔을 들고 있으면 어깨 끝하고 귀가 가까워지면서 근육이 짧아지게 되는데 이 상태로 오래 있어도 ‘근막통 증후군’이 생길 수 있고 모니터를 볼 때 머리가 등보다 앞으로 나와 근육이 머리를 매단 형태가 될 때도 통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주로 뒷목이나 어깨 부위, 등이나 허리근육이 쉬지 못하고 계속해서 과도하게 긴장하게 되면 이 부위에 통증 유발점이 생긴다.
무엇보다 ‘근막통 증후군’은 피검사나 X레이, MRI나 CT 등의 검사를 해도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전문의의 촉진을 통해 통증의 모양이나 아픈 부위 등을 세심하게 진찰 받아야 한다.

통증의 위치나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통증 유발점이 있는 부위는 근육이 딱딱하게 뭉쳐있어 누르면 그 부위에 통증이 심하고 주변 다른 부위까지 통증이나 저린감을 느낄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이용택 교수는 “어깨통증을 가볍게 여겨 그대로 방치할 경우 어깨통증을 유발하는 근육이 주변으로 확대돼 발생부위가 넓어지고 만성적인 통증으로 발전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므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로 잘못된 습관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를 해 증상이 호전돼도 재발이 잘 돼 좋아졌다가 다시 나빠지는 과정이 반복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했다.

왜 이런 통증이 생기나?

치료는 진통제 등의 약과 스트레칭, 주사, 물리치료 등을 병행하며 무엇보다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건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신화용 교수는 “직장인들은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지 말고 한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며 “수면시에 소파에 옆으로 누워 자거나 높은 베개도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교수는 “무엇이든 근육에 계속된 긴장을 주지 말고 목·어깨 디스크 등 다른 곳에 문제가 있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전문적인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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