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추진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소비자 평가를 반영한 시장 조사 데이터의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체감한 시장의 신뢰성, 가격 공정성, 선택 가능성, 소비자 불만·피해를 조사해 소비자지향성 수준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거래 단계별 소비자 문제 경험 등을 심층 분석했다.
조사 결과, 전체 40개 시장의 소비자지향성 점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65.7점이었으며, ‘새벽 배송’ 시장이 71.8점으로 최고점을, ‘결혼 서비스’ 시장이 50.4점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소비자가 시장의 소비자지향성 수준을 평가하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항목은 신뢰성 35.0%, 가격 공정성 33.6%, 소비자 불만·피해 17.0%, 선택 가능성 14.4% 순이었다. 그러나 실제 평가한 결과, 중요도가 높았던 가격 공정성 점수는 평균 58.2점(100점 만점)으로 4개 항목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항목별 점수는 시장별로 차이를 보였으며, 가격 공정성의 경우 새벽 배송 시장이 65.4점으로 가장 높았고, 결혼 서비스 시장은 44.7점으로 가장 낮았다. 신뢰성 또한 새벽 배송 시장이 67.4점으로 가장 높았고, 선택 가능성은 ‘생활화학용품’ 시장이 68.6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소비자 불만·피해가 가장 적었던 시장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98.3점)’였으며, 결혼 서비스 시장은 4개 항목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최저점을 기록했다.
총 40개 시장 중 소비자지향성 수준이 낮은 하위 5대 시장은 ‘결혼 서비스’ ‘교복’ ‘주택 수리·인테리어’ ‘동물병원’ ‘산후조리 서비스’ 업종으로, 이 중 4개 시장이 서비스 분야였다.
특히 동물병원과 결혼 서비스 업종은 조사 항목 중 가격 공정성에 대한 평가가 가장 낮게 나타나 사업자가 제시한 가격이 적정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소비자 지향성 수준 평가
‘결혼 서비스’ 최저 점수
또한 ‘산후조리 서비스’ ‘주택 수리·인테리어’ ‘교복’ 업종은 소비자가 다양한 사업자를 비교하거나 선택하기에 어려운 시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복’ 시장의 선택 가능성은 46.3점으로 가격 공정성, 신뢰성보다 낮았으며 판매자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8.2%(82명)에 불과했다. 이는 학교에서 교복 사업자를 지정하는 특수성으로 인해 소비자가 직접 비교·선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 부담도 두드러졌다. 소비자가 예상한 평균 교복 가격은 18만2457원이었지만, 실제 지불한 금액은 24만8814원으로, 예상보다 36.4%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교복 가격 상승에 대한 체감도 역시 높았다. 소비자의 63.1%(631명)가 최근 1년 사이 가격이 상승했다고 느꼈고, 소비자의 44.6%는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독과점을 지적했으며 이로 인해 경쟁 가격 형성이나 품질 비교가 어려운 시장인 것으로 분석됐다.
결혼 서비스 시장은 가격 공정성이 44.7점으로 최하위로 나타나 이용 단계별 가격과 관련된 소비자 문제를 살펴보았다. 정보 탐색 단계에서는 소비자의 85.4%(854명)가 가격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계약 단계에서는 소비자의 83.2%(832명)가 예상하지 못한 추가 비용 부담을 경험했고, 서비스 이용 단계에서는 78.1 %(781명)가 현금 결제를 유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소비자의 71.2%(712명)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등 결혼 관련 서비스의 가격 표시가 전반적으로 불충분하다고 응답했으며, 67.5%(675명)는 사업자가 제공하는 가격 정보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한국소비자원 누리집에 공개하고 유관 부처에 제도 개선을 위한 참고 자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소비자지향성 조사 결과 최하위를 기록한 결혼 서비스 시장에 관해서 심층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개선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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