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최근 한 견주가 한 대형 복합 쇼핑몰에 대형견 세 마리를 데리고 나타난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4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형견 3마리 데리고 대형 복합 쇼핑몰 산책한 여자’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글이었다.
첨부된 영상에는 여성 견주 A씨가 대형견 3마리를 양손에 잡고 쇼핑몰 곳곳을 활보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에서 한 시민이 놀라 “늑대 아니야?”라고 묻자, A씨는 “울프독이에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이 확산되자 누리꾼들은 즉각 A씨의 SNS에 “입마개를 왜 하지 않는 거냐” “저렇게 큰 대형견을 데리고 매장에 들어와도 괜찮냐” 등의 댓글을 달며 우려를 표했다. 이에 A씨는 “현행법상 맹견이 아니기 때문에 입마개를 할 필요가 없다” 답변했다.
하지만 A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의 갑론을박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입마개 권고 사항이 아니더라도 배려 차원에서 하는 게 맞지 않느냐”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100% 통제 못할 것 같다” “법의 배려 호의를 이용하는 건 좋으나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은 삼가야 된다” “모든 사람들이 저 개가 안전한 개인지 아닌지, 구분이 가능한 게 아니지 않냐” “단 0.001%의 확률로 갑자기 돌발행동했을 때 주변에 아이가 있다면 어떻게 할 거냐”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한편에서는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법적인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 “오히려 소형견이 성질이 사납지, 맹견으로 분류된 것이 아닌 이상 순한 대형견들도 꽤 많다” “그래도 영상보면 교육은 잘 돼있어 보이는데” “법적으로 입마개 안하는 개면 입마개 관련으로 비판받을 이유는 없다” 등의 옹호 의견도 있었다.
해당 쇼핑몰의 반려견 동반 가이드라인에는 예방접종이 완료된 반려동물에 한해 목줄 착용 또는 케이지, 유모차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크기에 상관없이 대형견의 입장도 가능하다. 다만, 맹견은 고객 안전을 위해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논란이 지속되자 결국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A씨는 “해당 영상 관련 제보를 많이 해주시는데 우선 마음 써주셔서 감사하다. 여성 견주로서 이런 상황을 오래 겪어왔다”며 “사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일상에서 필요한 건 성별이 아니라 충분한 관리와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누구든 그 부분이 부족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고, 저는 늘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된 건, 결국 현실은 법과 사실 위에서만 움직인다는 것. 저는 법을 어긴 적도, 타인에게 위협이 될 행동을 한 적도 없다”고 당당함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 외의 시선과 해석은 각자의 몫일 뿐, 저는 오늘도 제 삶을 지키며 아가들과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며 “걱정해주신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비난은 쉽지만 책임은 무겁다는 걸 기억하시길”이라고 강조했다.
A씨의 해명처럼 울프독은 현행 동물보호법상 맹견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 사항은 없다. 현재 법으로 규정된 맹견종은 ▲도사견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 5종과 이들 종의 교배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울프독이 늑대와 개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어 잠재적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늑대의 야생성과 개의 공격성이 결합된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유명 반려견 훈련사인 강형욱 훈련사도 일반 하이브리드 울프독을 사실상 늑대로 봐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강 훈련사는 지난 2019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울프독은 강아지가 아니라 늑대다. 울프독을 키우는 분들은 늑대 같은 모습에 성격은 강아지를 원한다”며 “늑대는 키울 수가 없다. 가정에서 키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열 마리가 태어나서 한 마리가 착하다 쳐도 나머지 아홉 마리는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늑대들은 가만히 있는 상태서 옆에 누가 지나가려고 하면 치는 게 그들의 성미”라며 “만약에 진짜 울프의 성격을 갖고 있으면 3일 뒤에 만나면 너의 힘이 어디까지 세졌는지 ‘나랑 한번 해보자고 하는 게 늑대들”이라고 강변했다.
강 훈련사는 “전 울프독은 교육하지 않는다. 반려견과 달리 교육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다만, 반려견으로 인정받은 체코슬로바키언 울프독은 괜찮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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