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대국민 사기극? ‘길 잃은’ 대왕고래 프로젝트

2025.02.07 16:02:45 호수 0호

“예견된 실패” VS “계속 시추해야”
전문가들도 이미 실패 예견했는데…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윤석열정부가 야심 차게 밀어붙인 동해 심해 유전 개발 프로젝트 ‘대왕고래’가 사실상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책임론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는 지난 6일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 구조인 ‘대왕고래’서 1차 탐사 시추 결과 경제성 있는 가스전으로 개발할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고 밝혔다.

산자부 관계자에 따르면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가 지난해 12월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첫 번째 탐사 시추를 진행한 결과, 목표 유망 구조 주변서 여타 지점보다 높은 수준의 가스가 검출됐지만 경제성을 확인하는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당초 내년 상반기에 1차 시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까지 확인한 내용만으로도 대왕고래의 석유 존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결론이 일찌감치 나온 것이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예견된 실패였다”며 정부·여당에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위원들은 1차 시추 결과가 나오자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산자위 위원들은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던 결과”라며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투명한 정보공개와 공정한 연구 및 검증, 그리고 과학적 데이터를 수반한 국민 설득 작업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의 예산 삭감에 연일 복구를 주장하며 비판했던 국민의힘은 ‘동력 잃은 엔진’ 꼴이 됐다. 그럼에도 정부·여당은 자원개발 차원서 계속 시추를 시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7일, 국회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는)문재인정부 때부터 계획을 수립하고 시추에 나서게 된 것”이라며 “이번 시추 탐사 결과를 두고, 사기극이니 뭐니 하는 정치적 공격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정부도 용기를 잃지 않고 나머지 6개소에 대해 시추 탐사 개발계획을 실행해 국민께 희망을 선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왕고래 시추를 계속해야 한다고 보냐’는 질문에 “동해안에 7개의 유망 광구가 존재하는 것으로 이미 밝혀졌다”며 “그중 한 개 시추했는데 경제성 있는 광구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부분도 지하자원이 없는 우리 입장에서는 자원 개발한다는 차원에서 계속 시추해야 한다는 것이 당과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자원과 관련된 부분은 긴 숨을 보고 해야지, 당장 한번 했는데 안 된다고 바로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한번 시추해 봤는데 바로 나오면 산유국이 안 되는 나라가 어디있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산자부는 “이번 대왕고래 시추 작업서 가스 징후를 일부 잠정적으로나마 확인했지만, 규모가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었다”며 “경제성을 확보할 수준이 아니었다”고 재차 못 박았다.

당초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추 성공 확률이 20%에 불과하다는 점, 화석연료 시장이 국제적으로 쇠퇴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해당 사업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해 왔다.


앞서 정부와 석유공사는 지난해 6월, 물리탐사 자료 분석 등을 통해 대왕고래를 비롯한 동해 7개 유망 구조서 최대 140억배럴의 가스·석유가 매장돼 개발의 필요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도 예정에 없는 국정 브리핑을 직접 발표하며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140억배럴 정도의 막대한 양이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고 한껏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4·10 총선 패배 이후 성급하게 반전의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당시 한 야권 관계자는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해 실제 시추 결과가 나온 뒤, 경제적 가치를 따져야 하는데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속셈이 뻔히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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