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를 원격대? 미래대? 우리대? 국립대학교명 변경 논란

2023.08.31 12:09:14 호수 0호

장려상까지 8개명 시상 후 3개명만 선호도 조사
“실화냐?” 온라인 커뮤니티 등 부정적 댓글 쇄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30일, 국립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가 ‘국립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명 변경 후보안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다는 공고를 냈다. 방송대는 이날 “교명 변경 후보안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통해 우리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며 안내 포스터를 게재했다.



설문조사 기간은 이날부터 내달 8일까지 9일 동안, 재적생(휴학생 포함), 졸업생,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공지된 URL 및 QR코드를 이용해 접속한 후 참여하도록 했다.

포스터 하단에는 “본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내 각종 의사결정 기구 논의를 거쳐 최종 교명 변경 후보안이 선정될 예정이며 논의 과정서 최종 후보안이 새로운 교명으로 적합하지 않을 경우는 교명으로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안내돼있다.

해당 선호도 설문조사 페이지에 접속하면 ‘다음 중 국립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새로운 교명으로 가장 선호하는 후보안을 선택해주세요’라는 글귀와 함께 ▲국립미래대학교 ▲국립우리대학교 ▲국립원격대학교의 세 가지 선택 항목이 등장한다.

국립미래대학교는 “최첨단 원격교육시스템을 활용하는 대학의 비전 및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교명”이라고 소개했고 국립우리대학교는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순 우리말을 활용한 교명으로 국민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우리 사회에 발전을 도모하는 대학의 설립 목적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방송대는 지난 4월24일 “건학 51주년을 맞아 방송대 100년의 비전을 담은 전 국민 대상 교명 변경 공모전을 실시한다”며 “5월1일부터 한 달간 진행될 이번 공모전에는 방송대 동문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응모가 가능하다”고 공지했던 바 있다. 


응모는 방송대 홈페이지와 SNS 계정을 통해 접수받았다.

고성환 방송대 총장은 “국내 유일 국립원격대학을 넘어 4차 산업시대의 새로운 교육 수요에 대응하고 변화된 교육환경에 걸맞은 새로운 위상 정립이 필요하다”고 교명 배경의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학교 측도 “원격교육을 제공하는 대한민국 최초 국립대학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교명”이라고 소개했다.

방송대는 지난달 30일 ‘국립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명 변경 공모전 성황리 종료’라는 공지글을 통해 “100년 대학으로의 도약을 위한 국립 원격대학교의 위상이 표현된 대국민 공모전이었다”며 “총 응모작 1만3000건 이상으로 역대 교명 공모전 중 최다 응모였다”고 밝혔다.

당시 발표된 교명 공모작 선정 내역에는 국립원격대학교(5명)가 최우수작품으로, 국립미래대학교‧국립우리대학교(5명)가 우수작품으로, 국립누리대학교(5명)‧국립배움대학교(4명)‧국립이음대학교(5명)‧국립평생대학교(5명)‧국립K대학교(1명)가 각각 이름을 올렸으며 장려상은 20명이 수상했다.

최우수작은 1000만원, 우수작은 각 300만원, 가작은 각 100만원, 장려상은 각 5만원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방송대 발표에 따르면 최우수작은 1인당 200만원, 우수작은 1인당 60만원, 가작 국립누리대학교(23명 응모자 중 5명 선정) 1인당 20만원, 국립배움대학교(4명 모두 선정) 1인 25만원, 국립이음대학교(15명 응모자 중 5명 선정) 1인당 20만원, 국립평생대학교(12명 응모자 중 5명 선정) 1인당 20만원, 국립K대학교(1명 응모) 100만원이 각각 지급됐다.

장려상의 경우 24개 응모자 228명 중 20명을 선정해 1인당 5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했다.

교명 공모전 선정 결과를 접한 응모자 및 학생들은 방송대 신문고에 ‘방송대 교명 변경 반대’를 요구하는 항의 민원을 넣었다. 당선작들의 교명이 방송대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학교 측은 “지난해 개교 50주년을 맞이해 공표한 ‘최초 원격교육 50년, 최고 평생교육 100년’이라는 대학 슬로건에 적합하고 새로운 교육 수요를 흡수해 변화된 교육환경을 수용할 수 잇는 대학의 이미지 정립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며 “미래 100년의 관점서 대학의 비전과 핵심가치에 부합하고 대학의 경쟁력‧이미지 제고 및 국립대학으로서의 위상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과거엔 TV와 오디오를 통해 교육을 제공했으므로 ‘방송’과 ‘통신’을 우리 대학교명에 포함하는 게 적절했으나 현재는 ‘이러닝’ 매체를 통한 교육을 주로 하며 ‘방송’을 통한 교육강의 제공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감소했다”며 “오디오를 통한 ‘통신’ 교육은 제공되고 있지 않아 방송과 통신이라는 교육수단이 포함된 교명을 현재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부합될 수 있도록 교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교명 공모전을 통해 응모된 다양한 교명 후보를 대상으로 재학생 및 동문 대표와 교직원 단체 대표 등을 위원으로 하고 네이밍 개발 전문업체가 참관한 ‘교명선정위원회’를 거쳐 기 선정된 교명 후보안에 대해 재학생 및 동문과 교직원 대상 선호도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장려상까지 상금을 지급했지만 선호도 조사에는 최우수작과 우수작 3개 교명만 반영이 된 셈이었다. 게다가 선정된 학교명도 독창성과는 거리가 먼 데다 딱히 미래지향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이튿날인 3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진심 동공지진 일어난다. 저 셋 중에 고르라는 게 너무 충격적” “아, 너무 웃겨. 진짜…답정너 아닌가?” “문자왔던 게 저거였구나” “원격대가 뭐냐? 장난하나?” “이럴 거라면 왜 굳이 공모를 했나?” “그냥 내비둬” “원격대? 참 직관적이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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