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코, 후계자 챙기기 통 큰 돈잔치

2023.04.14 09:11:12 호수 1422호

일주일 간격으로 폭탄 배당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예스코홀딩스가 주주총회를 거쳐 결산 배당을 확정한 지 일주일 만에 분기 배당을 결정했다. 결산 배당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된 규모다. 덕분에 회사 지분 4할을 쥐고 있는 오너 일가는 쏠쏠한 현금을 챙기게 됐다. 특히 얼마 전 지분을 증여받은 오너 3세들은 증여세 고민을 덜어낼 여지가 생겼다.



예스코홀딩스는 LS그룹의 도시가스 부문을 관장하고 있다. 핵심 사업회사인 예스코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룹의 공식적인 지주회사인 ㈜LS는 예스코홀딩스에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사촌경영이라는 독특한 지배구조가 예스코홀딩스의 독자성에 힘을 실어준 배경이다.

이례적 사안

LS그룹은 2003년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태평두(구태회·구평회·구두회)’ 삼형제가 LG전선·LG산전 등을 계열분리해 설립한 기업집단이다. 삼형제의 집안은 ㈜LS 지분 33.42%를 4:4:2 비율로 나눠갖고, 경영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사촌경영’체제를 유지해왔다.

LS그룹 산하 계열회사들은 ▲㈜LS ▲예스코홀딩스 ▲E1 등 중심축이라 불릴만한 세 곳의 법인 휘하에 흩어져 있다. 지주사 ㈜LS를 주축으로 하는 큰 우산 아래 예스코와 E1이 소그룹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태·평·두 형제 집안에서 각각 LS전선, E1, 예스코를 관할하는 구조다.

예스코홀딩스의 경우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된 LS그룹 오너 일가 구성원들이 지분 39.7%를 나눠 갖는 지분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분 13.32%를 보유한 구자은 LS그룹 회장이다. 구자은 회장은 2003년(13.16%) 이래 줄곧 13%대 지분율을 유지하며 최대주주 자리를 지켜온 바 있다. 


다만 최근 들어 구자은 회장의 지분율은 다소 낮아진 상태다. 구자은 회장이 자녀(구원경·구민기)에게 지분 5.48%를 나눠 증여했고, 증여 이후 구자은 회장의 지분율은 7.84%로 조정됐다. 구원경씨와 구민기씨의 지분은 2.86%로 올라갔다. 

적자에도 눈치 안 보고… 
증여 직후 기막힌 타이밍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역시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예스코홀딩스 지분 2.32%를 보유하고 있었던 구자철 회장은 최근 지분을 단 0.48%만 남기고 아들인 구본권 LS MnM 전무에게 6만6000주, 딸 구원희씨에게 3만3000주를 증여했다. 구본권 전무의 아들인 구선모군도 1만1000주의 주식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예스코홀딩스는 대규모 현금배당에 나섰다. 지난 3일 예스코홀딩스는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31일을 배당기준일로 주당 6000원씩 총 255억9473만400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결의했다. 배당금 지급 예정일은 오는 19일이다.

회사 측은 한성피씨건설이 최근 2년간 실시한 특별배당(고양덕은 분양사업 관련 이익)의 일부를 재원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기 배당은 결산 배당이 확정된 지 일주일 만에 결정된 사안이다. 예스코홀딩스는 지난달 28일, 주당 2500원, 총 106억6400만원의 결산 배당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특히 결산 배당의 경우 예스코홀딩스가 지난해 순손실로 전환이 이뤄진 상태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예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780억원, 영업이익 740억원, 순손실 2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14.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99.9% 감소했고, 266억원에 달했던 순이익은 1년 새 적자로 전환됐다. 

뻔한 이유

적자가 난 상태에서 결산 배당과 분기 배당이 결정되자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 3·4세의 증여세 납부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분증여에 따른 세금을 납부기한은 오는 6월17일이라는 걸 감안하면 배당으로 받은 현금으로 증여세 납부가 가능하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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