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후 스트레스 보고서

2020.07.20 09:49:10 호수 1280호

작은 일에도 깜짝 놀라십니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사람이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과 고통을 느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장애를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5∼2019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진료인원은 연평균 9.9% 증가했으며, 2019년 기준 성비는 여자가 1.5배 우세했고, 20대 환자가 2349명(22.2%)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여자 환자는 최근 5년간 2.1배가 증가했다.

현황

최근 5년 동안 건강보험 가입자 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진료인원은 2015년 7268명에서 2019년 1만570명으로 45.4%(연평균 9.9%) 증가했다.
남자는 2015년 2966명에서 2019년 4170명으로 40.6%(연평균 8.9%), 여자는 4302명에서 6400명으로 48.8%(연평균 10.6%) 증가했다. 진료인원과 연평균 증가율 모두 여자가 높았다. 특히 20대 여자의 경우 2015년 720명에서 2019년 1493명으로 2.1배가 증가했다.
2019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료 받은 남자는 전체 환자의 39.5%(4170명), 여자는 60.5%(6400명)로 여자 환자 비율이 약 1.5배 더 높았다.
2019년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보면, 20대 환자(2349명, 22.2%)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 50대(1690명, 16.0%), 30대(1677명, 15.9%) 순으로 나타났다.
여자는 20대가 1493명(23.3%)으로 가장 많이 진료를 받았고, 30대(1097명, 17.1%), 50대(988명, 15.4%) 순으로 나타났다. 남자도 20대>50대>10대 이하 순으로 남녀 모두 20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섭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가 20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사회적으로 젊은 성인들이 질환의 원인이 될 정도의 심각한 외상적 사건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아동의 경우 증상에 대한 평가가 어렵고, 노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진단 기준 이하의 증상을 경험하거나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보다 진단을 적게 받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 전 연령대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가 남자보다 여자에서 많은 원인에 대해 “국내뿐 아니라 외국이나 다른 문화권에서도 남자보다 여자에서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현상의 요인 중 일부는 여자가 대인관계에서의 물리적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여성호르몬과 같은 생물학적 차이가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0.9% 증가했으며 연평균 남자는 7.6%, 여자는 10.4%가 증가해 여자의 증가폭이 더 크다. 2019년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20대가 34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23명, 50대 20명 순으로 나타났다.
 

진료인원 연평균 9.9% 증가
20대 여자 환자 2배나 늘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은 사고 후 침습적으로 반복되는 재경험, 사고와 관련된 자극의 회피, 사고와 관련된 인지나 기분의 부정적인 변화, 과도각성과 교감신경 항진 관련 증상 등이 있다. 원하지 않아도 고통스러운 기억이 떠오르거나 사건과 관련된 꿈을 꾸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외상이 지금 당장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느끼고 행동하는 플래시백을 겪기도 한다. 
외상과 관련된 행위나 생각을 피하고자 노력하고, 사고 관련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앞으로의 미래가 없는 것처럼 느끼거나, 현실에 대해 무관심해지거나 비현실감을 경험하기도 하고 감정 표현이 둔해지기도 한다. 외상과 관련된 자극에 노출된 후 심리적,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을 경험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불면, 과다각성을 겪고, 작은 자극에도 과도하게 놀라거나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원인은 특정 외상 사건이 주요한 유발 인자이다. 과거에는 외상에 대한 정신적인 반응일 뿐이라고 생각되기도 했으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여러 신경전달물질 체계와 불안·공포와 관련된 뇌 부위의 이상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관련돼 있음이 알려져 있다. 한 부분의 이상이라기보다는 여러 신경전달물질(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내재성 오피오이드 등)이나 편도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축 등의 다양한 뇌 부위의 이상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율신경계의 과활동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돼 있다. 그러나 같은 외상 사건을 경험한 모든 사람에게서 발병하지는 않은 것을 고려하면 외상 사건의 주관적 의미, 아동기의 외상 경험, 부족한 가족·사회적 지지 체계, 유전적 취약성, 최근에 경험한 생활의 변화, 과도한 알콜 섭취 등의 심리 사회적 요인도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의 첫 단계로 정서적 조절과 안정을 돕는 ‘안정화’가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우선 외상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을 설명하고, 환자의 반응이 정상적이며 자연스러운 것임을 강조하고 치료 과정에 대해서 설명한다. 증상을 유발하는 요인을 찾고 요인별로 대처 방법을 함께 찾아나간다. 시각적, 청각적, 신체적 감각을 이용해 외상 경험에 대한 기억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착지연습, 상징적인 마음의 이미지를 이용해 불편한 생각, 감정, 감각을 조절하는 봉인연습 등을 같이 하게 된다. 일부 환자에서는 안정화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회복된다고 알려져 있다.


치료는?

안정화가 잘 이뤄진 다음에도 증상이 지속되고 있는 경우에는 노출치료, 인지처리치료를 포함한 인지행동치료나 정신역동적치료,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와 같은 치료를 해볼 수 있다.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 약물 등 다양한 약물들도 치료에 효과가 있다. 
증상이 매우 심각한 경우나 자살이나 폭력의 가능성이 큰 경우에는 입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의학적 치료 못지않게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정신질환이라는 사회적 낙인를 없애고, 궁극적으로는 사회와 재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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