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김현우 청년활동가

2019.07.15 10:01:03 호수 1227호

“청년 문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열쇠”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20대 국회의원들의 평균 나이는 58.5세다. 2030세대는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으로 단 2명이다. 이토록 낡은 국회가 N포세대의 설움을 공감할 수 있을까. 20대 국회에선 청년을 위해 통과된 법안은 고작 3건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층의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며 매 선거철마다 ‘청년’을 외치던 기득권들의 초심은 어디갔을까.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고 있는 김현우 청년활동가


95년생, 맑은 눈을 가진 김현우 청년 활동가는 평범한 20대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런 그가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할 땐 사뭇 달라 보였다. 정의로운 눈빛에 거대 정당 소속 의원들이 선거법 개정안이 포함된 패스트트랙을 반대하며 일으킨 ‘난동’들이 오버랩됐다. 지금 국회는 누구보다 당당히 청년의 고충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이에 김 활동가의 의견을 물었다. 다음은 김 활동가와 일문일답.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일요시사> 구독자 여러분. 비례민주주의연대 김현우 활동가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유권자의 모든 표가 의석에 정확히 반영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목표로 선거 제도 개혁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젊은 나이신데 청년참여연대, 비례민주주의연대 활동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활동 이전에는 돈을 모아서 안정된 삶을 살자는 마음가짐으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반도체 생산직서 1년 정도 교대근무로 일하면서 돈도 착실하게 모아봤고 세무사 사무실서 총무나 회계 파트를 맡아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가 돼야겠다는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사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보다는 개인과 가족의 생활을 조금 더 우선시 했었습니다.

-지금은 청소년 참정권, 노동 등 청년 활동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2016년도 겨울, 마을 도서관서 이승욱의 <마음의 연대>라는 책을 보게 됐어요. 책에서 ‘참여연대’라는 시민단체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다음 해 4월 말에 퇴직을 하고 우연한 계기로 5월부터 참여연대에 있는 민주 시민 교육 프로그램을 받게 됐죠. 진실을 위해 활동하고, 제도권서 보호받아야 마땅한 사람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해서 해결해 나가는 활동가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기가 진짜다’ 싶었습니다.

2명으로 청년 대변?
비례대표직 많아져야


나의 모든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써도 아깝지 않은 곳이라 생각이 들었어요. 본가가 파주인데 서울이랑 파주 사이에 반지하방을 얻어서 바로 그냥 독립하고 제가 가진 모든 시간을 다 참여연대에 쏟았어요. 활동이 너무 중요하다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 활동을 한 1년, 2년 하면서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많이 깨닫게 됐죠.

-활동하시면서 뿌듯하실 때가 많으시겠네요. 어떨 때 가장 보람되시는지.
▲제가 처음 도전한 활동이 선거법 개정 관련한 활동이잖아요?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예시를 들면서 사람들에게 쉽게 설명해 줄 때, 사람들이 그걸 이해해줄 때 그때 보람돼요. 그리고 제 희망이지만, 선거법 개정이 통과가 되면 그때 가장 뿌듯할 것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선거법 개정안인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도입을 위해 여러 운동을 하고 계십니다. 연동형비례대표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현 선거제 하에서는 일등 표는 반영이 되고 2등 3등 4등 표는 다 버려져요. 그러니까 선거로 뽑힌 사람이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 혹은 3분의 2 정도의 대표성만 갖고 있다고 보는 거죠. 노동· 청년· 청소년 등 정책을 내시는 분들은 다양한데 1등을 뽑지 않는 표는 다 버려지는 게 굉장히 부당하고 국민주권의 나라에서는 맞지 않는 선거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제도라면 지역구서 1등 한 표뿐만 아니라 모든 유권자의 표가 다 반영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거대 정당은 30∼40% 받아도 더 많은 의석을 받고, 군소 정당은 10∼20% 받아도 10% 미만으로 의석을 가져가니깐 유권자의 민심을 왜곡하는 결과가 나오잖아요.
 

군소 정당 같은 경우는 환경이나 여성이나 교육이나 노동이나 이런 의제들을 많이 갖고 오는데, 이런 의제들은 항상 과소대표 되는 거죠. 분명 2030 청년대표도 정치에 많이 나와야 하고,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도 많이 반영돼야 되는데, 지금의 선거구조에서는 그런  여성· 청년이 소외되는 구조예요. 그걸 해결하는 방법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보는거죠.

-이외에도 18세 선거권 하향을 위한 목소리도 내고 계신데, 보수 쪽에서는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 선거권을 주는 것에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 청소년들이 경제적 종속 상태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이기에 청소년들이 뭔가를 직접 결정하는덴 제약이 있어요. 청소년들의 삶에 자유가 주어지기 위해선 선거권 보장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만 만 19세여야 선거가 가능해요. 촛불 집회 때 광장으로 나온 청소년 친구들이 사회에 대해서 멋지게 발언한 것을 보세요. 어떤 사회 현안에 대해서 직시하고, 논의하고 ,대안을 찾고 서로의 입장을 조율해 나가는 그런 과정들을 청소년들에게 충분히 준다면 성숙한 유권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청년층은 무한 경쟁 속에서 스펙 쌓으랴, 취업 준비하랴, 또 결혼, 주거, 육아 문제 등 어려운 실정에 처해져 있습니다. 청년층으로서 같은 청년들을 바라본다면.
▲저도 답을 만들려고 지금 정치개혁 운동을 하고 있지만, 청년으로 우리나라를 살아가는 건 답이 없는 거 같아요(웃음). 일단 생활비· 주거비· 교육비 등 모든 게 다 비용이에요. 제가 20살이 됐을 때, 저는 대학 안 가고 바로 취업을 해서 생활비를 벌었어요. 그렇게 해도 돈이 안 모이고…

“18세로 선거권 낮춰야…
성숙한 유권자 역할할 것”

또 지금 2030 세대의 평균 월세가 40만원서 50만원 사이로 사회 초년생 수입에 비해 높은 편이잖아요. 반지하· 고시원· 옥탑방서 사는 청년 주거 비율이 굉장히 높기도 하고요. 월세를 전전해야 하는 청년들의 현실이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는 그렇게 못 사는 나라도 아닌데, 꿈을 가진 청년들이 곰팡이 피는 반지하나 옥탑방으로 내몰리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청년을 대변할 수 있는 청년층의 국회의원들이 많이 필요한데 안타깝게도 한국은 청년 정치인 분들이 부족합니다.
▲OECD 평균 2030 청년 정치인 비율이 10∼15% 정도예요.  우리나라의 경우 1%도 안 됩니다. 우리나라 정치인은 40대서 60대분들이 많잖아요 청년 문제를 대표 할 분이 없다고 보는 게 맞죠. 청년 문제라는 것이 단순히 세대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사실 모든 세대에 걸친 문제에요. 세대 갈등이 대표적이죠. 기성세대 분들이 청년들 보고 ‘우리도 그 나이 때 고생했어’라고 하면 저희는 뭐가 되나요.


저희가 고생하는 게 당연하고, 아프니깐 청춘인 게 당연한가요. 아니에요. 청년 정치인이 나와서 우리의 입장을 분명하게 알려야 해요. 정치개혁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봐야해요. 그러려면 청년 정치인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고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조금 더 비례성을 개선하고, 개정된 선거법으로 21대 의회가 구성돼서 기득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여성·청년· 청소년 시민들을 위해 많은 의원들이 일해줬으면 해요. 청년의 기회를 생각해주는 의원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서 정치개혁 의제가 더 많이 통과될 수 있게요. 그렇게 단계별로 나아갈 때 우리는 변할 수 있다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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