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브랜드 론칭 '빛과 그림자'

2019.07.08 10:13:06 호수 1226호

하나가 생기면
하나가 죽는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나요?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 신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프랜차이즈 기업에게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요?”



한 가맹본부 관계자의 말이다. “가맹본부가 신규 브랜드를 내는 것은 무척 조심스럽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기존 브랜드에게 타격을 줄 수 있고, 또 기존 가맹점주들에게 큰 손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한 말에 대한 일종의 반박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많은 프랜차이즈 본부는 수시로 신규 브랜드를 출시해왔고, 또 나름대로의 성과를 낸 기업들도 적지 않다. 오히려 브랜드를 여럿 출시함으로써 프랜차이즈 전문기업으로 인정받는 일 또한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신규 브랜드 론칭에 조심스러워야 하는가? 실제 사례를 통해서 알아보자.

라면 전문 프랜차이즈를 표방한 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다. 정확히는 퓨전 라면일 게다. 이 브랜드는 최근 승승장구하고 있는 편에 속한다. 직영점도 꽤 많이 냈고 가맹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나름 대형 쇼핑몰 등 특수상권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회사의 관계자는 이 브랜드의 가맹사업 지속 여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해외진출 등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것. 하지만 속사정을 알아보니 이 가맹본부는 최근에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했다.


“집중 위해 가맹사업 중단하겠다”
기존 점주에 피해 없게 하겠다고?

대형 쇼핑몰에서 테스트를 해본 결과, 나름대로 성과가 좋았던 모양이다. 이 가맹본부는 고민에 빠졌다. 기존 브랜드를 밀고 갈 것인가? 아니면 둘 다 가져갈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새로운 브랜드에 집중할 것인가? 아직 고민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기자가 “가맹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기존 가맹점주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하자, 관계자는 “걱정 마세요. 기존 가맹점주가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질 테니까요”라고 답했다.

과연 그럴까? 만약 이 상태에서 가맹사업을 중단하거나 한동안 보류를 한다고 치자. 그럼 초기 단계에 가맹점을 시작한 기존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정말 아무런 손해가 없는 것일까? 어느 누가 가맹점 몇 개 운영하는 브랜드를 기대하면서 가맹계약을 했을까? 누가 과연 가맹점 10개 정도에서 가맹사업을 중단할 거라고 생각했을까?

가맹본부 입장에서는 신규 브랜드를 만드는 게 돈이 더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 아닌가? 신규 브랜드를 위해서 기존 브랜드를 버리는 셈. 실제로 둘 다 운영하는 경우에도 신규 브랜드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존 브랜드에는 소홀해지게 된다. 

결국 기존 가맹점주는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신규 브랜드가 자사의 타 브랜드를 죽이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뻔히 보이는 게임을 가맹본부가 선택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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