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울산에서 울상 짓는 사연

2009.01.13 11:11:36 호수 0호

제발 구설수에서 벗어났으면…



울산 북구에 시공된 현대 아이파크아파트가 몸살을 앓고 있다. 부실시공 논란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부당한 광고행위에 대한 경고조치를 받은 탓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현산이 공원 부지를 조성해 울산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한 유적공원 높이와 관련 입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구설수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산의 현주소를 취재했다.


현재 입주민들은 현산과 울산북구청 관계자들을 상대로 지방법원에 고소한 상태다. 입주민들은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울산 북구청에 중재민원을 수없이 넣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시공사인 현산은 거듭되는 입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 타협점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구성됐던 입주자들 대표기구마저 주민들의 항의에 의해 해체되면서 난감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산이 구설수에 휘말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곳 아이파크 아파트 1단지 111동 뒤편 지상 주차장은 게릴라성 호우로 인해  60㎡ 가량에 침하되는 일이 발생했다.
침하는 주차장 15면에 걸쳐 5~15cm 깊이로 일어났고, 보강토 옹벽에 세워진 금속 울타리 일부가 주차장 방향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집중호우가 온 뒤 출입구 보도블록 여러 곳이 수차례 붕괴되고 배수관과 집수정이 모두 이탈된 상태로 방치됐다.
당시 울산 북구청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가스, 옹벽, 우·오수관 등으로서 지난 7월22일 침하가 발생하자 우선 옹벽크랙보수 등 임시 조치 후 우·오수관 보수를 하고 도시가스 누출징후가 있어 가스관 엘보를 교체하는 등 긴급보수를 한 상태”라고 전한 바 있다.
북구청은 현산에게 도시가스 부분은 우선 배관을 노출시켜 육안확인이 가능하도록 보완할 것을 통보했다. 또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이후 보강토 옹벽 보수완료시 재 매설토록 할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보강토 옹벽 보수·보강 문제는 입대위 측의 전면 재시공 요구와 시행사측의 111동 옹벽 부분시공만 하면 된다는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답보상태에 빠졌다.

실제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면서 보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입주민들은 예전에 금이 갔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금이 더 가고 있다며 옹벽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 입주민들과의 현산의 갈등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지난해 3월5일 현산과 달천아아파크1차 입주자 비상대책위원회(허태윤)가 합의해 공증한 합의서다.
당시 합의서에는 ‘현산은 입주민들에게 세대 및 단지 시공, 특화에 대해 민원 및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아파트 외벽 2층까지 화강석으로 시공, 조경 업그레이드, 각 세대 비데설치, 주방라디오 설치 등과 함께 유적공원부지 법면을 현재 3단에서 현재의 1단 높이로 도로와 평행하게 절토한 후 평탄화 작업을 8월까지 완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외벽 2층까지의 화강암 몰딩 시공에서 ‘타사 수준으로 시공한다’는 문구에 대해 서로 해석이 달라 잡음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유적지 단면을 같은 해 8월까지 도로와 평행하게 평탄화 작업하는 하기로 했으나 공사가 늦어지면서 양측의 대립각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달천아이파크 단지 앞 유적공원부지의 단면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한 분위기다. 당시 분양팸플릿과 모델하우스의 모형물에서는 공원부지가 인접도로와 평탄하게 조성되기로 했지만 부지 단면은 인접도로 보다 10여m가량 높이로 조성됐다.
실제 현산은 분양당시 아파트 부지 남측에 7만여㎡ 규모의 친환경 유적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청정 공원이 도로와 평탄하게 조성될 것처럼 분양 광고했다.
입주민들은 이에 대해 사업시행자가 광고대로 직접 부지를 조성하고 시에 기부체납의 형태로 넘겨져서 공원이 조성되면 삶의 질과 함께 아파트 재산가치도 높아 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도심 외각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주저 없이 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또 현재 방식 대로 공사가 강행될 경우 조망권 침해와 함께 사생활 침해도 발생할 수 있어 당초 계획대로 부지를 조성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반면 현산은 당초 아파트 분양 시 조감도 이미지와 맞지 않다는 부분에 대해 사진은 이미지 컷으로 실제와 다를 수 있으며 분양 홍보를 위한 광고허용 범위이내라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산 한 관계자는 “입주민과 합의해 공증한 문서 8항에는 3단에서 현재의 1단 높이로 도로와 평행하게 절토한 후 평탄화 작업한다는 문구 외에 높이 등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없기 때문에 공사 진행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부실시공 논란 이어 부당 광고행위로 공정위 경고처분
울산시에 기부채납키로 한 유적공원 때문에 또 ‘들썩’

그는 이어 “주민들과도 타협점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했으나 입주민 대표조직이 와해되고 대화 채널이 원활하지 않아 옹벽보강 공사와 아파트 특화 사업 등이 늦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또 공정위에서 경고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해당 지역이 과거 광산지역임을 불구하고 청정단지라는 문구를 사용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고 나머지는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입주민들은 이 같은 현산의 입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입주민들은 대기업인 현산이 사기 분양을 했다고 꼬집으면서 폐광산이었던 이곳을 청정지역으로 소개하고 인근에 극동 방송국이 들어 올 예정이라고 홍보했던 것을 지적했다.
특히 입주민들이 관심을 보인 것은 아파트에서 내려다보는 유적공원이 남구의 SK공원처럼 삶의 풍요를 더해 줄 거라 바랐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이 모든 것들은 사실과 달랐다고 주장했다. 입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대기업 건설사에게 한 방 먹은 셈이라는 것.
현산 측은 이에 대해 청정지역부분에 대해선 잘못을 인정하는 편이였으나 유적공원과 극동방송국에 대해선 ‘이미지 컷과 실제 다르다’는 문구를 사용하고 극동방송국과 현산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자가 공정거래위원회에 확인 결과 현산은 경고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그 이유에 대해 ‘현산은 객관적인 근거 없이 사실처럼 광고해 아이파크를 분양받게 되면 마치 청정지역에서 주거하고 극동방송국이 들어 올 것처럼 광고했다. 그리고 유적공원이 조성되는 것처럼 오인하게 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에 영향을 줬으므로 부당광고 행위가 인정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해당 경고처분은 청정지역 문구만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세 가지를 모두 포함한 것”이라면서 “이미지 컷이기 때문에 실제모습과 다를 수 있으나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사람이 기준이기 때문에 이를 벗어나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현재 울산시 북구청은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유적지 부지는 오염토양정화계획 승인(울산광역시) 및 개발행위허가를 받아 토양오염 복원공사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향후 토양정화사업이 완료되면 울산광역시에서 현장조사를 통해 토양복원사업 이행상태(토양시료 분석, 점토 캡핑, 복토 등)를 최종 확인할 예정이라는 게 설득의 주요 골자.

반면 울산광역시로 기부채납될 계획으로 부지를 도로와 평탄하게 조성해야 한다는 내용은 해당 구청의 허가조건이 아니고 과대광고와 관련된 사항은 공정위의 소관 업무로 경고조치를 근거로 행정조치를 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북구청 한 관계자는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준공승인에 대해 “모든 과에서 의견들이 종합해 올라오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원래 계획대로 승인이 이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울산시 안이한 태도
입주민 뿔났다?


울산시의 안이한 태도에 입주민들이 뿔났다. 지난해 1월1일, 옹벽이 붕괴되기 이전 단지 입주예정자 비대위는 북구청 건축과에 1차 준공거부 사유서 및 부실시공 확인 요청을 했으나 북구청은 2주간의 시간이 걸린다며 회신한 후 답변을 해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자가 당시 울산시 북구청에 보낸 공문을 확인한 결과 입주민들은 보강토 옹벽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것과 보강토 옹벽과 아파트 외부벽체가 붙어서 시공됐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입주민들은 또 보강토 옹벽 상단이 상당한 경사가 형성돼 경사로 인한 상재하중과 차량하중이 고려됐다면 만족할 만한 그리드 길이가 나올지 의심이 된다며 구조 계산서를 다시 살펴보고 사면 안정계산이 되었는지 안전율이 재대로 나온 건지 등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그때 당시 담당자가 바뀌어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회신을 할 때 보통 공문을 통해 답변하는 경우도 있고 그 외 방법을 통해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답변이 힘들다”고 말했다.
구랍 30일 열린 입주민 설명회는 주민들을 더욱 뿔나게 했다. 설명회 안내는 입주민 전체에 해당하는 내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날 1단지 주민에게만 안내문이 배포됐으며 시간과 날짜에 대해 주민들에 항의가 있음에도 당일 오후 1시30분에 강행됐다.
이날 참석한 북구청장은 새해 인사말을 마치고 자리를 떴다. 원론적인 대답을 하는 북구청 관계자와 입주민간의 옥신각신 말다툼이 이어지면서 입주민설명회는 흐지부지하게 끝났다.
입주민들은 “설명회라면 적어도 몇 주 전에 통보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시간대를 선택하는 게 당연한데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북구청 관계자는 자세한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주민들은 유적공원에 대한 준공검사가 이뤄진다면 현산과 북구청에 대해 법적인 조치와 함께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이를 저지하겠다고 강하게 맞서고 있어 이들의 대립각이 어떤 합일점으로 좁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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