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리포트

2009.01.06 10:57:39 호수 0호

‘규모, 선수 기량, 재미’ 사상 최강

지난 2008 KLPGA는 25개 정규대회를 개최하고 총상금도 지난해의 55억원 보다 32억원이 늘어난 87억원으로 개최했다. 여기에 LPGA 하나은행 코오롱 챔피언십과 한일국가대항전 등 상금순위에 포함되지 않는 대회의 상금까지 합치면 총 상금액은 120억원에 이른다. 투어의 규모만큼이나 새로운 스타들이 대거 등장했던 2008년 KLPGA 투어를 뒤돌아본다.

올해 KLPGA 투어를 정리하면 ‘지존’인 신지애의 활약과 신지애를 추격하는 이들, 그리고 신인들의 활약상 이렇게 세 가지 양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신지애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전문가 대부분은 올해도 역시 신지애(20·하이마트)의 독주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했고 한 해를 돌아본 결과 그 예상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하지만 독주라고 표현하기에는 미흡함이 느껴질 정도로 올 시즌 KLPGA투어는 혼전의 양상을 보였다. 이 현상은 신지애가 외국으로의 외도(?)가 잦아지면서 그 틈을 타 우승컵을 수집한 거물급 스타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투어를 한층 재미있게 만들었다.
지난 시즌 9승을 거두며 1인 천하를 일궈냈던 신지애는 중국에서 열린 2008시즌 첫 대회인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7승을 거두며 ‘지존’의 자리를 더욱 확고히 했다. 신지애는 지난해에 이어 상금 6억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상금 7억원을 돌파하며 한국프로골프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갔다.
사실 시즌 초반에는 신인들의 겁 없는 도전에 ‘지존’ 신지애도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다. 시즌 2승을 거둔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이일희(20)와 1타차 대결을 벌였고 3승째와 4승째를 올린 ‘태영배 한국여자오픈’과 ‘비씨카드 클래식’에서는 모두 연장 접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따냈다.
상반기에 4승을 거뒀지만 모두 힘겨운 승부를 펼치며 전문가들은 신지애의 위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신지애는 상반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지를 쉴새없이 옮겨 다니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와중에도 일본에서 3월에 열린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을 우승하며 JLPGA투어 풀시드권까지 확보했다.
하반기에 들어선 신지애는 시즌 5승째를 역시 메이저대회인 ‘신세계 KLPGA 선수권대회’에서 거뒀고 ‘하이트컵 여자프로골프 챔피언십’과 ‘KB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까지 우승하며 올해 열린 총상금 5억원짜리 대회(한국여자오픈, 하이트컵, KB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를 모두 독식했다.
여기에 신지애는 한 시즌 열린 메이저대회(한국여자오픈, KLPGA 선수권대회, KB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를 모두 석권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KLPGA 30년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자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대기록이다.
시즌 7승을 거둔 신지애는 프로데뷔 3년 만에 통산 19승을 달성해 앞으로 1승만 추가하면 KLPGA투어 영구시드권을 확보하게 된다.
국내에서의 활약만으로는 만족을 못한 신지애는 무대를 영국으로 옮겨 USLPGA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였던 ‘리코컵 브리티시오픈’까지 삼키며 진정한 ‘메이저퀸’으로 탄생했다. 이로써 신지애는 퀄리파잉 스쿨을 거치지 않고 KLPGA투어, JLPGA투어, LET(유러피언투어), USLPGA투어를 무혈입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지존’ 신지애 활약과 신지애 추격자, 신인들 활약 양상
172센티미터 큰 키에 아름다운 미소 가진 서희경 출현

신지애는 ‘브리티시오픈’에 이어 일본에서 열린 ‘미즈노 클래식’과 US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 챔피언십’까지 우승하며 USLPGA 비회원으로 한 시즌 3승을 거둔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해 국내와 국외에서 신지애는 11승을 챙겼고 약 41억9000만원의 상금을 거둬들였다(2008년 11월24일 현재).
KLPGA투어를 주무대로 하면서도 세계랭킹 톱10에 이름을 올린 신지애는 내년도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들과 자웅을 겨루고자 미국행을 선택했다. 언젠가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27·멕시코)를 밀어내고 당당히 ‘세계 지존’의 자리에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신지애의 독주로 끝날 것 같았던 2008시즌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었던 스타가 탄생했다. 172센티미터의 큰 키에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필드의 슈퍼모델’ 서희경(22·하이트)이 바로 그 주인공.
올해로 프로 3년차를 맞이한 서희경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하반기 첫 대회로 열린 ‘하이원컵 SBS 채리티 여자오픈’에서 서희경은 화려하게 비상을 시작했다. 생애 첫 우승을 ‘와이어투와이어’로 장식한 서희경은 그 다음 주에 열린 ‘KB국민은행 스타투어 3차 대회’까지 2주 연속 우승을 하며 KLPGA투어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모두 그 바람은 여기까지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서희경은 바로 다음 주에 중국에서 열린 ‘빈하이 오픈 2008’까지 우승하며 박세리(31), 김미현(31·KTF)에 이어 10년 만에 3주 연속 우승을 재현했다.
서희경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08 가비아 인터불고 마스터스’, ‘세인트포 레이디스 마스터스’, 그리고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 챔피언십’까지 우승하며 하반기에만 시즌 6승을 챙겼다. 올해 최고의 신데렐라로 탄생한 서희경은 당분간 국내투어에 머무르면서 KLPGA투어의 인기몰이를 주도해나갈 주역으로 급부상했다.

서희경과 더불어 올해 KLPGA투어에는 실력뿐만 아니라 미모도 뛰어난 굵직한 스타들이 많이 등장했다. 지난해 KLPGA 신인왕 김하늘(20·코오롱엘로드)은 상반기 ‘휘닉스파크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더니 ‘힐스테이트 서경 오픈’과 ‘SK에너지 인비테이셔널’까지 우승해 시즌 3승을 거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하늘은 800여 명이 가입한 ‘하늘사랑’이라는 팬클럽까지 생겼고 그들은 김하늘이 참가하는 대회라면 전국 어디든지 따라다니면서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팬클럽이 이렇게 활성화되면서 KLPGA투어의 갤러리문화는 팬클럽에서 주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보는 이들도 즐겁고 함께 응원하는 이들도 흥에 겨운 대중적인 스포츠로 점차 자리 잡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김하늘과 함께 미녀골퍼로 손꼽히는 선수로는 홍란(22·먼싱웨어)을 들 수 있다. 올 시즌 2승을 거둔 홍란은 주먹만 한 얼굴에 웃는 미소가 아름다운 골퍼 중 한 명이다. 홍란은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레이크사이드 여자오픈’에서 자신의 2번째 우승을 거둔 직후 가장 친한 친구인 서희경에게 우승재킷을 입혀주며 힘을 불어넣어 줬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서희경은 하반기 첫 대회에서 생애 첫 감격의 우승을 거뒀다. 당시 서희경은 친구 홍란에게 인터뷰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무리 친구 사이여도 개인 스포츠라는 골프의 한계점이 있음에도 서로 아끼고 위해주는 등 뜨거운 우정을 보여줬던 홍란. 미모와 실력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씨까지 보여주며 골프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항상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윤채영(21·LIG), 한현정(20·푸마), 정재은(19·하나금융) 등도 뛰어난 미모로 국내 필드를 빛냈다. 이들과 더불어 이보미(20), 강다나(18), 양수진(17) 등이 신인으로 활약할 내년에는 국내 투어가 더욱 화려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박희영(21·하나금융)과 최나연(21·SK텔레콤)이 시즌 막바지까지 신인상을 놓고 접전을 펼친 이후 3년 만에 다시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신인상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혈전을 벌였다.
그 주인공은 2006년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최혜용(18·하이마트)과 유소연(18·하이마트), 그리고 지난해 드림투어(2부 투어) 상금왕 김혜윤(19·하이마트) 등 3명이다.
이들 중에서 유소연이 가장 먼저 웃었다. 국내 개막전으로 열린 ‘스포츠서울-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 유소연이 생애 첫 승을 가장 먼저 거뒀다. 그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며 3번의 준우승을 거두는 등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그 위력을 잃었다.
반면 상반기 막바지까지 우승 없이 준우승만 3번을 기록했던 최혜용은 제주도에서 열린 ‘롯데마트 행복드림컵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신인상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줄곧 신인상 포인트 부문 2위를 달리다가 유소연을 역전시킨 것은 지난 10월에 열린 ‘KB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
신은 이들 중 최혜용의 손을 들어주었다. ‘KB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에서 유소연은 안타까운 실격을 당하며 한 걸음 물러섰고 이 틈을 타 최혜용은 공동 2위에 오르며 신인상 포인트 1위에 올라섰다. 최혜용은 여세를 몰아 남은 대회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며 생애 한 번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을 확정했다.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신인상 부문 선두권을 위협했던 김혜윤은 상반기 손목 부상으로 2개 대회를 불참했던 것이 아쉬웠다. 결국 김혜윤은 신인상 부문 3위에 오르는 데에 만족해야 했지만 2년차를 맞이하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다.
올해 KLPGA투어를 돌아보면 새로운 형태의 대회들이 많이 개최됐다. 특히 지난 5월에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은 올해 가장 흥행에 성공한 대회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김혜윤이 16강전에서 박지은(29·나이키골프)과 8강전에서 신지애를 차례로 물리치면서 파란을 일으켰고 3~4위전과 1~2위전 모두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게 진행되면서 연일 언론에 이슈를 제공했다.
이 대회에서는 프로 4년차 김보경(22·던롭스릭슨)이 신인 최혜용과 마지막 홀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면서 흥행을 이끌었다. 결국 김보경이 최혜용을 1 Up으로 눌렀고 당시 캐디를 봤던 아버지와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려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에게 진한 감동을 줬다.
상반기에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이 있었다면 하반기에는 KLPGA 역사상 가장 큰 상금인 8억원이 걸린 ‘하이원컵 채리티 여자오픈’이 개막전으로 열렸다. 하이원컵은 자선 형태로 열려 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2억원) 중 참가 선수들의 뜻을 모아 1억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등 따뜻한 대회로 개최됐다.
또한 서희경이라는 ‘신데렐라’를 탄생시켰고 이후 시즌 6승이라는 위업의 시작을 알리는 대회로 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우승상금 2억원이라는 잭팟을 터뜨린 서희경은 하이원컵을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킨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라 말했고 “자신감을 심어준 대회”라고덧붙였다.
한편 서희경이 시즌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세인트포 레이디스 마스터스’는 KLPGA와 LET(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해 양대 투어의 상금 순위 대상 대회로 치러졌다. 서희경은 이 대회 우승으로 2011년까지 LET에 출전할 수 있는 시드를 부여받기도 했다.
KLPGA 투어가 지난해 20여 개, 올해 25개 대회 이상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체력과 기량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매주 열리는 대회에 적응하기 위해 지난 겨울철과 하반기를 대비한 휴식기간에 선수들은 근력강화운동을 통해 체력을 키워나갔다.

노력한 만큼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골프다보니 이들의 실력이 늘었고 그만큼 대회장을 찾는 갤러리나 TV중계를 시청하는 골프팬들이 자연스럽게 경기 곳곳에서 재미를 느끼게 됐다.
2008 KLPGA 투어가 12월 6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일국가대항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신지애가 빠지는 2009년. 서희경을 필두로 한 미녀군단이 어떤 경기를 펼칠 것인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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