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48)한국철강-세화통운-대유코아-라보상사

2012.04.17 10:06:06 호수 0호

회장 부인·자녀 회사에 막 퍼준다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철의 명가’ 한국철강그룹(현 KISCO홀딩스그룹)은 10여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는 ‘세화통운’과 ‘대유코아’, ‘라보상사’ 등이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1972년 설립된 세화통운은 화물차 운반과 수출입 화물의 항만하역 등 운송업체로 1998년 한국철강이 인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세화통운의 최대주주는 지분 51.7%(1만5501주)를 소유한 장세일 영흥철강 대표다.

사실상 자생불능

고 장경호 동국제강 창업주의 5남인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은 2001년 동국제강에서 한국철강을 갖고 독립했다. 장 회장의 3남(장세현 한국특수형강 대표-장세홍 KISCO홀딩스 대표-장세일) 중 막내인 장세일 대표는 세화통운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문제는 세화통운의 자생력이다.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세화통운은 지난해 매출 257억원 가운데 86%인 221억원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세화통운에 일거리를 준 ‘식구’들은 한국철강(120억원)을 비롯해 한국특수형강(38억원), 환영철강공업(35억원), 영흥철강(23억원), 마산항5부두운영(4억원), 대흥산업(1억원) 등이다. 2010년에도 한국철강(114억원), 한국특수형강(37억원), 환영철강공업(33억원), 영흥철강(5억원), 마산항5부두운영(3억원), 대흥산업(1억원) 등 계열사들이 퍼준 ‘일감’은 총매출(229억원)의 84%(193억원)에 달한다.

그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세화통운이 계열사들과 거래한 매출 비중은 ▲2000년 94%(총매출 209억원-내부거래 196억원) ▲2001년 94%(201억원-189억원) ▲2002년 91%(199억원-182억원) ▲2003년 88%(184억원-162억원) ▲2004년 85%(189억원-160억원) ▲2005년 84%(203억원-171억원) ▲2006년 84%(228억원-192억원) ▲2007년 87%(220억원-192억원) ▲2008년 82%(221억원-182억원) ▲2009년 81%(266억원-216억원)로 나타났다.


세화통운은 계열사들을 등에 업고 거둔 실적을 바탕으로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6000만원을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중 절반 이상을 장세일 대표가 챙겼다.

2009년과 2010년에도 각각 같은 금액을 배당했다. 앞서 2000년과 2001년 1650만원씩, 2002∼2008년엔 4500만원씩을 배당한 바 있다. 2010년까지 장 회장의 장·차남인 세현-세홍씨가 48%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형제들은 세화통운에서 짭짤한 ‘용돈(?)’을 챙긴 셈이다.

해마다 계열사들이 수백억 몰아줘 “의존도 80∼90%”
매년 짭짤한 배당도…오너일가 수천만∼수억씩 챙겨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한국철강 계열사는 또 있다. 바로 대유코아다. 2001년 설립된 대유코아는 공업용 가스 등 기체연료 제조업체다. 또 석회석 등 광산물을 채굴 가공해 판매하기도 한다.

대유코아는 매출의 절반가량을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계열사 매출 비중이 50%에 이른다. 총매출 284억원에서 한국특수형강(58억원), 한국철강(57억원), 환영철강공업(28억원) 등과의 거래액이 143억원이나 됐다.

대유코아의 내부거래율은 ▲2002년 65%(254억원-166억원) ▲2003년 68%(336억원-230억원) ▲2004년 47%(234억원-109억원) ▲2005년 47%(260억원-123억원) ▲2006년 46%(271억원-125억원) ▲2007년 45%(250억원-112억원) ▲2008년 46%(282억원-131억원) ▲2009년 50%(292억원-147억원) ▲2010년 54%(310억원-168억원)로 조사됐다.

대유코아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차남 장세홍 대표가 경영 중인 이 회사는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쥐고 있다. 장 회장의 두 딸인 인희·인영씨가 각각 41.67%(12만8781주)를, 부인 신금순씨가 16.66%(5만1511주)를 보유하고 있다.

물려주려 키우나

대유코아 역시 꼬박꼬박 배당을 하고 있다. 2005년 15억4500만원을 배당한데 이어 2006년 4억6400만원, 2007년 7억7300만원, 2008년 4억6400만원, 2009년과 지난해 각각 7억7300만원을 배당금으로 풀었다. 이는 물론 ‘오너 모녀’들이 모두 챙겼다.

한국철강 내부거래와 관련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회사도 있다. 1996년 설립된 라보상사다. 화물운송과 철강용 압연롤을 제조하는 라보상사는 사실상 ‘황태자’개인회사다. 주인공은 장남 장세현 대표로, 라보상사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라보상사의 계열사 의존도는 무려 97%. 지난해 총매출 8억7900만원에서 8억4900만원이 ‘집안 매출’이다. 고작 3000만원만 외부에서 수주한 것이다. 라보상사에 힘을 보태준 계열사는 환영철강공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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