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푸릇푸릇 신토불이 오일장터 탐방-구례오일장

2012.04.09 12:00:00 호수 0호

“오메 반갑소!” 전통 가옥 사이로 약초·봄나물 풍성

산수유, 벚꽃이 줄지어 피어나고 지리산 자락의 봄기운도 한창 무르익는다. 구례오일장은 산수유, 당귀, 더덕 등 지리산에서 나는 약재에 온갖 산나물까지 쏟아져 시끌벅적한 봄 풍경을 만들어낸다. 장터는 싸전·채소전·잡화전·어물전 등 구역이 정갈하게 구분돼 있다. 쏟아지는 사투리와 직접 농기구를 달궈내는 대장간 풍경은 장터의 흥을 돋운다. 섬진강 자락의 오일장으로 명맥을 이어 온 구례장터는 끝자리가 3, 8로 끝나는 날 들어선다. 오일장 나들이는 산수유, 벚꽃길이나 화엄사 등 고찰산책과 함께하면 더욱 풍성해진다.



위치: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봄에 떠나는 구례 나들이는 한결 신바람이 난다. 산수유, 벚꽃이 줄지어 피어나고 지리산 자락의 봄기운도 무르익는다. 구례로 가는 봄길이 더욱 들뜨는 것은 오일장 때문이다. 지리산에서 나는 약재에 온갖 산나물까지 쏟아져 시끌벅적한 봄 풍경을 만들어낸다. 

구례오일장은 여느 장터와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구례읍 봉동리 장터는 한식 장옥들로 ‘구수’하게 단장돼 있다. 오일장하면 번잡하고 남루한 모습만 떠올렸다면 이곳에서는 편견이 사라진다. 차가운 시멘트 담벼락과 차양막 아래 골목사이로 난전들이 펼쳐져 있는 퇴색한 모습이 아니다. 장터는 예전에 성했던 모습을 재현하듯 번듯한 장옥내 점포와 좌판들, 정자 앞 골목에 산나물을 늘어놓은 촌부들이 조화를 이룬다. 모습은 깔끔하게 바뀌었지만, 투박한 사투리가 오가고 덤으로 나물 한줌 얹어주는 살가운 정과 풍취만은 예전 그대로다.

번잡하고 남루한 모습의
오일장터 편견은 버리쇼잉

구례오일장은 끝자리가 3, 8로 끝나는 날 들어선다. 장이 서는 날이면 읍내 분위기부터 떠들썩하다. 이른 아침 버스정거장에서 만난 마을 할머니들은 장 보는 것은 뒤로 한 채 안부부터 묻느라 여념이 없다.


장터 초입 골목길로 들어서면 은은한 약재와 산나물 향기가 코를 감싼다. 구례오일장은 예부터 지리산에서 나는 약재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산수유부터 당귀, 더덕, 칡, 생지황 등 약초들이 한가득이다. 듣기에도 생소한 약초를 넌지시 물으면 약재상 주인장은 큰숨 한번 몰아쉬고는 다락 깊숙한 곳에서 한줌 떡하니 꺼내다 준다.

여기에 봄이 무르익으면 지리산 일대의 기름진 땅에서 나는 고사리, 쑥, 냉이 등 산나물들이 곁들여져 골목길이 풍성해진다. 할머니들의 정성스런 손길에 한 번씩 다듬어진 나물들은 한결 먹음직스럽다. 뜨내기손님들이 이것저것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에는 수줍은 미소가 봄 햇살 만큼이나 한 가득이다. 묘목을 파는 나무장수는 “요즘은 매화나무를 심어야 제격이다”며 한 마디 거든다.

구례오일장은 구역이 정갈하게 구분돼 있다. 약재를 파는 곳과 쌀을 파는 싸전이 어우러져 있고 또 다른 골목으로 접어들면 채소전, 잡화전과 어물전이 이어져 있다. 어물전에서 풍겨내는 비린내는 장터 고유의 텁텁한 향기를 만들어낸다. 구례오일장의 어물전은 규모도 제법 크다. 홍어, 민어에서 낙지, 굴비까지 남도에서 나는 해산물이 총집결했다.

골목 사이사이 감초 같은 상점들 역시 분위기를 돋운다. 구례오일장은 특히 대장간이 볼거리다. 시뻘건 불에 낫과 호미를 달구고 두들겨 대느라 이른 아침부터 열기가 후끈하다. 장터에 놀러 온 꼬마들에게는 투닥거리는 대장간 풍경이 마냥 신기하고, 본격적인 밭일을 앞둔 아주머니들은 호미 자루를 꼼꼼하게 쥐어보며 흥정을 하느라 바쁘다.

산나물과 약초는 기본
홍어·민어 등 해산물도 즐비

장터풍경에서 빠질 수 없는 뻥튀기 점포도 세 곳이나 나란히 늘어서 있다. 점포 안은 겨우내 말린 옥수수 등을 간식거리로 튀겨가려는 할머니들의 정담이 정겹게 오간다.

옛 정취가 가득한 구례오일장은 200년 가까이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하동포구에서 시작된 섬진강 물길은 구례까지 닿았고, 조선시대에는 섬진강 뱃길을 따라 타지 상인들도 이곳 구례오일장까지 와서 물건을 거래했다고 한다. 봉동리 장터는 한때 구례 상설장쪽으로 터를 옮겼다가 1950년대 후반 다시 봉동리에 정착해 마을 주민들의 왁자지껄한 만남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구례오일장은 과거에는 목기시장으로도 유명했다. 

인근 화개 오일장이 상설 장터로 변한 이후로는 구례장이 섬진강 줄기에 들어서는 오일장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난전으로 유지되던 오일장은 2000년대 중반 전통 오일장을 되살리는 취지에서 30여 동의 한식 장옥과 4동의 정자를 갖춘 모습으로 새롭게 재단장됐다. 최근에는 오일 장터 나들이 코스 때 빠지지 않는 명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장터 구경을 끝냈으면 구례의 봄꽃을 만끽할 차례다. 3월 말 본격적으로 꽃망울을 터뜨린 산동마을 산수유는 4월 초까지 노란 자태를 뽐낸다. 만복대 아래 위치한 산동면 상위마을은 마을을 감고 도는 계곡을 따라 산수유나무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어 ‘산수유 마을’로 불린다. 엄지 손톱만한 산수유 꽃은 한 그루에 수만 송이의 꽃이 빼곡하게 매달리고 가을이면 붉은 산수유 열매를 맺는다. 마을 산책을 끝낸 뒤 주민들이 파는 따뜻한 산수유차 한잔 마시면 몸은 봄날처럼 노곤해진다. 산수유가 시들 무렵이면 섬진강 벚꽃길이 17, 19번 국도를 따라 수를 놓는다. 4월 초, 중순이면 하얀 벚꽃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오래된 사찰과 한옥에서도
완연한 봄기운 묻어나

 
오래된 사찰과 한옥에서도 완연한 봄기운은 묻어난다. 지리산 자락의 화엄사는 백제 성왕 때 창건된 1500년 세월의 고찰이다. 경내에는 국보 4점, 보물 5점 등의 문화재가 보존돼 있으며 템플스테이가 가능하다. 토지면의 운조루, 곡전재 등 구례의 옛 한옥들 역시 풍취를 더한다.


조선 후기 양반 고택의 멋을 잘 살려낸 운조루는 대청마루 앞에는 동백꽃이, 대문밖 연못에는 소나무 한그루가 단아하다. 운조루 건너편, 높은 돌담과 대나무숲이 인상적인 곡전재는 하룻밤 묵어가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구례읍내 농업기술센터에는 야생화 압화전시관, 잠자리생태관, 농경유물전시관이 있어 자연이 만들어 내는 신비로운 세계를 함께 관찰할 수 있다. 지친 여행의 피로는 산동마을 초입의 지리산 온천에서 풀면 좋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코스
구례오일장 → 산동면 산수유 마을 → 화엄사 → 운조루

♣1박2일코스
첫째날 : 구례오일장 → 운조루 → 곡전재 → 화엄사(템플스테이)
둘째날 : 산동면 산수유 마을 → 지리산 온천 → 압화전시관

♣대중교통
[기차] KTX : 서울역↔구례구역 1일 2회 운행 3시간 소요(새마을호 4회, 무궁화호 18회 운행)
[고속버스] 서울남부터미널에서 구례행 버스 하루 7~8차례 운행(3시간 소요)

♣자가운전
천안논산고속도로 → 호남고속도로 → 순천완주고속도로(27번) 이용 → 구례화엄사IC → 읍내터미널 방향

♣축제 및 행사
산수유축제 : 매년 3월 말
섬진강변 벚꽃축제 : 매년 4월 
지리산 남악제 : 매년 4월 
피아골단풍축제 : 매년 10월 말 또는 11월 초

♣주변 볼거리
사성암, 천은사, 섬진강 어류생태관, 동편제전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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