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재벌가 로열패밀리 골목점령 ⑤롯데후레쉬델리카

2012.03.19 09:29:33 호수 0호

우리 편의점엔 우리가 만든 삼각김밥만…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국내 유통대기업 2, 3세들의 골목상권 장악이 점입가경이다. 제빵과 커피는 물론, 심지어 순대와 떡볶이로까지 무차별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야말로 문어발이 따로 없다. 특히 이들은 탄탄한 자본력과 유통망을 앞세워 골목상권을 빠르게 점령해 나가고 있다. 힘없는 소상공인들로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밥그릇이 줄어드는 걸 망연히 바라 볼 뿐이다. 소상공인들의 밥상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기업은 대체 어딜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소상공인들의 피눈물을 짜내고 있는 ‘못된 재벌’들을 짚어봤다.

그룹 편의점 등에 물량 몰아줘 ‘초고속 성장’
그룹 편의점 늘어나면서 중소업체 살길 막막



롯데그룹에서 골목에 가장 깊숙이 들어와 있는 건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이다. 2011년 말 점포수는 5500여개로 전체 편의점 2만650여 개의 26%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지난 2010년 인수한 바이더웨이 역시 골목 구석구석에 둥지를 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골목상권 진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가열되는 가운데서도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는 문제시되지 않았다. 롯데가 직영하는 점포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가맹사업자를 통해 운영되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논외

정작 골목상권과 관련해 도마에 오른 건 지난 1999년 설립된 식품 제조회사 롯데후레쉬델리카다. 이유는 간단하다. 삼각김밥을 비롯해 김밥, 햄버거, 샌드위치, 도시 등 신선식품을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 등에 독점 공급해 중소 신선식품 업체들을 궁지로 몰고 있어서다.

롯데후레쉬델리카의 거래처는 롯데 계열사들 뿐이다. 지난 2010년 세븐일레븐을 통해 전체 매출의 70.9%에 해당하는 414억원을 벌어들였다. 롯데쇼핑에는 82억원, 바이더웨이에는 27억원을 팔아 치웠다. 2010년 롯데후레쉬델리카가 올린 584억원의 매출 중 무려 98%에 해당하는 569억원이 모두 계열사 간 거래였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후레쉬델리카는 초고속 성장했다. 롯데후레쉬델리카의 매출은 설립 이듬해인 2000년 37억원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58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은 설립초반인 2000년 13억원 적자에서 2010년 24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는 오너가의 이익으로 이어진다. 롯데후레쉬델리카의 주주명부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과 막내딸 신유미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롯데후레쉬델리카의 지분을 9.31%씩 동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내부거래를 통한 롯데후레쉬델리카의 초고속 성장은 오너가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지만 신선식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들에겐 ‘재앙’이다. 납품할 곳을 찾지 못해서다. 사정은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의 점포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일반 편의점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중소기업들의 설 자리는 줄어들었다. 대기업의 자본력과 영업망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 결국 중소기업들은 줄어드는 일반 편의점을 상대로 나눠먹어야 하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중소상인들은 생계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소기업 주린배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골목상권 진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많은 대기업들은 골목 상권과 관련한 사업을 접기로 했다. 특히 GS그룹은 삼각김밥 등 식료품 제조업체인 후레쉬서브의 정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롯데후레쉬델리카는 이 사업을 손에서 놓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그만큼 오너가는 부른 배를 두드리겠지만 그 사이 중소기업들은 주린 배를 움켜잡고 신음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 관련, 롯데후레쉬델리카 측 관계자는 “그룹에서 관리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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