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이 Q스쿨에 간 까닭은?

2008.11.25 09:37:43 호수 0호

“구겨진 자존심 딛고 재기에 성공하겠다”

미셸 위. 그녀의 근황이 궁금하다.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됐던 그녀. 그러나 그녀의 현주소는 내년도 풀 시드를 얻기 위해 Q스쿨에 나가 있는 상황이다.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천만 달러 소녀의 구겨진 자존심은 그대로 추락하고 말 것인가. 아니면 재기에 성공할 것인가. 미셸 위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중학교 1학년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성숙한 몸과 세련된 얼굴. 13세의 미셸은 여자골퍼로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여기에 300야드를 넘나드는 호쾌한 드라이브와 멋진 스윙은 금상첨화였다.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물론이었다. 미디어의 수식어는 그야말로 찬사 일변도였고 여자 골프계의 ‘타이거 우즈’, 골프 신동, 신데렐라 골퍼 등 어떤 수식어도 그녀를 표현하기에 충분치 않을 만큼 그녀는 상승세를 탔다. 

그녀의 앞날은 탄탄대로였다. 외모 면에서도 그렇지만 골퍼로서의 자질 또한 충분해 보였고 팬들은 그녀의 실력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린 중학생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골프계의 그녀를 향한 러브콜은 끊이지 않았다.
LPGA의 각종 대회 초청이 줄을 이었고, 여기에다 그녀가 남자대회까지 출전한다고 하자 PGA의 일부 대회에서도 줄을 대기 시작했다. 그녀가 출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대회는 흑자가 났다. 팬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고 그녀의 샷 하나하나가 볼거리였다.
미셸도 이에 보답했다. 주요 여자 메이저대회에서 이따금씩 보여주는 정교한 샷 하나만으로도 팬들은 열광했다. 남자대회에서 PGA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는 모습만으로도 골프계에 주는 임팩트는 엄청났다. 우승은 아니더라도 가능성이 있는 샷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우승을 하는 것과 가능성이 있는 것은 큰 차이가 있지만 팬들은 깜짝 쇼를 연출하는 그녀를 좋게만 생각했다. ‘충분한 가능성’으로 미화했고 조만간 우승을 일궈 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물론 그녀는 아직까지 어린 나이이고 무엇보다 아마추어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이 감싸질 수 있었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프로로 데뷔하는 기간까지 약 4년간은 그녀에게 있어선 잠깐 동안의 황금기였다. 그러나 이 황금기란 이른바 가능성을 감안한 것이었지 완전한 의미의 황금기는 결코 아니었다. 어떤 의미에선 성장기라고 할 수도 있었다.
이 기간 동안 그녀에게 거는 팬들의 기대는 타이거 우즈가 프로로 데뷔할 때 걸었던 기대 이상이었다. 그녀도 나름대로 이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 같은 상승세를 타고 미셸은 16세인 2005년 전격적인 프로 데뷔를 만천하에 알렸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시기였고 급기야 어린 소녀에게 나이키와 소니는 각 500만 달러씩 투자하면서 그녀는 말 그대로 ‘천만 달러의 소녀’가 된 것이다.
이에 보답하듯 2005년 시즌 오픈 SBS 대회에서 2위를, 그리고 메이저인 맥도날드챔피언십에서도 2위를 기록하는 등 성적도 상승세를 타는 듯 보였다.
사실 이 시기에 그녀는 골프보다도 외적인 일에 더욱 바빠 보였다. 헐리우드에서의 러브콜은 물론 전 세계의 영향력 있는 여자 스포츠 선수로 선정되는 등 그녀의 신데렐라 행진은 계속될 것만 같았다.



6년 전 13세 그녀는 골프계의 신데렐라였다
그러나 미셸 위의 전성기는 그것이 한계였다


신데렐라의 겉모습은 너무나도 화려했다. 그러나 그녀의 골프 성적은 스포트라이트에 반비례하기 시작했다. 팬들이나 미디어의 시선이 서서히 곱지만은 않아지기 시작했다. 위태위태하면서도 간간이 상위권 성적으로 때우며 넘기던 그녀였지만 우승에 대한 낭보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프로 데뷔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는 그녀에 대해 일각에선 서서히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녀를 추켜세우던 언론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LPGA나 PGA의 타 선수들의 질타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이 “남자대회에 나서지 말고 그 시간에 여자대회에 신경을 써서 우승하는 법을 배워라”며 가했던 일침은 뼈아픈 나무람이었다. 그때부터 그녀에게 쏟아지는 것은 찬사가 아니라 어느덧 비난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우승이라는 것은 일각에서의 시기와 질투, 혹은 볼멘소리까지도 잠재울 수 있는 탈출구였다. 단 한 차례의 우승이라는 사실 하나만 있으면 그녀는 그나마 체면을 유지할 수도 있었고 신데렐라의 행보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마추어 시절이든 프로 시절이든, 그녀는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6년 시즌 동안 상위 랭킹에 입상한 것은 ‘에비앙 마스터즈’에서의 2위와 ‘LPGA 나비스코’ 메이저 대회에서의 3위 정도였다. 이같은 성적만으로는 결코 그녀의 위상을 지키는 것은 고사하고 골프 선수로서의 자질마저 의심받기에 충분한 졸작이었다.
이때부터 언론의 질타가 서서히 쏟아지기 시작했다. 남자대회에 출전하지 말 것과 기량을 닦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가족들은 계속해서 남자대회 출전을 멈추지 않았다.
현재까지 미셸이 출전한 남자대회는 올해의 ‘RENO OPEN’을 비롯해 총 8차례. 단 한 번도 컷을 통과하지 못한 최악의 성적만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월 여자대회인 일리노이 ‘스테이트 팜 클래식’에선 좋은 성적으로 우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에서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빠트려서 실격 처리 되는 등 불운의 연속이 계속됐다. 이제 그녀는 골프계에서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미셸의 유명세는 그러나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에 재학 중이던 남자친구인 로빈 로페즈(NBA 피닉스 썬즈)와 함께 ‘스포츠 스타-연예인 커플’ 중 3번째 순위로 뽑히는 등 아직까지는 스포트라이트가 비쳐지고 있다.  
현재 그녀는 내년도 풀시드를 얻기 위해 Q스쿨을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그녀로선 만감이 교차되는 때이기도 하다. 맨 밑바닥까지 추락한 그녀의 위상을 보고 그녀도 재기의 칼을 갈고 있는 중이다.
현재 상황의 그녀를 보고 유력지인 ‘시카고 트리뷴’ 같은 일간지에서 그녀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셸은 어쩔 수 없는 여성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모든 종목을 막론하고 여자가 남자를 이기는 스포츠는 존재하지 않는다. 스포츠에서 성 대결은 있을 수 없다. 남녀 차별이 아니라 스포츠에서 남자대회와 여자대회가 따로 있는 이유가 있다. 미셸도 예외는 아니다. 마치 NBA에 도전하는 것과 같다. 의미 없는 일은 하지 말 것을 부탁한다. 남자대회 컷 통과란 그저 한 편의 쇼에 불과하다. 진정한 승부를 원하는 팬들은 이를 외면하게 된다.”
올해 미셸은 조금은 서럽기까지 하다. 그나마 스폰서 초청대회도 없어 대회에 참가하기가 녹녹하지 않다. 프로 세계에서 기량 말고 다른 것으로는 인정받을 수 없다. 그녀 역시 실력을 검증 받고 내년도 풀시드를 얻어내기 위해선 예외 없이 Q스쿨에서 퀄리파잉이 돼야 한다. 그녀가 Q스쿨에 간 까닭이다.
그동안의 장밋빛 인생은 잠시 접어두고 실력으로 입증받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녀가 다시 돌아오고 우승의 낭보가 전해지는 날, 팬들은 잠시 잊혔던 그녀의 환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예전처럼 반길 것이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