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제 골프장 전성시대

2018.06.04 09:46:34 호수 1169호

부자들만? 문턱 낮추는 골프장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레저백서 2018>에 의하면 대중제 골프장 수가 회원제를 추월한데 이어 이용객 수에서도 대중제 골프장이 회원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회원제에서 대중제로의 전환은 계속되고 있다.



회원권이 있어야 접근 가능한 문턱 높았던 회원제 골프장의 시절을 지나 지금은 대중제 골프장이 대세다. 대중제 골프장 수가 회원제를 앞지른 것을 넘어 이제 이용자 수마저 회원제를 추월했다. 

회원제 줄고
대중제 늘어

지난 2016년의 대중제 내장객은 1만6394명으로, 회원제의 1만6930명보다 적었다. <레저백서 2018>에 따르면 대중제 골프장의 이용객 수(18홀 환산)는 지난해 1838만8000명으로 2016년보다 12.2% 증가해 2011년보다 2.2배 급증했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의 이용객 수는 지난해 1617만명으로 전년보다 4.5% 감소했다. 이러한 이용객 수의 증감은 대중제 골프장 수가 회원제를 앞지른 것과 관련이 깊다. 

지난해 대중제 골프장은 3개가 신규 오픈했고,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골프장은 12개에 달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지난 4월 말까지 대중제로 전환한 회원제 골프장 수가 76개에 달했고, 올해도 최소 15군데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골프장 전체 이용객 수는 3631만1000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3.7%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골프장 이용객 중 회원제 골프장 이용객의 비중은 2012년 60.5%에서 2017년에는 44.5  %로 16.0%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대중제 골프장 이용객 수는 같은 기간 34.1%에서 50.6%로 16.5% 포인트 상승했다.

골프장들의 이용객 수 증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대중제와 회원제 골프장 수가 역전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용객 수까지 역전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대중제 골프장 수는 301개로 회원제 184개보다 117개가 더 많았다. 지난해 대중골프장 수가 300개를 돌파했는데, 이는 회원제 골프장들이 입회금 반환 사태로 부실한 회원제가 회생절차를 신청한 후 입회금을 반환하면서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했고, 새로 개장하는 골프장들도 대부분 대중제였기 때문이다.

골프장 수 이어 이용객 수까지 추월
일반세 적용 입장료 4만5000원 저렴

회원제 골프장 수는 지난해 184개로 2016년 말보다 12개 감소했고 2014년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대중제 골프장 수는 지난 2013년 말 231개로 회원제 229개를 앞질렀다.

올해 들어서도 회원제이던 경기 광주의 블루버드, 경기 용인의 양지파인, 제주도의 라온컨트리클럽(CC)이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했다. 2008년 경기 광주의 경기샹그릴라CC에서 개명한 블루버드는 퍼블릭 전환하면서 10년 만에 큐로경기로 새로운 이름을 걸었다.

이처럼 대중제 골프장 수와 이용객 수가 급증하는 것은 회원제와는 달리 일반세율을 적용하면서 입장료가 회원제보다 약 4만5000원 저렴한 가격 경쟁력에 있다. 또 대중제는 회원권이 없어도 누구나 예약할 수 있어 접근성이 회원제보다 낫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회원 입장료는 4만원 수준에 불과해 수익성이 없지만, 객단가가 높은 비회원 유치는 입장료가 비싸 비회원 유치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일반세율을 적용받는 대중골프장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회원제 대비 
이용료 저렴

지난 2016년도 한 해에만 최대 24곳이 대중제로 전환했고 지난해도 12곳에 이어 올해도 3곳이 대중제가 됐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회원권 값이 폭락하면서 입회금 사태가 불거졌고, 이 때문에 회생절차에 들어간 후 대중제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중제로 전환되면서 입장료에 붙던 개별소비세(2만1120원)와 체육진흥기금(1500~3000원)이 부과되지 않고 재산세율도 회원제의 4.0%에서 대중제의 0.2~0.4%로 대폭 낮아진다. 이 덕택에 입장료를 4만5000원 정도 인하할 여지가 생겨나고 그 결과 매출액과 이용객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지난해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9개 골프장의 경영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9개 골프장의 평균 매출액은 2016년 67억3000만원에서 2017년 108억4000만원으로 전년보다 61.2% 급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6년 17억4000만원 적자에서 지난해 34억3000만원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25.9%에서 1년새 31.7%로 뛰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 소장은 “골프 회원권 값의 회복으로 당분간 입회금 반환 문제는 잠복하겠지만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중과세율이 인하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회원제에서 대중제 전환은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진정한 의미
대중화 아직

회원제에서 대중제로의 전환은 러시를 이루었다. 하지만 정부로부터 받은 세제혜택 등이 이용객들에게 온전히 돌아가고 있지 않아,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대중화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지난해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일부 골프장이 입장료를 인하하지 않아 각종 세제 혜택에 대해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골프장들은 전환 후에도 회원제 입장료를 그대로 받고 있었던 것이다.

입장료를 낮추지 않은 일부 골프장의 평균 입장료는 주중 15만4000원, 토요일 20만7000원이다. 일반 대중골프제 평균 입장료보다 4만원(주중 3만8000원)이나 비싼 수준이었다.

심지어 대중제로 전환 후 가격을 인상한 골프장들도 있다. 대중제로 전환하면 중과세율이 일반세율로 대폭 인하되는 만큼 회원제보다 상당한 세제 혜택이 있지만, 회원제 골프장 평균 입장료보다 5000원(주중 7000원) 정도 저렴한 수준이어서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무늬만 대중제인 셈이다. 대중제로 전환해 세제혜택을 받는 만큼 입장료 인하를 통해 대중이 골프를 보다 저렴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대중제 골프장의 가격 이 낮은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골프 대중화는 아쉬운 실정이다.

갈 길 바쁜
골프대중화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도 “대중 골프장 수와 이용객 수가 회원제를 앞지른 것은 정부의 골프대중화 정책이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값싸게 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골프대중화는 아직 멀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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