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사기 보험판매시스템 고발 ‘그후’

2011.08.09 10:15:00 호수 0호

다신 안 그런다는데, 믿을 수 있나?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동양생명이 최근 발칵 뒤집어졌다. 내부자의 양심선언에 내부사정이 낱낱이 까발려져서다. 당황한 동양생명은 당장 해당 지점의 영업을 정지시키고 내부감사에 나섰다. 그로부터 2달여가 지난 지금, 동양생명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7차례나 보험 재가입 후 취소 종용하기도 
“불완전보험 확인되면 납입금 전액 환불”

<일요시사>는 ‘동양생명 사기보험판매 시스템 충격 내부고발’ 제하의 기사에서 동양생명이 자행하고 있는 변칙영업 행태를 낱낱이 고발한 바 있다.

기사에 따르면 동양생명 TM팀은 우선 텔레마케팅을 통해 ‘무늬만’ 저축인 상품에 가입시킨다. 그리고 해당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의 데이터베이스(DB)를 동양생명 영업팀에 넘겨 기존의 상품보다 더 질 낮은 상품으로 갈아타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동양생명은 불리한 내용을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상품의 카탈로그도 조작하는 등 ‘반칙’도 서슴지 않았다.



피해 제보 속출

문제는 동양생명이 이 같은 변칙영업을 묵과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된 감사요구가 접수된 바 있지만 개선의지는 없었다. 추후 민원이 발생, 법적인 절차를 통해 환불을 해주더라도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보도 이후 <일요시사>에는 수많은 피해사례가 접수됐다. 다음은 피해사례 중 하나.

A씨는 지난 2008년 동양생명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저축상품에 가입하라는 것이었다. 저축상품이라는 말에 A씨는 5만원짜리 상품에 가입했다. 이후에도 동양생명의 가입권유 전화는 끊이지 않았고 A씨는 총 7개의 상품에 가입, 매달 70만원을 납입했다.

그리고 2년이 돼 가는 시점에 동양생명 영업직원이 A씨에게 찾아왔다. 그제야 A씨는 자신이 가입한 상품이 5년이 지나야 원금이 보장되는 데다 저축의 모양새를 갖추는 데만 꼬박 10년이 걸린다는 걸 알게 됐다. 전화가입 당시 이 같은 설명을 듣지 못했던 A씨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영업직원은 기존의 저축상품을 해약하고 변액보험을 가입할 것을 종용했다. 기존 가입되어 있는 상품을 해지하고 새로운 상품을 권유하는 ‘승환’은 보험업법상 명백한 불법행위다. 

당시 A씨가 납입한 금액은 총 1500만원 정도. 상품을 해약할 경우 800만원을 손해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액수도 액수지만 이미 한번 당한 전력이 있던 A씨로서는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다.

이에 A씨는 타사 보험설계사에 문의를 했다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됐다. 동양생명 영업직원이 추천한 변액보험은 기존의 저축상품보다 더 질 나쁜 상품이라는 것이었다. 원금을 보장받는 데 걸리는 시간만 무려 20년이었다. 화가 난 A씨는 당장 저축상품을 해약하고 타사 상품으로 전환했다.

A씨는 그나마 나은 경우다. 동양생명 영업직원 말만 믿고 변액상품으로 갈아탄 경우도 부지기수다. 심지어는 피해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동양생명이 18개월(지난 3월기준, 기존 24개월) 이상 납입한 고객만 선별해 새로운 상품에 가입시킨 뒤 그간 납입한 돈을 선납시키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는 건 적어도 가입일로부터 18~24개월이 지난 후가 된다는 얘기다.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기사가 나간 뒤 동양생명은 어떤 대책을 세웠을까. 우선 해당 지점의 영업을 전면 중단하고 내부감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해당 지점에서 보험에 가입한 고객들 모두에게 해피콜을 해 부실계약 여부를 파악, 불완전영업 사실이 확인될 경우 납입보험료를 전액 환불하도록 조치했다. 또 각 센터와 지점별로 공문을 내려 보낸 한편 재발방지를 위해 교육을 실시했다.

“재발 방지 노력”

이와 관련, 동양생명 측 관계자는 “실적 욕심에 일부 지점이 무리수를 둔 것 같다”며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보험사에서 변칙영업은 장기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 변칙영업을 일삼다 부실에 빠진 금호생명이 대표적인 예다. 일단 동양생명이 안고 있던 시한폭탄의 바늘은 멈춘 듯하다. 그러나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 동양생명이 보험업계의 ‘좋은 예’가 될지 ‘나쁜 예’로 남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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