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DJ서거 2주년 추모 사진전 스케치

2011.08.08 09:15:00 호수 0호

태양과 함께 사라진 DJ 생애 엿보다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뜨거운 태양의 계절 8월이다. 어느덧 ‘민주화운동의 대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일이 다가왔다. 그의 삶은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고, 오랜 망명생활을 겪으며 시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온갖 위협 속에서도 민주화에 대한 그의 뜨거운 열망은 식을 줄 몰랐다. 한 평생 뜨거운 열정으로 살았던 그는 자신을 닮은 뜨거운 태양 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2년이 흘렀다. 곳곳에서 그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추모행사가 한창 준비 중이다. 지난 5일 그의 서거 2주년 추모 사진전 현장을 스케치했다.

영화보다 짜릿한 반전 파란만장했던 DJ의 생애
‘행동하는 양심’의 선두주자 DJ의 발자취 따라

영화보다 더욱 짜릿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파란만장했던 생애를 살았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이에 8월이면 그를 추모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그의 추모 사진전은  ‘만남과 동행’이라는 주제로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 컨벤션 홀에서 8월 한 달 동안 열린다. 

시끄러운 대로변에서 동교동 골목길로 들어오면 금세 조용해진다. 골목골목 길이 여러 갈래로 갈라진 까닭에 길을 물어 찾아야 했던 사진 전시관. 한 행인에 길을 묻자 거의 집 앞까지 안내를 해줬다. 살아생전 김 전 대통령의 이웃주민에 대한 인심이 이렇게 후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꿈꾸던 청년 DJ
정치에 발 내딛다

곧 의경 한명이 지키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의 자택을 볼 수 있었다. 집주인을 기다리는 양 집도 그리움을 품은 채 조용히 침묵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그의 이름을 딴 김대중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관리인이 추모 사진관을 안내해준다. 안내에 따라 계단을 한층 내려가면 김 전 대통령의 한평생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사진은 ▲김대중의 일상 ▲행동하는 양심 ▲민주-인권-평화를 위한 고난의 여정 ▲대한민국 트랜스포머 대통령 ▲햇볕정책, 한반도 평화 ▲용서‧화해‧용기의 노벨평화상이라는 테마에 맞게 전시되어 있다.

사진 속에는 꿈꾸던 청년 김대중의 모습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던 젊은 날의 정치인 김대중의 모습, 그리고 시련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고 인동초처럼 피어올라 마침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 김대중의 모습이 담겨있어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것처럼 스릴감이 넘친다.

그의 목포상고 시절의 까까머리 사진에 처음 눈길이 간다. 젊은 청춘을 피 튀기는 민주화 투쟁에 바쳤던 그였기에 소년시절의 앳된 모습은 새삼 놀랍다. 이어 파이프를 입에 물고 신사복을 빼입은 멋쟁이 젊은 김대중의 모습 역시 새롭다.

치열한 생의 흔적
가슴 뭉클함 느껴져

이승만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에 대한 열병으로 정계에 발을 담그며 시작된 그의 치열했던 정치 인생의 흔적은 가슴 뭉클함을 남긴다.

박정희 정권의 3선 개헌을 반대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설장면과 교통사고를 가장한 테러에도 선거유세를 감행하는 모습, 동경납치와 살해 위기 속에서 살아 돌아온 모습, 그리고 사형선고를 받고 수인복을 입은 모습까지. 하지만 그의 굳센 의지와 남다른 에너지가 느껴진다.

“바른 정치가 이뤄질 때 국민이 행복해 질 수 있음을 절감했다”라는 그의 말처럼 그는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민주화를 그리고 수많은 낙선의 아픔에도 정치를 포기하지 않았다.

또 서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달랐던 그가 남대문시장에서 노점상을 몸소 체험하는 모습은 “골라골라”를 외치는 듯한 자연스러움에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꿈꾸던 까까머리 소년부터 열혈청년의 모습까지
한 평생의 사랑 이희호 여사에 사랑과 존경 표해


이어진 IMF위기 극복을 위해 세계를 발로 뛰는 모습,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과의 역사적 만남의 모습, 노벨상을 받고 연설하는 모습, 세계가 주목하는 김대중의 모습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김 위원장과 손을 맞잡고 포옹하는 모습, 활짝 웃는 모습 등은 누구도 연출하지 못했던 명작으로 역사 속에 길이길이 남을 듯하다.

평생의 사랑인 부부
‘행동하는 양심’ 호소

하지만 무엇보다 사진전의 별미는 그의 평소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다. 정치인의 모습이 스릴러물이라면 일상의 모습은 아내 이희호 여사에 대한 평생의 사랑과 존경, 강아지와 식물, 특히 아이를 좋아하던 ‘로맨스가이’ 김대중의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이 1976년 진주교도소 수감 당시 아내 이 여사가 직접 뜨개질한 모자와 옷 등도 전시되어 있어 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두 부부의 따뜻한 사랑이 느껴진다. 때문에 김 전 대통령이 고생하는 아내의 손을 맞잡고 사랑과 존경하는 마음을 표시한 사진에서 진정성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는 “민주주의, 남북관계, 서민경제 위기에 대해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고 호소했다. 지난 2009년 6월 6‧15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행사에서 말한 이 말은 그의 마지막 유훈이 되었다.

그는 온갖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마침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우뚝 솟았다. 그리곤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리더십을 발휘했고,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또 역사적인 남북 지도자의 만남도 있었고, 이어 대한민국 최초로 평화노벨상까지 수상했다.

구사일생 속에서도 그는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뜨거운 염원으로 일생을 헌신했던 진정한 ‘행동하는 양심’이었다. 때문에 동시대를 살았던 우리들 가슴속에 그리고 역사 속에서 그의 뜨거운 열정은 계속해서 살아 숨 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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