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김주혁 사고 미스터리

2017.11.07 08:42:40 호수 1139호

어느 날 갑자기…의문투성이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자동차 전복사고로 사망한 배우 김주혁씨의 사고 및 사망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과 병원 관계자는 ‘심근경색’이 의심된다고 말했지만, 다음날 심근경색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며 의견을 철회했다. 현재 부검이 이뤄진 가운데 또 다른 사인으로 ‘머리뼈 골절’이 제기됐다. 하지만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미스터리한 부분이 많다.
 



지난달 3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배우 김주혁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인근 도로서 자신의 벤츠 지(G)바겐 차량을 몰던 중 그랜저 승용차와 추돌했다. 이후 김씨가 탄 차량은 인도로 돌진해 건물 벽면에 부딪혔고 계단 밑으로 추락하면서 전도됐다.

당시 사고 영상에는 김씨의 벤츠 SUV가 그랜저와 부딪힌 후 몇 초간 멈춰있다 갑자기 출발하고 그랜저 측면을 들이받은 후 인도로 돌진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김씨는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돼 건국대학교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오후 6시30분경 사망했다. 이런 김씨의 사망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심근경색?]

기상 조건도 나쁘지 않았던 대낮 강남의 한복판서 사고를 일으킨 데다 그랜저 차량 운전자가 김씨가 가슴을 움켜쥔 모습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어 갑작스러운 심근경색이 사고원인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부검의는 1차 구두소견서 김씨가 심근경색을 일으켰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조직검사 등을 거쳐 부검이 마무리됐을 때 내는 최종 견해에서는 바뀔 수 있는 1차 소견이지만 일단 심근경색이 직접적인 사인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진 셈이다.


[약물부작용?]

김씨의 운전이 자연스럽지 않았다는 점에서 약물이나 쇼크 등 다른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씨가 가려움증과 불안, 긴장완화에 효능이 있는 약물을 약 한 달 전부터 병원 처방을 받아 복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약물은 졸음과 두통, 피로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작용이 심할 경우 경련과 운동장애, 방향감각 상실, 알레르기로 인한 급성쇼크인 ‘아나필릭시스 쇼크’까지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러나 “유족 측으로부터 병원 대상 수사의뢰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약물 복용 여부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고 약물이 문제가 됐다면 부검을 통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검결과에 약물 영향이 있다는 내용이 나오면 (해당 병원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음주운전?]

김씨가 음주 운전을 했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 측정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출동해 심폐소생술을 한 소방대원들은 “김씨에게서 술냄새를 전혀 맡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속사 나무액터스 측은 “고인이 지병을 앓거나 약을 복용하진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척 건강한 친구였고 술은 거의 못했으며 담배도 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인은 머리뼈 골절…원인은 오리무중
경찰 “아직 모른다”온갖 추측만 난무

약물을 하거나 술을 마신 흔적이 없다면 김씨가 부자연스럽게 운전하게 된 연유도 수수께끼다.


[급발진?]

급발진 등 차량 결함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경찰은 “급발진이라면 브레이크를 밟고 있어도 차가 나간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결과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지 않은 점을 미뤄 급발진 가능성은 적다”고 밝힌 바 있다.
 

사고 현장에는 50m 길이의 스키드 마크가 선명하게 남아 김씨가 전복 직전까지 의식이 있었고 제동을 하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강한 충격으로 스키드 마크와 비슷한 자국이 도로에 남을 수 있지만 확률은 희박하다”며 “일직선상으로 스키드 마크가 남았다면 제동 증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백은?]

직접사인으로 알려진 ‘머리뼈 골절’과 관련해 안전벨트 착용 여부와 에어백 작동 여부도 중요 쟁점으로 남았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이 심하게 파손된 상황서 안전벨트 착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차량조사를 통해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방 관계자도 “구조 현장 보고와 김씨의 사고 당시 위치를 봤을 때 안전벨트를 착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에어백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구조 영상서도 에어백이 터진 모습이 확인됐다. 에어백은 작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블랙박스는?]


김씨의 사고 경위가 불명확해지자 이를 규명할 열쇠인 블랙박스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씨의 유족들은 김씨의 차 안에 블랙박스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고 차량과 현장 주변을 수색했으나 블랙박스를 찾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가 전복되면서 차 틈 사이에 블랙박스가 끼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차를 분해해 블랙박스를 찾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측은 약물이나 구체적인 조직검사 결과까지는 7일 정도 소요되며 정확한 사인을 발표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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