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트렌드> 무한리필 고기 전문점

2017.09.04 09:47:19 호수 1130호

소고기도 무한리필이 된다?

무한리필로 즐길 수 있는 고기집이 대세다. 돼지고기, 소고기, 장어 등 다양한 업종이 등장하고 있다. 불황기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파고들어 소비자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헤아려주는 식당들이다. 문제는 과연 남는 게 있느냐이다.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시민으로서 못 먹어 배고픈 사람은 없을 터인즉, 개발도상국 국민처럼 마구 먹지는 않는다는 믿음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그래도 이익이 남는다는 검증된 경험들이 있다. 이를 토대로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과학적인 원가분석 작업을 마치고 하나둘 브랜드를 시장에 론칭하고 있는 것이다.   

가성비 트렌드

사실 창업시장에 무한리필 전문점이 처음 등장한 것은 한참 오래된 일이다. 무한리필 참치전문점, 무한리필 고기뷔페, 무한리필 갈빗살전문점 등이 그 예이다. 풀잎채, 자연별곡, 계절밥상, 올반 등 근자에 인기를 끌었던 한식뷔페 역시 무한리필의 판매방식을 도입한 점포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업종이 인기를 끈 이유는 싼 가격으로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들어 가장 핫한 아이템은 소고기 무한리필 전문점이다. 지난해부터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최근 들어 고급화를 더하면서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1인당 2만원 이내의 가격으로 소고기를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인기 요인이다. 불황에 장사 안 된다는 소리만 들리던 차에 모처럼 대박집들이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선두 주자는 대구에서 시작한 ‘무쏘’다. 주변 상권에서 대박 점포로 입소문나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현재 40여개 점포가 각 지역상권에서 장사 잘 되는 점포로 자리잡으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인당 1만8900원에 프라임급 냉장육 소고기를 무한리필로 서비스 하는 것이 인기 요인이다. 꽃등심, 부채살, 갈비살에다 이베리코 흑돼지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 청담동 학동사거리에 있는 프리미엄 소고기 무한리필 전문점 ‘소도둑’은 148㎡(약 45평) 규모 매장에서 지난 7월 매출이 1억8400만원을 기록했다.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8월 매출도 떨어지지 않는다. 

이 점포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국내 최초로 1인당 1만9800원에 한우 1등급 등심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급 수입육에 속하는 프라임급 미국산 블랙앵거스 토시살과 신선한 야채도 무한리필로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고기는 신선한 냉장육 생고기를 사용하고,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고객이 주문 후 바로 썰어주는 ‘고기바’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고기바에서는 생고기 포장 판매도 한다. 농장 직거래를 통해서 구매한 신선하고 다양한 야채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셀프바도 준비돼 있다. 

신선한 냉장육 바로 썰어주는 고기바
농장 직거래 통한 다양한 야채 셀프바

인테리어 역시 프리미엄급이다. 우(牛)시장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온 외부 익스테리어와 네온사인과 철망을 활용한 내부 인테리어의 조합이 소도둑만의 독특하고 특별한 느낌을 만들어 내고 있다. 소도둑이라는 네이밍은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에서 유추한 것으로 작은 장사로 시작하지만 크게 성공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최근 소도둑과 비슷한 컨셉의 ‘고기바보’도 생겼다. A코스는 1인당 1만8900원이고, B코스는 1인당 2만900원으로 두 종류로 나누고 B코스는 육회도 무한으로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고객 수요에 맞춘 것이 특징이다. 

‘생고기대학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함께 취급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매출이 부진한 식당들의 업종변경 리모델링 창업도 지원하면서 점포가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무한리필 장어구이 브랜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한장소’는 소고기뿐 아니라 장어구이를 1인당 1만8900원에 무한리필로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업종변경 창업을 주로 하여 단기간에 50여개 점포가 생겼다.

‘짱소’는 자연산 바다장어와 냉장 소고기 무한리필 전문점이다. 1인당 1만9900원이다. 

‘무한장어’는 국내산 장어 무한리필 전문점이다. 도심 외곽상권에서 대박을 터뜨리면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무한리필 숯불닭갈비 전문점도 인기다. ‘무한계도’는 1만3500원에 닭갈비를 무한리필로 제공한다. 품질 좋은 국내산 닭고기를 유통하기 위해 ‘2일 배송시스템’으로 신선한 닭고기를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것이 인기 요인이다. 

무한리필 양꼬치 전문점도 주목받고 있다. ‘미친 양꼬치’는 점심은 1만3900원, 저녁은 1만4900원이면 2시간 동안 참숯불 그릴 위에서 양꼬치, 양삼겹살꼬치, 소고기꼬치, 돈삼겹살꼬치, 새우꼬치, 소세지꼬치 등을 무한대로 즐길 수 있다. 12개월 미만의 신선한 어린 양만을 사용해 특유의 냄새 없이 담백하다는 고객들의 반응이다. 

이와 같이 무한리필 고기 전문점은 불황의 긴 터널이 출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많다. 

무엇보다 창업 희망자는 경쟁점포의 등장 시에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미리 준비하고 창업을 시작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할 경우 가맹점에 공급되는 원육 등 식자재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있는지를 사전에 철저히 따져서 결정해야 한다. 냉동육 대신 냉장육 생고기를 제공하는지 여부는 소고기 무한리필 전문점의 마지막 승패를 좌우할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매출은 높지만 과연 얼마나 순이익으로 남느냐의 문제를 철저히 계산하고 창업에 나서야 한다. 냉장육 소고기 무한리필 전문점의 경우 매출이 1억원은 되게 점포 설계를 하는 것이 좋다. 고기의 높은 원가를 상쇄하고도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매출이 뒷받침돼줘야 하기 때문이다. 

차별화 요소

점포 임대료는 매출의 5%가 넘지 않는 것이 좋고, 향후 경쟁 점포들이 생길 때를 대비해서 점포 배후에 고기를 좋아하는 젊은 층 인구가 많은 지역의 상권이나 휴일에 가족 외식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주상복합 상권에 입점하는 것이 좋다. 입지가 조금 좋지 않더라도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점포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최근 붐이 불고 있고 찾아오는 손님이 많기 때문에 조금 외진 곳이라도 한꺼번에 많은 고객을 수용할 수 있는 165㎡(약 50평) 이상의 대형 점포가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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