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너도나도’ 우후죽순 대권도전 내막

2011.05.23 14:21:37 호수 0호

겉으론 ‘대권 도전’ 속으론 ‘총선 당선’

한나라당이 4·27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쇄신 주도권을 둘러싼 신·구주류 간 갈등으로 어수선하다. 이런 와중에도 최근 당 일부 중진들이 내년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나서 관심을 끈다. 현재까지 자천타천으로 거명되고 있는 인사는 줄잡아 10여명. 박근혜 전 대표를 필두로 이재오, 정몽준, 안상수, 김문수, 오세훈, 남경필 등이다.

인지도, 존재감 키우기 위한 ‘포퓰리즘’ 극치
도토리 키 재기’ 당 지도부 경선 가능성 커



정치권 일각에선 한나라당내 대선주자를 ‘1최강·2강·2중·2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박 전 대표를 가장 유력한 잠룡으로 올려놓고, 이재오 특임장관과 정몽준 전 대표를 차제의 경쟁자로 평가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도 대선주자로서의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으며, 최근 퇴임한 안상수 전 대표와 소장파 리더 격인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도 대권에 뜻이 있음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당 내에서는 지지율이 미미한 이들이 대선주자를 운운하는 것은 정치적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진짜 목표는 대선이 아니라 내년 총선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공천방식 변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중진의원도 총선 공천과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인지도와 존재감을 ‘대선주자급’으로 키워 총선에서 살아남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선 아닌 ‘총선용?’

4·27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안고 씁쓸히 사퇴한 안 전 대표는 이달 초 퇴임 기자회견에서 “더 높은 꿈, 더 큰 일을 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을 갖겠다”며 당내 경선 출마를 강력히 시사했다. 안 전 대표는 측근들에게도 경선 출마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남 위원장도 지난달 29일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내년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위원장과 함께 쇄신을 주도하고 있는 소장파 의원들도 남 위원장의 경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친이계 소장파의 다른 한축인 정두언 최고위원도 “당 대표를 선출하는 조기 전당대회에 남 위원장 대신 다른 후보를 낼 것”이라고 말해 남 위원장의 경선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그동안 취임 1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대선 및 당 요직 출마 여부에 극히 말을 아껴왔던 김 경기지사는 최근 당 대표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론 “다른 대선주자들이 모두 나오면”이라는 단서를 달고서다. 김 지사는 “대선주자들의 역할론이 공론화되면 7월 전당대회든 언제든 흔쾌히 참여하겠다. 구당적, 구국적 비전을 가지고 협력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뜻이다”고 밝혔다.

오 서울시장 역시 “정치인은 국민들 부름을 받으면 책임감을 느끼고 고민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서울시장으로서의 임무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이었지만 대선주자에 대한 속내는 숨기지 않았다.

한편 대선 출마 여부에 말을 아껴온 이 특임장관도 최근 측근들에게 대선 경선 출마 의지를 밝히고 ‘준비하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장관은 내년 경선에서 친이계 후보를 지원해 다시 ‘킹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이 대통령의 비전과 철학을 계승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쇄신의 근본은 무엇?

정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통령 선거에 나갈 후보들은 1년 반 전부터 선출직 당직에 출마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당을 이끌 많은 분들을 금지시키는 것이 합리적 규정인지, 사실 오래 전부터 생각을 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당권을 찍고 대권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표는 좀 더 적극적이다. 그동안 극도로 말을 아꼈지만 지난번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년에는 중요한 선거가 있으니 지금보다는 활발히 활동 할 것”이라 밝혀 대선을 향한 본격 움직임을 시사했다.

당 쇄신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한나라당이지만 현행 당헌·당규상 ‘당권-대권 분리’ 조항으로 인해 7월 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열려도 유력 대선주자들은 쏙 빠진 ‘도토리 키 재기’, ‘그 나물에 그 밥’식의 전당대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한나라당 내에 부는 쇄신바람이 정치의 근본적인 변화보다는, 오로지 내년 총선과 대선에 대비한 세력 확장에만 급급한 인상이어서 그 실효성이 의문시 되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