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스마트폰 1인방송 실태

2017.01.31 11:13:41 호수 1099호

“돈만 주면 얼마든지 벗지요”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최근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모바일 방송이 인기다. 하지만 성인방송의 경우 진입장벽이 워낙 낮아 초중고생 등 미성년자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돼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보다 선정적이고 비윤리적인 방송이 판을 치며 노출수위는 갈수록 대담해진다. 심지어 미성년자와 성행위를 벌인 방송이 생중계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이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지난해 9월 취미생활로 1인방송을 시작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하는 모바일 방송인만큼 캠 카메라 같은 비싼 장비도 필요 없었다. 김씨는 매일 퇴근 후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 방송을 하는 데 재미를 붙였다. 김씨의 채널을 즐겨 찾는 시청자들도 생기면서 생방송 화면 하단의 채팅방(창)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곤 했다.

범죄의 온상

그러던 김씨는 두 달 만에 방송을 완전히 접었다. 평소 채팅방서 알고 지내던 다른 방송 진행자의 채널을 시청하러 갔다가 ‘음란방송’을 보게 된 탓이다. 해당 방송의 채팅창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시청자들은 오히려 나이 어린 진행자에게 “옷을 더 벗어보라” “화면 캡처해 저장해야겠다”는 채팅 글을 올리며 부추겼다.

방송에서 나온 김씨는 바로 앱 관리자에게 문제를 제기하려 했지만 외국에 소재한 해당 앱 제작사와 연락이 닿지 않아 끝내 포기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1인방송 시장이 몸집을 부풀리고 있지만 그에 맞는 규제가 마땅치 않아 또 다른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방송 앱은 진입장벽이 매우 낮고 소규모 사업자가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낮은 진입 장벽과 느슨한 규제는 성장의 동력이 됐지만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감시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나타나는 여러 부작용 때문. 일부 소규모 1인방송 앱은 실명 인증만 하면 가입할 수 있다.

휴대전화만 있으면 누구나 방송할 수 있고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시청이 가능한 앱도 있다. 사실 1인방송의 낮은 진입장벽은 이미 여러 번 지적돼왔던 문제다. 이용이 자유롭다 보니 도를 넘어선 내용이나 댓글이 난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앱스토어에 실시간 방송, LIVE 방송, 생방송 등의 검색어를 쳐 보면 개인 인터넷 방송을 할 수 있는 앱들이 다수 검색된다.

이름, 성, 휴대전화 번호만 있으면 바로 가입할 수 있다. 이름과 성을 지어내 입력해도 가입이 가능하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도 별도의 장비 없이 휴대전화만 있으면 바로 방송할 수 있을 정도로 절차가 간단하다.

일부 규모가 큰 방송사업자는 24시간 방송 모니터링을 운영하지만 소규모 사업자는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또 대부분 아프리카TV의 ‘별풍선’처럼 시청자들로부터 유료 아이템을 받아 돈으로 환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돼 선정적 방송을 할 여지가 많다.

그러나 사용자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선정적인 방송을 내보내도 관계 당국이 인지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지난 23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방심위는 이러한 스마트폰 앱을 포함한 개인 인터넷 방송을 모니터링 요원 69명으로 감시하고 있다.

낮은 진입장벽에 초등생 넘쳐나
선정적 방송 적발 어려워 활개

하루 수백만건에 달하는 개인방송을 모두 모니터링할 수는 없어 신고 전력이나 위반 사항이 있는 방송 사업자만을 중점적으로 주시하는 형편이다. 방심위는 지난해 모니터링을 통해 개인 인터넷 방송 총 718건을 심의했지만 방송 사업자에 대한 시정요구는 55건에 그쳤다.

현재 대한민국 1인 인터넷 방송 채널만 7000여개, 방송 중인 BJ(방송 진행자)는 약 150만명에 달한다. 그중 스타급 BJ는 월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떼돈(?)을 벌기 위해서 일부 BJ는 장애인 비하 발언, 얼굴에 락스 붓기 등 자극적인 방송뿐만 아니라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를 생중계하는 선정적인 방송도 서슴지 않고 있었다.

인터넷 인프라,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 전국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통신망을 배경으로 최근 크게 관심받게 된 1인방송. 혼자 밥 먹는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며 외신까지 소개된 ‘먹방’, 방송을 켜놓고 함께 공부하는 ‘공방’, 인기 게임을 해설해주는 ‘겜방’까지 인터넷 방송을 부르는 명칭도 방송 소재에 따라 가지각색이다.
 


1인방송은 기존 방송서 다루지 못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제작하면서 새로운 매체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대중의 관심을 얻기 위해 가학적이고 선정적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BJ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인기 BJ는 과거 방송 중 ‘김길태 성폭행 퍼포먼스’로 영구 정지를 당했다가 방송에 복귀하기도 했다. 이후 두 중학생에게 4.5L의 간장을 쏟아부어 또다시 1인방송 사이트서 영구정지 처분을 받았으나 6개월 후 다시 방송에 복귀하는 등 가학적 방송 진행 BJ는 여전히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인터넷 방송 청소년 시청자는 “그 BJ도 어느 정도 방송정지 먹을 만큼 먹었거든요. 중독성 같은 게 있고 BJ가 이상한 것 같긴 한데 재밌잖아요. (19세 방송은) 엄마 주민등록 번호로 봐요”라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선정 방송의 수위다. 미성년자와 성관계 방송을 진행한 한 BJ까지 등장하면서 세간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해당 BJ는 현재도 버젓이 1인 인터넷 방송 사이트를 옮겨 다니며 유사성행위를 방송하는 등 여전히 선정적인 소재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일부 청소년이 부모님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이 같은 유해 콘텐츠에 노출될 수 있음을 고려한다면, 1인방송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1인방송의 막장 논란이 끊이질 않자 방송통신위원회는 ‘클린 인터넷방송협의회’를 열고 막장 개인방송 BJ에 대해 사업자가 서비스를 중단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방심위는 기존 모니터링 요원을 활용해 인터넷 방송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모니터링단을 지난해 11월 따로 발족하기도 했다.

미성년 사각지대

방심위 관계자는 “모바일 앱을 포함한 개인방송 사업자가 급증했지만 모니터링 인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소규모 방송 사업자의 선정적 방송이 암암리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인터넷방송업체들은 협의회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등 협의회가 유명무실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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