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공개> 박근혜 사저에 얽힌 비화

2016.12.26 09:25:29 호수 1094호

‘예민공주’ 있으면 아이들 통제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일요시사>는 ‘예민공주’로 소문난 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 사저 바로 옆에는 삼릉초등학교 후문이 있다. 박 대통령이 사저에서 생활했던 당시 초등학생들이 후문 길에 다니지 못했다고 한다. 심지어 학교 측에서는 사저 바로 뒤편에 있던 놀이기구서도 마음껏 놀지 못하게 했다. 왜 그랬을까?



지난 12월19일 오후 1시20분. 서울 강남구 삼성2동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 사저. 날씨가 좋았다. 점심시간 끝물인 탓에 사원증을 목에 걸고 사저 앞을 지나가는 회사원들이 눈에 띄었다. 하나같이 이야기꽃을 피우며, 활기가 넘쳤다.

놀이터에서도
못 놀게 했다

사저로 조금만 가까이 가면 분위기는 금세 바뀐다. 긴장감이 맴돈다. 아무도 사저 앞을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는다. 현직 대통령의 사저인 탓에 경비가 삼엄했다. 조금이라도 사저 가까이 가면 경찰은 매의 눈으로 돌변한다. 거동이 수상하면 민망할 정도로 지켜본다. CCTV도 5대나 보인다. 본능적으로 행인들은 사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걸어가는 것 같았다. 행인들 중에서는 간간히 손가락으로 사저를 가리키며 뭐라 수군댔다.

사저 주변의 한 건물 빌라 경비소장은 “최근에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산케이신문, 후지TV 등 수 많은 외신기자가 사저 앞에 와서 촬영하고 갔다”며 “히잡을 두른 중동 관광객들이 지나갔는데, 사저를 보며 손가락질했다. 내가 다 부끄럽더라”고 말했다.
 

사저 주변에 둘러싼 담장의 높이는 대략 7∼8m 가량으로 보였다. 밖에서는 집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담장에는 가시철조망이 설치돼있다. 마당에 빽빽이 자란 활엽수와 대나무가 집을 완전히 가린다. 바람에 으스스하게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서 ‘우주의 기운’이 느껴진다.


박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에서 30년간 살았다. 그런데도 주민들은 하나같이 박 대통령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고 입 모아 말했다. 사저의 높은 담과 보이지 않은 집만큼 박 대통령이 얼마나 이웃과 단절하고 살았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2층 벽돌집인 박 대통령 사저는 서쪽으로는 7층짜리 오피스텔, 북쪽으로는 삼릉초등학교 운동장과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웃한다. 동쪽에는 차량 한 대가 간신히 지날 수 있을 만한 진입로가 있다. 이곳은 삼릉초등학교 후문이기도 하다.

인접한 초등학교 후문 출입 막아
지름길인데…빙 돌아서 정문으로

1994년 삼릉초등학교 졸업생 A씨는 박 대통령과 초등학교 후문에 관련된 일화 하나를 기자에게 들려줬다.

A씨는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학교 측에서 늘 정문 등교를 강권했다”며 “동쪽서 오는 학생은 후문이 지름길인데, 당시 뺑 돌아서 정문으로 등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 때문에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았다”며 “당시 학교 측에서는 정문 등교 강권 사유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또 삼릉초등학교 학생들이 놀이터에서도 마음껏 놀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사저 바로 뒤편에 놀이터가 있었다”며 “특히 정글짐서 많이들 놀았는데 학교 측에서는 ‘조용히 놀아야 한다’고 지침이 내려와 조용히 놀았다”고 말했다.
 

이 역시도 학교 선생님들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초등학교 바른생활지도부(일종의 선도부)가 후문에는 서 있질 못했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졸업생들 사이에선 초등학교가 당시 예민한 박 대통령의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실제로 초등학교 주변은 뛰어노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들렸다. 등하교 시간에는 학교에서 50∼70m 떨어진 곳에서도 아이들이 시끌벅적 교문을 드나들었다.

남이 쓰던 화장실 변기도 뜯어내고 새 변기를 쓸 정도로 예민하고, 초등학생이 엄마한테 선물로 만든 가방을 “이거 너무 쪼그매서 엄마가 좋아하실까”라고 말하던 박 대통령을 보면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시끄럽게 느껴졌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30년 살았는데
주민들과 단절

이 때는 실제로 박 대통령이 가장 예민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90년도 초 중반이 자신의 인생 최대 암흑기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두환 5공 시절’은 정통성이 부족한 정부에서 흠을 메우기 위해 독재자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난하던 상황이었다.
 

1980년 영남대학교 이사장에 올랐지만, 학교 측의 거센 반발로 8년 만에 사임했다. 또 1990년 육영재단 이사장이었던 박 대통령은 동생들과의 이사장 자리를 놓고 다투다가 사임했다. 같은 해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박지만 EG그룹 회장은 ‘최태민이 박 대통령을 속이고 있으니 구해 달라’며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쓰기도 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이 시기에 삼릉초등학교에 방문하기도 했다. 삼릉초등학교는 1985년 개교됐다. 1992년 6월11일 노 전 대통령이 삼릉초등학교 시찰을 돌았다. 컴퓨터 시범학교로 노 전 대통령이 학교 컴퓨터 교육현황을 살펴보는 차원에서 시찰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삼릉초등학교 시찰은 보기 드문 일정이라는 평가다. 정치권 관계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총리나 교육부장관이 왔어도 충분할 텐데, 생긴 지 얼마 안 된 초등학교에 대통령까지 오는 건 좀 이례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삼릉초등학교 운동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많이 변했다. 과거에는 사저 바로 뒤편에 철봉 10여개가 늘어 서 있었다. 그 옆에는 정글짐과 미끄럼틀이 자리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자리에 교직원용 주차장이 들어섰다. 정글짐은 사저와 멀찌감치 떨어진 운동장 맨 구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놀이터가 사저로부터 멀어졌다. 박 대통령 사저를 가리는 활엽수는 더욱 빽빽해졌다. 운동장서도 사저가 잘 보이지 않았다.

시끄러운 놀이터 빼는 공사
유별난 박 대통령 눈치봤나

삼릉초등학교 측은 운동장 공원화 사업을 하면서 직원용 주차장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삼릉초등학교 관계자는 “2007년 운동장 공원화 사업을 하면서 운동장이 주민들에게 전면 개방됐다”며 “안전 문제 때문에 후문에 주차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통제하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1990년 이 집을 매입했다. 이곳에 오기 전 주소지는 중구 장충동이었다. 집은 2층 구조로 대지는 약 484.8㎡ 규모다. 박 대통령은 1998년 정계 입문 계기가 됐던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주소지를 대구 달성군으로 옮겼다.
 


하지만 주소지를 대구로 옮긴 후에도 박 대통령은 이 집을 처분하지 않았다. 지난 10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 퇴임 후 사저 부지를 국정원이 물색하고 다녔다”며 의혹을 제기했을 때 청와대가 밝힌 박 대통령의 퇴임 후 거처도 이 삼성동 사저였다.

2013년 2월25일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이 사저를 떠났다. 당시 이웃 주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임기를 잘 마치고 돌아오라’며 박 대통령을 환송했다. 주민들은 태어난 지 한 달 정도 된 암수 진돗개 두 마리를 선물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박 대통령은 모든 권한을 상실했으며, 탄핵 처분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매주 광화문 광장에는 수십만명의 시민이 모여 박 대통령 탄핵을 외친다. 이와 함께 역대 대통령 중 최저 수준의 지지율인 4∼5%를 오가고 있다.

외국 관광객들
집에 손가락질

지금까지 드러난 박 대통령의 민낯은 수많은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다. 대통령의 임기도 다 마치지 못하고 사저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동네 주민들에게 환대받을 수 있을지는 요원하다. 사저에서 20m도 안 되는 거리에 사는 한 주민은 “(박 대통령이) 돌아오면 안 된다. 오면 이 일대 땅값 떨어질 것 같다”며 “지금 주민들 사이에선 박 대통령이 청와대 갈 때 심어준 소나무도 뽑고 싶어 할 정도다”고 말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근혜 ‘변기 집착’ 왜?

세월호 안에서 300명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 동안 머리 손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엔 유별난 ‘변기 집착’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박 대통령 탄핵 유튜브 생중계방송 ‘민주종편티비’에 출연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청와대 경호실은 박 대통령이 인천시청을 방문하기 전 시장실의 변기 교체를 요구했다. 송 의원 측은 “변기 커버만 바꾸면 안 되지 않느냐”고 요청했지만, 결국 박 대통령 측은 변기를 뜯어내고 통째로 바꿨다고 전했다. 이어 “변기를 뜯어가더라고 변기를… 깜짝 놀랐어 왜 변기를 뜯어가냐고. 내가 쓰는 변기를 못 쓴다 이거지”라고 말하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송 의원의 폭로를 시작으로 곳곳에서 박 대통령의 변기 집착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손혜원 민주당 의원실의 김성회 보좌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문회에선 지저분해서 공개 못한 제보”라며 일화를 공개했다. 김 보좌관에 따르면 제보자는 인천의 한 해군부대에서 복무했던 예비역이다. 제보자는 2013년쯤 박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군부대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갑작스럽게 일정에도 없던 군부대에 방문한 이유는 “부대 사령관 집무실의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는데 “박 대통령이 떠난 뒤 사령관 집무실 화장실을 전면 교체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밝혔다.

이는 일주일 뒤 인천에서 아시안게임 관련 행사가 열리는데 그때 박 대통령이 화장실을 방문할지도 모른다는 이유였다. 제보자는 “타일부터 변기까지 싹 갈았다. 책정된 예산이 없어서 다른 예산을 끌어다 전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박 대통령은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의 유별난 ‘변기집착’은 해외 정상회담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당시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들의 단체사진에 박 대통령이 빠져 있었다. 이에 회의를 주최한 미국이 “박 대통령을 챙기지 않았다” “한국을 무시했다”는 등 지적까지 나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사진촬영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가 “정상회담 장소에 있는 화장실에 가지 않고 현지 숙소의 화장실까지 갔다 왔기 때문”이라는 제보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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