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철’ 발모제 가격담합 진실공방

2016.11.11 11:16:51 호수 0호

“천만 탈모인 놀리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최근 제약회사들의 탈모치료제 가격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떨어지지 않는 복제약 가격에 전국 탈모인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때 용기있는 젊은이 이상우씨가 나섰다. 그는 탈모치료제 가격담합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히고 싶다고 했다. 광화문 광장서의 1인시위도 불사했고 현재 아고라를 통해 5만명을 목표로 서명을 받고 있다.



서울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이상우(27)씨는 “몇 제약회사들의 탈모 치료제 가격담합이 의심된다. 이는 1000만 탈모인이 겪는 고통을 배가시키는 부당한 처사라 생각됐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심증은 있지만…

이씨는 어릴 적부터 남들보다 깊었던 M자 헤어라인이 20대 초반이 되며 점점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넓어지는 이마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그는 고민 끝에 올 초 찾아간 탈모 전문 병원서 현재 탈모가 진행 중이라는 진단을 들었다.

그때부터 병원에서 권한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를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빠져버린 머리는 약으로도 복구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올해 2월 모발이식 수술을 하게 됐다.

다행히 수술은 잘 완료됐으나 의사에게 “모발 이식과는 별개로 빠지는 머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탈모 치료제를 평생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런 이유로 이씨는 지속적으로 프로페시아 탈모치료제를 복용해야 했다. 그러나 한 달 약값이 5만원이 넘어가고 처방 시 진료비는 1만원~2만원을 선회했다.


약값과 진료비에 부담을 느낀 이씨는 관련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탈모 치료제 담합 기사를 보게 됐다.

복제약 오리지널 제품 80% 육박
해당 업체들 담합 혐의 전면 부인

지난 4월 한 매체에서 보도한 이 기사에는 담합에 대한 의혹만이 있을 뿐 정확한 답변을 찾을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이씨는 여러 탈모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담합에 대한 심증은 있으나 딱히 물증은 없다는 입장 뿐이었다.
 

많은 탈모인들이 각종 탈모 커뮤니티에 그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부담스러운 가격에 편법으로 같은 피나스테리드 성분인 전립선약 프로스카를 처방받아 먹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이씨는 “이는 편법일 뿐이기에 제대로 된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모로 인해 실제 생활에서 피부로 느껴지는 고통이 극심한 상황임에도 탈모 치료제는 비보험 약이기에 1000만 탈모인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이씨는 “탈모 치료제 제약회사들이 가격담합을 하고 있다면 이는 1000만 탈모인들을 볼모로 잡고 높은 수익만을 추구하는 추악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이씨는 현재 아고라서 5만명을 목표로 서명을 받고 있다. 그는 “만약 5만명 서명이 이뤄진다면 이 자료를 정리해 반드시 언급한 국회의원들과 의료 분야 전문 국회의원들의 사무실에 전달하고 관련된 사항이 진행될 수 있도록 계속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 명의 힘은 미약하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준다면 부당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시위 혹은 관련 법규 등에 많은 고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 업체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를 판매하는 한국MSD는 최근 공정위의 조사를 받았으며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모두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의약품의 제네릭(복제약)을 판매하는 A사와 B사 역시 공정위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약 시장서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기간이 만료된 후 나오는 제네릭은 오리지널 가격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을 가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탈모 치료제만큼은 여전히 제네릭들이 오리지널 가격의 80%에 육박하고 있다.

MSD의 프로페시아는 2000년 국내에 출시된 이후 줄곧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허가 만료된 이후 제네릭이 쏟아져나와 현재 70종이 넘는 제네릭이 판매 중이라고 MSD는 밝혔다.


공정위 조사를 받은 A사와 B사는 프로페시아의 제네릭 시장서 점유율 1·2위를 달리는 업체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페시아 오리지널약이 한 알에 1500원이라면 제네릭 약값은 1200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를 받은 업체 관계자들은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관계에서 담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MSD는 “프로페시아가 2000년 출시 이후 가격이 한번도 변하지 않았고 시장점유율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은 오리지널약보다 되도록 싸게 만들어 시장을 파고드는 것이 업계의 기본 전략인데 가격을 담함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2007년 출시 이후 가격을 올린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상반된 주장

이씨는 국회 앞에서 다시 한번 1인 시위를 할 계획이다. 그는 “제 행동이 저를 비롯한 탈모인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 일조하려는 뜻이라는 것만 알아주시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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