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당 장악 시나리오

2016.11.07 10:32:23 호수 0호

물 들어 왔으니 노 저어야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이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정권과 새누리당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지율에선 이미 더불어민주당에 역전당한 지 오래. 특히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TK(대구·경북)서조차 새누리당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격세지감을 느낄 법하다.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증세 없는 복지’와 ‘국회법 개정안’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일이 오히려 그를 현 상황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만들었다. 정치권은 이정현 대표가 물러나는 대로 유승민 체제의 등장을 예견하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

지난 전당대회를 통해 친박계 지도부가 들어선 것은 주지의 사실. 그런 당 지도부가 출범 3개월만에 좌초 위기에 놓였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한선이 없는 듯 추락하고 있으며, 당 지지율 또한 운명을 같이 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11월 1주차 주중동향을 보면 새누리당은 5.0%포인트 하락한 20.7%로 5주째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012년 4월19대 총선 이후 최저 지지율을 지난주에 이어 다시 한번 경신한 것이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가 12%포인트 이상 벌어진 반면, 국민의당과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특히 고정 지지층을 잃었다는 게 최대 손실이다. 비록 TK에서 29.3%를 기록, 민주당의 22.7%에 앞섰지만, 언제 추월당할 지 모를 정도로 격차가 줄었다.


당 지지율이 부침을 겪는 데는 지도부의 초반 실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JTBC가 최순실씨 대통령 연설문 열람 정황을 보도하자 이 대표는 “나도 연설문을 쓸 때 친구에게 물어보곤 한다”고 말해 국민의 공분을 샀다.

직후 당 지도부는 “임기 내 개헌은 국회 주도로 차질 없이 진행 돼야 한다”고 발표해 개헌으로 논란을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자초했다. 여당이 거국 중립내각을 제안했지만, 야당이 거부함으로써 현 지도부로는 야당과의 관계에 한계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때문에 이정현 대표 체제로는 여당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될 것이란 예상이 당내서 힘을 받는 상황. 비박계에서는 이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선후보군에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재창당 수준의 조치를 요구하며 현 지도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40여명의 비박계 의원들과 긴급회의를 열어 “재창당 수준의 국민이 납득할만한 조치가 당에서 있어야 한다”며 현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외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정병국 의원 등 소장파 인사들도 퇴진에 뜻을 함께 했다.

특히 남 지사는 지도부 총사퇴를 전제로 한 비대위 체제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비대위원장과 비대위가 국가 리더십 공백을 메우는 데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대선후보 중에서도 (비대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 대표 퇴진이 가시권으로 들어오자 당내에선 벌써부터 비대위원장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과연 누가 기울어져가는 새누리호의 키를 잡을 지 관심이 집중되는 것. 자칫 자신의 이력에 빨간 줄이 그어질 수도 있지만, 만약 사태수습을 이끌어낸다면 단숨에 유력 대선주자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새누리 지지율 급감 “지도부 책임”
혁신 아이콘으로 비대위원장 거론돼

자천타천 거론되는 후보는 5∼6명 정도.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병국, 주호영, 이주영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한 외곽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정진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모습도 그려지지만, 지도부가 총사퇴할 경우 비대위가 구성될 때까지의 공백 상태를 수습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들 중에선 유 전 원내대표가 가장 유력하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비대위로의 전환을 먼저 꺼낸 남 지사가 한 사석에서 유 전 원내대표를 차기 비대위원장로 언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다.
 



유 전 원내대표는 ‘개혁’의 적임자라로 꼽힌다. 과거 박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원내대표직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고 올해 공천서도 탈락했지만, 소신을 잃지 않는 모습에 당내에서도 우호적인 평가가 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이어 여권 대선주자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여당 텃밭인 TK 출신이라는 상징성도 유 전 원내대표 비대위원장설에 힘이 실리는 요소다. 또한 경제전문가이기에 대선이 다가올수록 힘을 받게 될 경제민주화 이슈에도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일단 유 전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설에 난색을 표했다. 지난 2일 열린 중진회의에 참석한 그는 “(현 지도부 사퇴는) 지도부와 의원들이 의총서 결론낼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비대위원장 추천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고, 고려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친박계 방해

그가 실제 비대위원장 후보로 나선다고 해도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우선 청와대와 강성 친박계 의원들의 반대를 넘어서야 한다. 알려진 것처럼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을 비롯, 조원진, 이장우 등은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해 여전히 반감을 보이는 상황이다. 다른 비대위원장 후보들의 견제도 뚫어내야 한다. 과연 유 전 원내대표가 불명예 퇴진 이후 명예 회복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물 만난 야권 잠룡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매일경제>·MBN ‘레이더P’ 의뢰로 지난달 31일부터 11월2일까지 3일간 전국 유권자 1518명을 대상(총 통화시도 1만4531명 중 1518명 응답 완료. 응답률 10.4%)으로 조사한 11월1주차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주중집계 결과를 보면 야권 대선주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가장 상승폭이 큰 사람은 이재면 성남시장. 이 시장은 9.7%를 기록, 처음으로 10%에 근접한 지지율을 기록하며 자신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0.6%포인트 오른 20.9%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4%포인트가 빠진 16.5%로 나와 문 전 대표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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