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배수진> 국감 필살기3

2016.10.11 09:27:41 호수 0호

강력한 카운터펀치 날린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여야가 비수를 겨누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 언제든 상대에게 결정타를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때문에 오는 19일까지 예정된 국정감사는 사뭇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 으레 있어왔던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조차 이번 국감에선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총력전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은 다양한 공격 루트를 보유한 상태다. 일례로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서 더민주 의원들은 미르·K스포츠 재단 사태와 관련, 최순실씨와 차은택 광고감독 등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로 지목된 인사들에 대한 증인 채택을 요구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빚었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집단 퇴장을 감행, 국감이 정회되는 등 파행을 맞았다.

비선이 먹잇감

더민주 측은 고삐를 늦출 생각이 없는 듯 보인다. 더민주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모든 일은 차은택을 통해야 한다’는 문화계의 공공연한 비밀이 현실이 됐다”며 “비선 실세 차은택 감독, 과연 박근혜정권의 문화계 황태자답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단계 이전부터 차 감독이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자금줄로 아직 설립되지 않은 (미르)재단을 지목한 내용의 녹취가 공개됐다”고 언급했다.

실제 한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차 감독이 광고기획사 ‘더플레이그라운드’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플레이그라운드는 창립된 지 4개월밖에 안 된 K스포츠재단을 박 대통령 순방 행사에 포함시켜 특혜 시비를 일으킨 곳이다.

또한 더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해 3월 설립한지 두 달 만에 문화체육부가 진행한 국책 프로젝트를 따내는 성과를 냈다. 결국 일련의 일들은 모두 차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혹이다. 야권은 일련의 일들을 두고 비선 실세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이뤄낼 수 없는 것들이라고 꼬집었다.


최순실씨에 대한 부분도 국감서 활발히 다뤄지고 있다. 야권 인사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의 당사자로 지목된 안종범 청와대 수석과 최순실씨를 언급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더 나아가 두 재단이 하루 만에 설립이 허가된 점을 지적하며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해체론까지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민주 김종인 전 대표는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서 “전경련은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사회서 경제적·사회적 조화를 이뤄가는 데 기여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 집단”이라며 “국민의 눈으로 봤을 때 저 기구가 무엇 때문에 저렇게 공룡처럼 존재하는지 생각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고 해체론에 힘을 실었다.

앞서 어버이연합 자금지원 논란에 휩싸인 전경련 입장에서는 최대 위기 상황에 봉착한 셈이다.

더민주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공세를 더욱 확실히 하고 있다. 우 수석과 진경준 전 검사장이 연결됐다는 결정적 진술이 나왔음에도 검찰이 이를 무시했다며 부실 수사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더민주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우 수석 처가의 강남 땅 매매에 진 전 검사장이 관여했다는 부동산 중개인의 진술이 나왔다”며 “하지만 검찰은 이러한 진술은 외면하고 우 수석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겉핥기식 수사로만 일관하다가 일부 언론이 관련 내용을 언급하자 뒤늦게 소환통보를 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야, 미르·우병우 특검 정국 바람몰이
여, 색깔론에 정세균 방지법으로 맞불

실제 검찰은 당초 서울 강남구 대치동서 S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채모씨를 소환 대상서 제외한 채 “강남 부동산 거래는 자유로운 사적인 거래로 진 전 검사장은 등장하지 않는다”고 단정지었다. 채씨는 우 수석 처가의 강남 부동산 거래를 중개한 김모씨와 함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사람이다. 결국 검찰은 핵심 참고인을 소환 대상에서 제외했다가 뒤늦게 추가 확인하는 등 수사에 혼선을 빚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특검 도입이 야권서 제기되고 있다. 앞서 ‘백남기 진상규명’을 위한 상설특검 요구안을 제출한 바 있는 야권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등 3당은 ‘미르 특검’ ‘우병우 특검’까지 밀어붙일 계획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6일 당 회의서 “과연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검찰수사를 믿을 수 있을까”라며 “우리는 또 한번 특검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만약 ‘특검 정국’으로까지 번질 경우 당·정·청은 거야(巨野)를 상대로 더욱 힘겨운 싸움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은 야권의 지적에 대해 정치 공세로 정의하며 방어에 나서는가 하면, 색깔론을 펼치며 공격에 나섰다. 앞서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탈북 권유’를 한 박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북 선전포고’라고 평한 바 있다.
 

이에 새누리당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은 “박 비대위원장의 이 같은 평은 북한 노동신문의 논조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것으로 야당 지도자의 안보·통일의식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비난했다.


몰리는 여당

새누리당은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한 압박의 끈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른바 국회의장의 중립성을 강조한 ‘정세균 방지법’을 밀어붙이는가 하면 정 의장에 대한 해임 건의안과 형사고발 역시 철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은 지난달 29일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명예훼손 혐의로 정 의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으며, 지난 6일 해당 사건은 공안2부(이성규 부장검사)에 배당된 상태다. 서로의 목을 겨누고 있는 여야, 과연 국회는 다시 한번 파행을 맞게 될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역대 특검 성과는?

특별검사(이하 특검) 제도는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에서 생겨났다. 주로 정부가 연루된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해 야권에서 “검찰을 믿을 수 없다”며 특검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특검은 ‘전가의 보도’가 아니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기간과 수사 인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별 사건에 대해 국회에서 특검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 파행을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결정적으로 역대 특검을 봐도 ‘용두사미’에 그친 사례가 많아 실효성에 의문 부호가 달린 상태다.

지난 1999년 소위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과 ‘옷로비 사건’으로 처음 도입된 특검은 지금까지 총 11차례 이뤄졌다. 그러나 수사 결과는 대부분 무혐의로 종결됐다. 특히 지난 2008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삼성 비자금 사건’서도 특검이 도입됐지만, 아무도 기소하지 못한 채 특검이 종료된 바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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