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검증대 오른 원외 잠룡들 막전막후

2016.10.11 09:21:43 호수 0호

국감이 터닝포인트 “인지도 업”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여야 잠룡 3명이 대선 검증을 받고 있다. 박·남 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거물급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잇따라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는 상황. 중앙 정치서 멀어져 이슈 선점이 힘든 그들에게 이번 국감은 위기이자 기회의 장이다. <일요시사>는 오는 11일까지 진행될 잠룡 검증 무대의 핵심 사항들을 짚어봤다.



박원순, 남경필, 원희룡 등 3명의 원외 잠룡들이 도정 능력·정치적 비전 홍보에 나선다. 이번 국정감사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이하 안행위) 국토교통위원회(이하 국토위)는 각각 2차례씩 서울시, 경기도, 제주도를 돌며 이들을 만나는 일정을 치른다. 이미 안행위에선 지난 4일 서울시를 시작으로 5일 경기도를 다녀와 박 시장, 남 지사를 만난 상태. 국토위는 지난 7일 제주도를 찾고 원 지사를 검증했다.

위기면서 기회

지난 4일 안행위원들이 서울시를 찾았을 때 박 시장은 자신의 대선출마 여부를 부정하지 않았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이 내년 대선출마 여부를 질문하자 그는 “나라가 어려운데 유력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고민이 왜 없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서울시장직을 내려놓고 출마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천만 서울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서울시장의 책무도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서울시장 자리가 그렇게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고 말해 시장직을 유지한 채 대선에 출마할 뜻을 시사했다.

이어 새누리당 홍철호 의원이 대선을 고민하고 있다는 박 시장의 말 속에 사실상 출마 의사가 포함돼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묻자 박 시장은 “여러 번 요청을 거부하다가 서울시장에 대한 사명감을 느껴 결심을 한 것처럼, 국가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소명과 시대의 요구가 있지 않으면 결단이 어렵다”며 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정부와 서울시는 청년활동지원비(이하 청년수당) 지급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청년수당을 포퓰리즘이라 본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지난 8월3일 서울시가 대상자를 선정하고 1차분 청년수당을 지급하자 곧바로 시정명령을 내린 후 다음날 직권취소 처분을 내려 2차 지급의 길을 봉쇄한 바 있다.

국감에 참석한 새누리당 소속 안행위원들 역시 복지부처럼 청년수당을 포퓰리즘이라 여기고 집중공세에 나섰다. 그들은 졸속 등의 이유로 청년수당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시장은 오히려 복지부의 직권취소를 위법으로 규정하며 “지방정부서 그 지역에 맞는 정책을 할 수 있도록 헌법이 보장하고 있으며, 예산도 서울시가 아낀 돈으로 추진하는 것인데 일방적으로 막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안행위 국감에선 모병제, 핵무장 준비, 전작권 환수, 수도이전 등 이른바 남경필발(發) 대권 이슈가 국감장을 긴장의 소용돌이로 몰고 갔다.

정책 이슈에 먼저 남 지사는 앞서 박 시장보다 더욱 뚜렷한 대권 도전 의사를 전했다. 새누리당 홍철호 의원이 남 지사에서 대선에 출마할 것이냐고 묻자 그는 “고민하고 있다. 내년 초에 결정하려고 한다. 아직은 (출마와 불출마가) 반반”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정책과 비전에 대해선 확신에 찬 소신을 밝히며 국감을 이끌어갔다. 남 지사는 자신의 수도 이전 문제에 대해 “경기도지사지만 집중의 폐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대한민국 전체가 균형 발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자신있게 답했다.

박원순, 남경필, 원희룡 증인 출석
도정 능력·정치 비전 띄우기 주력

또한 한때 이슈로 부각된 모병제, 핵무장 준비 등에 대해 그는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모병제와 관련해 예산과 금수저 문제 등을 거론하자 그는 “작지만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모병제·핵무장·전작권 환수를 주장하는 것이고 이제는 예산을 투입할 때”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핵무장론에 대해 “핵무장을 하자와 핵무장을 염두에 두자는 다르다”며 “미국의 인식 변화로 언제 핵우산이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서 현재 우리나라는 안보 급변에 대비한 핵무장 보유는 상정조차 안하고 있다”고 지적, 미리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

또한 남 지사는 사드 배치 질의서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은 아니지만, 합리적이라면 오산과 평택에 사드 배치에 대해 찬성한다.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동의하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또한 지역 이슈들이 많은 상황이다. 특히 가장 이슈가 된 것은 태풍 ‘차바’ 피해 수습 대책이다. 당시 제주시 노영동 공사장에 위치한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는가 하면 풍력발전기 날개가 부러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원 지사는 서울에서 예정된 관훈토론회도 연기한 채 피해현장을 찾아 수습에 나선 바 있다.

또한 최근 중국인 관광객에 의한 성당살인사건으로 제주도의 관광·치안 대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제주도와 ‘주제주 중국총영사’가 함께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사건이 있은 지난달 17일 이후 얼마나 치안 대책이 향상됐는지 집중 추궁하는 자리가 됐다. 그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제2공항 추진 계획 등이 거론됐다.

드디어 꿈틀

아직 3명에 대한 국감 일정이 남아 있어 당분간 이들에 대한 관심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일에는 국토위원들의 경기도 국감이 열렸으며, 11일에는 서울시와 제주도에서 각각 국토위와 안행위의 질의가 예정돼 있다. 과연 그들은 인지도 상승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승민 ‘IMF’ 언급한 이유

박원순, 남경필, 원희룡 등 3명의 광역지방자치단체장들이 증인 신분이었던 반면, 여권의 또 다른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감사위원 신분으로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유 의원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지금 대한민국 경제 상황을 IMF 때와 진배없다"며 공세를 펼쳤다.

유 의원은 이 총재에게 “지금 상황이 1997년과 유사한 것 아닌가”라며 “IMF 때 위기가 발생하고 나서야 경제학자들이 뒤늦게 후회하거나 ‘나는 알았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위험 신호를 미리 파악하고 경고하는 능력과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 한마디에 꼼짝 못하는 관료들 쳐다보지 말고 중앙은행이 목소리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유 장관에게는 “우리 경제가 20년 전 IMF 때와 비슷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며 “혹시 대비는 하고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러한 유 의원의 지적은 최근 조선·해운업계서 시작된 위기가 철강·석유화학으로까지 번지는 ‘도미노 현상’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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