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베이스볼> 일본팀 감독 하루야마 소세이

2016.08.16 11:15:19 호수 0호

일본팀 벤치서 “동해물과∼”

지난 4일,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가 열린 서울 목동야구장서 낯익은 일본인 감독을 만났다. 재일동포 3세의 귀화한 일본인으로 일본 보이스리그 후쿠오카현 북부지부의 감독을 맡고 있는 하루야마 소세이(69세·한국명 이총성). 



하루야마 감독은 ‘펑고의 달인’으로 SBS <생활의 달인>에도 소개된 바 있다. 지금도 일본에선 자주 방송에 출연하는 야구인이다. 그와 관련된 동영상은 백만번의 조회수를 자랑한다. 그의 친가 고향은 대전, 외가 쪽은 대구. 일본팀 벤치서 애국가를 읊조린 하루야마 감독을 만나봤다.

-우선 일본대표 B팀부터 소개해 달라.

▲2000년생과 2001년생들을 조합해 일본 큐슈지역 7개 현과 후쿠오카, 가고시마, 오키나와 등의 지역에서 선수들을 선발해 구성한 팀이다. 일본대표 A팀은 일본 전역에서 선발해 구성한 팀으로 알고 있다.

-일본대표 A팀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최하는 월드컵(U15)의 일본대표팀보다 전력이 낮다는 평가도 있던데?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재일동포야구단의 선수로 한국을 방문해 3학년 때까지 해마다 한 달동안 한국서 체류한 적이 있다. 그 이후 수십년 동안 한국을 오가며 한국야구를 파악해왔다. 지금 한국엔 고등학교 야구팀이 약 60여개 팀이 존재한다고 하던데… 맞나? 그럼 일본은 어떠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일본에는 고등학교 야구팀만 2000개가 넘는다. 클럽팀까지 합하면 수천개가 될 것이다.


중학교 선수들이 뛰고 있는 팀 수는 그 이상이겠지. 선수들이 60여개팀으로 나누어져 있으면 대표팀 한 두 개는 최상의 전력으로 구성할 수가 있다. 그러나 팀수가 수천개라면? 같은 전력을 가진 대표팀이 몇 개나 나올 수 있지 않겠나. 일본 유니폼을 입고 나오는 어느 야구팀도 실력이 폄하될 수는 없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팀의 전력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내가 이제까지 접해 본 한국팀들 중에서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서 가장 강한 팀이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 선수들이 주축인) 한국대표 A팀은 지금 당장 일본의 고시엔대회에 출전해도 4강(Top 4) 안에 들 수 있는 팀이라고 확신한다. 레벨이 너무 다르다. 한국이 어떻게 이런 강한 팀을 가질 수 있었나?

-인상에 남는 한국 선수들을 꼽는다면?

▲투수 중에는 백넘버 일레븐(11번, 휘문고 김대한)이다. 이번 대회 최고 구속이 147km/h까지 나왔다고 들었다. 나는 오래 전에 일본 후쿠오카의 에인젤스라는 팀에서 코치로 있었고, 당시 15세였던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의 입단 테스트를 맡은 적이 있었다.

“한국이 이렇게 강했나” 감탄 연발
한국팀에 다르빗슈 능가할 선수도

당시의 다르빗슈는 구속 137km/h의 공을 던졌었는데, 한국팀 김대한이 같은 나이 때의 다르빗슈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타자 중에는 백넘버 텐(10번, 배명고 김혜성)이다. 일본에는 그와 같은 체격에 유연성을 겸비한 선수가 없다. 피지컬이 부럽다.

-한국팀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는?

▲자만심에 대한 경계다. 잘하고 강한 선수들에게 자만심이란 게 없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성취에 만족해서 스스로의 발전을 도모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끝이다. 항상 노력하고 겸손해야 한다. 타고 난재질로 여기까지 왔겠지만, 이제부터는 그 이상의 발전을 해야 한다. 그것은 노력 이외에 달리 방법이 없는 것이다.

-본인의 야구 경력은?


▲나는 후쿠오카현의 이츠카시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친가 쪽은 할아버지 때 일본으로 건너왔다. 어머니는 16세 되던 해에 일본으로 건너오신 분이다. 중학교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는데 (귀화를 했지만) 한국 태생이라서 매를 맞거나 따돌림도 많이 당했다.

고향의 고등학교 야구팀을 거쳐 센슈대학교에 진학해 야구를 이어갔지만 프로선수가 되지는 못했다. 그래도 타격에는 상당한 재질을 보여 항상 소속팀의 중심타선에 있었다. 아버지는 대학시절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10년 전에 돌아가셨다. 아직도 한국의 대구에는 나와 동갑내기인 막내 외삼촌이 살고 계시다.

-제자들 중에 유명한 선수는?

▲나이 사십에 지도자를 시작했는데, 이제까지 여섯 명의 프로선수를 배출했다. 현재 연봉 1억엔을 받고 있는 니혼햄 소속의 요시카와가 대표적인 제자다.

-한국과 일본, 양국 야구계에 ‘펑고의 달인’으로 유명하다.

▲일본에서는 ‘노크볼’이라 한다. (굳은살이 가득 박힌 양손을 보여주며) 내 손을 봐라. 영광의 훈장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노크볼을 쳐주는 것이 너무 즐겁고 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나이를 먹어 최대거리로 90미터 정도밖에 칠 수 없지만, 그래도 계속 쳐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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