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8·9 전대 새국면> 이주영 대세론 막전막후

2016.08.01 11:25:04 호수 0호

“국민부터 챙긴다” 힘 받는 진심 리더십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주영 대세론이 힘을 받고 있다. 당초 출마를 선언한 당권 후보들 중 치고 나가는 이가 없어 난전이 예상되던 상황에서 의외의 전개다. 계파색이 옅다는 점이 대세론의 근원이다. 당이 중도층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분명히 무기가 될 수 있다. 과연 그는 대세론을 등에 업고 당권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인가.



새누리당 당권 레이스는 혼전 양상이었다. 서청원·최경환 등 당초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됐던 인사들이 줄지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힘의 균형이 맞춰졌다. 친박-비박의 측면에서 봤을 때도 균형 잡힌 대결 구도가 정립됐다. 이제 남은 건 단일화. 대부분의 언론은 계파 대표주자 1:1의 구도로 좁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친박계에서는 이주영 의원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모습이다.

당권 혼전 양상
안개 속 레이스

이주영 대세론은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이 이주영 의원과 독대하면서 시작됐다. 지난달 27일 서 의원은 친박계 의원들을 초대해 만찬을 가졌다. 정치권은 해당 만찬 자리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전대를 10여일 앞둔 상황에서 좌장의 교통정리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만찬 직후 서 의원은 이 의원을 따로 불러 면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서 의원이 먼저 이 의원에게 만나자는 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만찬 자리에 이정현·한선교 등 다른 친박계 후보들은 연락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대세론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이주영으로의 단일화 기류가 형성된 것이다.

이 의원은 당권 주자들 중 계파색이 가장 옅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록 언론에서는 친박으로 분류되지만, 비박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높다는 것이다. 복수의 당 관계자들이 이 의원에 대해 “비박계 내에서도 이 의원을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할 정도다. 상대적으로 친박 성향이 짙은 이정현 의원이나, 최근 탈박을 선언한 한선교 의원에 비해 당대표로서 적합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체 양상을 고려했을 때도 이 의원의 이러한 성향은 큰 무기가 될 전망이다. 정병국·주호영 등 비박계 측에서는 연일 ‘친박 패권주의 청산’을 외치고 있다. 때문에 표심이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다. 이정현 의원은 ‘호남’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지만, 과연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힘으로까지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한선교 의원은 친박에서 비박으로의 변화가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이 의원은 상대 후보들에 비해 뚜렷한 약점이 보이지 않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이 의원에 대해 일종의 ‘동정론’이 돌고 있어 흥미롭다. 앞서 이 의원은 원내대표 본선에서 연거푸 탈락한 적이 있다. 지난 2010년 이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 나섰지만 당시 김무성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뜻을 접어야 했다. 지난 2012년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이한구·남경필 등에 밀려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2013년에 또 다시 원내대표에 도전했지만 최 의원에게 8표차로 석패했다. ‘세월호 참사’를 수습한 후 2015년 재도전했지만, 유승민 의원에 밀려 다시 한번 고배를 마셨다. 때문에 “이번에는 이 의원을 밀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내부 목소리가 있다.

서청원-이주영
시그널 있었나?

이 의원은 최근 광폭 행보를 통해 당권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간 ‘선수에 비해 너무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그는 ‘당정청 일체론’을 언급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내가 그간 계파 정치를 해 오지 않았지만 언론에서 친박이라고 분류하며 앞에 범(凡)자를 붙여 범친박이라 하더라”며 “그렇다고 내가 친박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오찬 간담회를 마친 이 의원은 곧장 경북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현장에서 이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시대정신을 오늘에 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당 정책통으로서 경쟁력을 가진다. 그는 지난 2011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2012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지내며 당 정책 방향을 주도한 바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여의도연구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여의도연구원은 당의 정책 방향과 여론조사를 총괄하는 연구기구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책의 중요도가 어느 때보다 높을 수밖에 없어 이 의원에 대한 기대 또한 함께 높아지고 있다. 당대표가 된 후 ‘킹메이커’로서 정책을 주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당내에 존재하는 상황이다.

‘당권 레이스’ 난전 상황서 급반전 전개
친박으로 분류? 계파색 가장 옅다 평가

이 의원은 최근 ‘4년 중임제’를 골자로 한 원포인트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달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연 그는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 국정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한편 국회 임기(4년)와 대통령 임기를 일치시켜 효율화를 꾀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 의원은 같은 날 총 28개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주영의 실천약속’이라 이름붙인 공약들에는 정치분야 15개, 안보·민생분야 13개 공약이 들어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정치분야 15개 공약에는 ‘대통령 4년 중임제 연내 개헌’을 포함해 ▲용광로 리더십을 통한 계파정치 청산 ▲당정청 일체론 및 여야 협치 구현 ▲국민 이익 우선의 민생정책정당 실현 ▲공정한 공천시스템 확립 ▲지구당 부활 및 지역정치 재정지원 강화 ▲시민·직능단체 연계를 통한 정책역량 강화 ▲당무 전산화·모바일화를 통한 스마트한 대선관리 ▲원외 당협위원장 당무 참여기회 확대 ▲여성 공천할당제 확대·준수 ▲당내 활동에 대한 공천 인센티브 강화 ▲당 중앙위원회 위상 강화 및 당원교육연수 확대 ▲국민소통본부 24시간 운영 ▲당 윤리위원회 기능 강화 등으로 구성됐다.


‘세월호 장관’
트레이드 마크

안보·민생분야 13개 공약에는 ▲당내 안보특위 구성 ▲북핵 포기·남북 대화 여건 조성 노력 ▲성별·빈부·지역·이념 갈등 해소 ▲철저한 강력범죄 예방·단속 ▲서비스산업 발전·경기 활성화 등을 통한 경제체질 강화 ▲지자체별 출산율 제고 정책 인센티브 부여 ▲자살·아동학대 방지대책 마련 ▲노인일자리·소외계층 복지 확대 ▲농어촌 FTA 피해 손실보전·융복합산업화 ▲건설현장 등 미세먼지 저감대책 수립 ▲비정규직-정규직 격차 해소 ▲전통·한류문화 지원 강화 등 향후 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 방향을 제시해 당 정책통으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다.

민심·당심 올킬한 ‘대중 정치인’
세월호 수습하듯…계파 청산 적임자


또한 대중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도 대세론을 뒷받침한다. 이번 8·9 전대에서는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가 30% 반영되는데, 비록 당원 70%에는 미치지 못하는 비율이지만 당락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비중임에는 분명하다.

당 관계자들은 이 의원이 해양수산부장관으로 있을 당시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던 모습을 언급하며 국민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 의원이 당권 출마를 선언한 뒤 최근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수습정신으로 새누리당을 재건할 것”이라고 말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그는 참사 발생 이후 217일간 현장에 머물며 유가족들과 동고동락했다. 접이식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는가 하면, 매일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을 돌며 유가족과 소통했다. 희생자 유가족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있을 당시 기자들에게 “피하려면 가족들의 분노가 갈 데가 없다. 욕하면 욕하는 대로 멱살 잡히면 잡히는 대로 사고를 수습하겠다”고 한 말은 유명하다.

또한 장관직에서 물러난 후 한국인터넷기자클럽과의 특별 인터뷰에서도 “내가 죄인이다. 죄송하다”고 말하는 등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그런 이 의원에 대해 “공직자의 참된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한 바 있다.

당내 정책통
킹메이커 자질

이는 참사 당시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으려 하는 모습과 크게 대조를 이뤘다. 이 의원의 진정성 있는 모습에 당시 유가족들도 서서히 마음을 열었다. 참사 직후 국회가 이주영 당시 해수부장관을 해임 1순위로 거론했음에도 유가족들의 요청으로 유임됐을 정도였다. 국민들은 그런 그의 모습을 호평했고 ‘세월호 장관’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이후 이 의원의 덥수룩한 수염과 반백발의 머리스타일은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당시 4선 의원임에도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던 이 의원은 그렇게 대중정치인으로 거듭났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은재 유력한 이유

새누리당 여성 최고위원을 향한 레이스가 친박-비박 대결로 좁혀지는 가운데 때 아닌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친박계 최연혜 의원은 지난달 24일 8.9전당대회(이하 전대)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지난달 18일 비박계 이은재 의원이 출마를 선언해 단일 후보로 굳어졌으나 양자 대결 구도로 바뀐 것이다.

그런 가운데 최 의원의 출마를 두고 뒷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과연 초선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맞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근원이다. 최 의원은 여성 비례대표로 이번 20대 국회에 입성했다. 반면 이 의원은 재선(18·20대) 의원이다.


때문에 당내에서는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지난 총선에서 참패를 했지만, 그럼에도 집권 여당에서 초선 비례대표가 최고위원으로 출마하는 것은 ‘개인 욕심’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최 의원의 출마를 두고 집권 여당의 추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라는 혹평도 있다.

반면 이 의원의 출마에 대해선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와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평소 부드러운 성향이지만, 대정부질문 등 국정현안에 대해선 적절한 대응 논리와 카리스마를 보여줘 당 지도부 인사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18대 국회 당시 통합진보당 이정희 의원과 국회단상 앞에서 몸싸움을 벌인 일은 유명하다.

지난달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과 벌인 설전 또한 당내에서 회자되는 모습이다. 이 의원은 평소 남성 의원들에게도 할 말은 하는 여장부로 통해 유권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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