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노리는 외곽 4인방 현주소

2016.08.01 11:17:33 호수 0호

‘나올까 말까’ 간 보고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여야에 반기문·문재인 2명의 굵직한 대선주자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시·도지사들의 물밑 각축전이 치열하다. 대선 출마에 대해 아직까지는 함구하고 있지만 대선정국이 오면 바로 뛰어들 태세다. <일요시사>는 대권을 노리는 시·도지사 4인방을 집중 해부했다.



전국의 시·도지사는 모두 17명이다. 17명 중 대선 하마평에 오른 사람은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모두 4명이다. 이밖에 새누리당 대선레이스 흥행카드로 꼽혔던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6월 일찌감치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오는 2018년까지 도지사 임기를 채울 것을 밝혔다.

야권 쪽이 활발

먼저 야권 후보군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5월13일 광주를 찾아 “뒤로 숨지 않겠다.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서 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하겠다”고 말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당시 발언은 야권 차기 대선 후보로 나서기 위한 초석 다지기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 6기 2주년 간담회에서도 “그냥 시장 한 번 하려고, 시장 명단에 이름 한 줄 올리려고 시장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광주에서의 발언 보다 한층 구체화된 답변을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의 차기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구의역 사고가 터지면서 대권 주자로서 흠집이 났다는 평가도 있지만 최근에는 정무라인과 비서진을 대폭 교체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선 모양새다.

박 시장의 대권 행보에 서울시의회 새누리당은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새누리당 황준환 서울시의회 부대표는 지난 14일 “세간에서는 시장의 의지가 이미 ‘단체장’의 행동을 넘어 ‘대권’을 향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최장수 민선시장으로서의 명예에 걸맞도록 남은 임기까지 오직 서울시민 만을 바라보고 시민이 만족할 수 있는 시정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의 시·도지사 중 대권을 노리는 인물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거론되고 있다. 안 지사는 친문계에 속하며 내년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페이스메이커로 불린다. 하지만 다가오는 19대 대선의 가장 큰 이슈가 ‘충청대망론’이란 점을 봤을 때 안 지사가 단순히 페이스메이커로 머물 것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

안 지사는 지난 5월 “문재인 전 대표를 계속 응원해야할지, 아니면 직접 슛을 때리기 위해 뛰어야 할 지 정하겠다”고 말해 대권 출마의지를 내비쳤다. 이후 대선 이야기는 잠시 멈추고 도정에 집중했던 그는 지난 11일 “대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연말께 상황과 형평을 봐가면서 최종 결정하겠다”며 “대선에 도전한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의 과제와 미래를 향한 신념으로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발언은 현직 도지사로서 명확한 입장표명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안 지사는 여권 ‘충청대망론’ 핵심인 반기문 UN사무총장을 견제할 카드로 꼽힌다. 또한 본격적으로 대선 정국이 열리는 내년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대선 경선 흥행카드 중 한명이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그가 더민주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것 자체로 무게감이 실림과 동시에 문 전 대표의 페이스메이커 역할까지 기대할 수 있다. 더민주가 총선 승리를 발판으로 거물급 대선후보들이 등장하면서 내년 대선에 청신호가 켜진 반면 새누리당은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대선후보로 점쳐졌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13 총선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패해 깊은 내상을 입었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또한 새누리당의 심장 대구에서 김부겸 의원에 일격을 받아 대선 후보로서의 힘을 잃을 상황이다.

게다가 대권 야망을 숨기지 않던 ‘무성대장’ 김무성 전 대표 또한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2선에 물러서 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제외하곤 뚜렷한 대선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새누리당 출신 시·도지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일단 여권의 시·도지사들은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도정에 집중하면서도 물 밑으로 세 규합에 나섰다.

‘50대 기수론’의 핵심으로 평가 받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행보에 대해 여권 내에서는 특히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남 지사는 지난 4월 ‘안철수의 멘토’로 불렸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남 지사가 내년 대선 출마를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캠프를 꾸리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왔다.

그의 대권 행보를 두고 경기도의회에서 지적이 잇따랐다. 더민주 양근서 의원은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을 경기도 평생·시민교육 온라인프로그램 단장으로 영입해 경기도정이 조기에 대선 캠프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받고 있다”며 “이외에도 정치적 해석을 할 수밖에 없는 인사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4명의 시도지사 연일 의미심장 발언
업무에 집중? 실제론 차기 대권행보

남 지사는 “윤 전 장관을 지식인으로 존경한다. 식견에 비해 굉장히 겸손하다”며 “다양한 전문가 인적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윤 전 장관이 적격이라 모셔왔다”고 말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남 지사는 내년 대선 출마와 관련해 최근 한 라디오에서 “내년까지 고민하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목표는 (일단) 경기도 리빌딩”이라고 말해 안 충남지사와 마찬가지로 당분간은 관망할 뜻을 내비쳤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여권에 없어서는 안 될 대선 경선 흥행카드다. 모래시계 검사로 알려진 홍 지사는 전국적 지지도 면에서는 여타의 여권 내 경쟁자에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타협 없는 언행으로 각종 구설에 오르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우선 홍 지사가 직면한 악재는 두 가지다. 첫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 다른 하나는 주민소환 투표다. 현재 도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주민소환 투표청구 서명부 검수 작업이 진행 중이다. 청구인이 유권자의 10%를 넘기면 주민소환 투표가 공고된다. 하지만 홍 지사는 “무상급식 문제가 해결됐다. 주민소환 투표의 원인 행위가 사라졌다”며 정면 돌파를 자신했다.

홍 지사의 대권행보에 긍적적 요인도 분명히 존재한다. 홍 지사는 지난 3년 6개월 동안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1조3488억 원의 부채를 모두 갚아 ‘채무 제로’를 달성했다. 눈에 띄는 성과를 발판으로 대권 행보에 속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홍 지사의 측근은 “광역지자체 최초 채무 제로 달성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 사업 성과를 훨씬 뛰어넘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대권 도전에 대한 생각을 묻자 “대통령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란 말로 명확한 답변은 피했다. 다만 홍 지사는 지난달 6일 “대선 출마를 이유로 도정을 등한시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로서로 견제

지역을 돌봐야 할 지자체장들이 ‘대권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비판의 시각도 있다. 지역에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정복 인천시장은 “선출직은 모두 정치인”이라며 “그들의 행보는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장을 역임하는 것은 국가지도자가 되기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꿈틀대는 50대 기수론

20대 총선 이후 정치권에서 ‘50대 기수론’이 꿈틀대고 있다. 50대 기수론은 1970년대 초 고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세운 40대 기수론에 빗대어 나온 말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남경필 의원과 4선에 오른 나경원 의원이 있다. 최근 복당으로 새누리당에 합류한 유승민 의원도 50대 기수론의 중심축이다. 야권을 살펴보면 불모지에서 승리한 김부겸 의원, 안희정 충남도시사가 있다. 일각에서는 더민주 우상호 의원이 원내대표로 당선된 것이 50대 기수론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더민주 내 50대 기수론을 이끌 인물로는 추미애, 박영선, 이인영, 정청래, 송영길 의원들이 거론된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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