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국방부를 보면 박근혜정권이 보인다

2016.07.18 13:54:17 호수 0호

최근 <일요시사>를 통해 국방부의 행태에 대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가 후진국이던 시절, 운동선수들에게 주었던 병역면제 혜택을 폐지해야 하고 동일 선상에서 병역특례 혜택 폐지에 대해서도 좌고우면하지 말고 계획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장병들의 금연과 관련해 황당하기 그지없는 포상계획에 대해 강도 높게 질타했었다.



그런데 정말 우스운 일이 다시 발생했다. ‘군사분계선(MDL) 인근 최전방 지역에 설치된 고정식 대북확성기 방송시설을 연말까지 현재보다 2배 가까이 늘리고 이동식 확성기 방송 차량도 2배 확대해 운용할 계획’이라는 내용이다.

상기 보도를 접하자 불현듯 지난해 8월 우리 군이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던 일이 생각난다. 당시 대북확성기 방송이 재개되자 북한은 민감하게 대응했고 급기야 방송 열흘 만에 남쪽을 향해 포탄을 발사했다.

당시 북한의 대응에 대해 박근혜정부는 물론이고 도하 모든 언론은 대북방송이 김정은의 아킬레스건으로 규정내리고 연일 대북방송의 효과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와 맞물려 그야말로 ‘개나 걸’이나 김정은에 대한 전문가를 자청하면서 한목소리를 냈었다.

당시 필자는 그 장면을 보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었다. 대한민국 전체가 김정은의 장난에 철저하게 놀아나고 있다는, 핵무기를 가지고 세상을 상대로 장난질 치는 김정은이 대북확성기 방송에 콧방귀도 뀌지 않으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만약 대북 방송이 정말로 김정은의 아킬레스건이라면 로마의 네로, 그리고 독일의 히틀러와 비교해 조금도 뒤지지 않는 김정은은 다른 방식으로 대처했을 게다. 자신의 고모부를 고사포로 처형한 사실을 상기하면 바로 답이 나올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김정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대북 확성기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한다. 이 정도면 전략·전술의 부재를 넘어 사안에 대한 인식 능력에 문제 있다. 그래서 박근혜정권이 연상된다는 말이다.

하여 차제에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방부 지휘부에 대해서다. 장관은 육사 출신으로 평생 군인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다. 차관 역시 육사 출신으로 최근까지 군에 몸담았던 사람으로 두 사람 공히 사고의 다양함에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 대목에서 시선을 조선조로 돌려보자. 육조 중 병조가 지금의 국방부에 해당되는데 장관에 해당되는 판서는 물론 차관에 해당되는 참판 역시 문인들 몫이었다. 그 유명한 한명회 또한 임진왜란 전에 10만양병설을 주장한 율곡 이이 역시 병조판서 출신이었다.

이제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미국 국방부 장관은 애슈턴 카터로 옥스퍼드 대학원 출신 물리학박사로 전직 교수였다. 영국 국방부 장관 마이클 팰런과 프랑스 국방부 장관 장 이브 르 드리앙은 모두 정치인 출신이다. 일본의 경우 우리 국방부에 해당하는 방위성 대신 나카타니 겐의 경우 방위대학교 출신으로 자위대 소대장으로 근무한 경력은 있지만, 일찌감치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던 인물이다.

간략히 살펴보았지만 우리 역사에서 또 우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의 국방 장관의 경우 우리처럼 오랜 기간 군에 적을 두고 있던 인사는 찾아볼 수 없다.

바로 이를 본보가로 삼아 장관이나 차관 두 명 중 한 사람은 민간인으로 세우거나 혹은 다른 부서에 존재하는 제2차관제를 도입하되 민간인 출신으로 세워 다양하고 합리적인 사고로 국방부를 보완하라는 이야기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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