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2016.07.07 10:02:31 호수 1083호

그는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기업이라면 장부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해도 더 높은 투자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레이엄이 가치주 투자의 원조라면 피셔는 성장주 투자 이론을 처음으로 주장했다고 볼 수 있다.



가치주 투자란 뭔가? 자산가치를 따진다면 특히 재무상태표나 손익계산서 등 재무제표를 계량적으로 분석하여 계산된 가치보다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고 시장에서 주가가 자신이 계산한 가치를 인정해 주길 기다리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확한 가치 계산과 기다림이다. 그에 비해 피셔의 성장주 투자는 그러한 가치 계산보다는 경영진의 능력과 사풍과 같은 질적인 요소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가치주 투자는 저평가된 주식을 여러 개 찾을 수 있고 그것들이 번갈아 상승하게 되면서 수익을 올리게 된다. 하지만 피셔의 성장주 이론에 의해 종목을 엄선하면 투자 대상이 매우 한정된다. 그래서 피셔는 분산투자에 대해 부정적이다. 분산투자를 하면서 자신이 잘 모르는 종목에 투자한다면 리스크가 높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신이 잘 아는 회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 제고에 월등히 좋다는 것이다. 이 이론도 물론 단점이 있다. 집중 투자하려면 알아도 정말 잘 알아야 하고 어설픈 지식이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오랜 직장 생활을 한 회사원들도 자기가 다니는 회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상대적인 관점에서 평가하기는 더욱 어렵다.

피셔의 투자 철학은 주가를 보지 말고 기업만을 보고 투자하라는 것인데 탁월한 경영진이 이끄는 위대한 기업에 투자해 오래 보유하면 성공한다는 이론이다. 기업이 성장을 계속하면 가치는 상승하고 따라서 주가도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피셔는 PER가 높다고 해서 그 주식이 비싸다거나 PER이 낮다고 해서 주가가 싸다는 판단을 하지 않는다.


주당 순이익에 PER을 곱한 것을 적정 주가라고 보았지만 궁극적으로 증권가가 재평가하게 될 기업의 질적인 가치를 투자의 최우선 요소로 삼아 주가 수준보다는 성장 잠재력에 투자했다. 그래서 피셔처럼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서는 관련 업황을 포함해 회사의 내부 사정이나 경영자의 경영 능력도 알아야 한다. 그래서 그의 이론을 현장투자 이론이라고도 한다.

단지 좋은 기업을 뛰어 넘는 위대한 기업을 발굴해서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짐 콜린스가 저술한 ‘굿투 그레이트(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 의하면 성공한 기업의 경영진들은 성공 요인으로 ‘기술력’에 대해서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그들이 중시하는 것은 ‘사풍’이었다.

지연이나 학연에 얽매이지 않는 믿을 수 있는 인사제도, 회사의 일관성,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문화 등이 중요한 요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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