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도 개입 논란' 이정현, 당권 도전?

2016.07.07 11:37:41 호수 0호

지난해 세월호 보도 개입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문을 일으켰던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7일,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재직하고 있었고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해경을 비판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출마 기자회견 직후 세월호 보도개입 논란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처음 문제제기가 됐을 때 입장을 충분히 얘기했다.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물론, 질문에 대한 답변의 내용과 범위는 당사자의 자유다.

그는 지난 1일, 논란이 일자 "어쨌든 물의가 된 것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무조건 죄송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홍보 수석 입장에서 정부기관의 내용이 잘못된 것에 대해 그냥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과연 이 의원의 해명이 사실일까?

우선 지상파를 통해 보도된 당시 이 수석의 전화통화 워딩을 보자.


"하필이면 또 세상에...(대통령이) KBS를 오늘 봤네. 아니, 한 번만 도와주시오. 자 국장님. 나 한 번만 도와줘. 진짜로.."

보통 잘못된 것에 대한 보도가 나갈 경우 '부탁'이나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강력한 정정 요청이 들어오는 게 이쪽 업계의 일상이다.

하지만, 이 의원의 경우는 후자의 경우가 아닌 전자의 경우에 가깝다.

몇몇 언론들을 통해 당시 대부분의 언론들이 세월호 침몰 사태에 대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호도하는 보도를 내면서 유가족들은 언론에 강한 불신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자의든 타의든 이 의원은 언론 보도에 직접 개입했던 사실이 드러났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 그가 당 대표를 하겠다고 나섰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당원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지난 4·13 총선서 그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던 곡성 유권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속된말로 '안 봐도 비디오'다.

언론 통제는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정도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이 의원이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에 진정 힘을 보태고 싶다면 자숙하고 평의원으로 남는 게 도리다. 리더십, 비전 등도 대표로서 필수 덕목이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자격을 상실했다.

일각에서는 "또 방송국에 전화하려고?" "언제든지 비판 받을 용기와 잘못된 것은 고치려하지 않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느냐?"는 우스개소리까지 들린다.

늦었지만 당시 정부에서 언론을 통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됐고 언론의 책임감과 막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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