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꽃과 여인'의 화가 고 천경자

2016.07.04 11:38:58 호수 0호

“바람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해 타계한 천경자 화백이 1주기 추모전 ‘바람은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로 우리 곁에 들른다.



지난해 8월6일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미술계의 큰 별 천경자 화백이 그녀의 작품 속에 등장하던 미지의 세계로 영원히 그 발걸음을 옮겼다. 먼 타국 땅에서 그녀가 영면에 든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많은 이들은 여전히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다.

자유로운 여자

천경자 1주기 추모전 ‘바람은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2층 전시실에서 오는 8월7일까지 열린다. 이번 추모전에서는 1998년 작가가 서울시에 기증한 93점의 전작과 여타 소장가로부터 대여한 ‘고’(1974), ‘초원Ⅱ’(1978), ‘막은 내리고’(1989) 등 총 100여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관객들은 인생·여행·환상·아카이브 등 네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 추모전에서 삶의 희로애락을 매순간 솔직하게 마주했던 작가 특유의 시적 감성을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인생’ 섹션에서는 작가가 1941년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에서 작업했던 학생 시절의 작품부터 6·25 전쟁 직후 사회적, 개인적 혼란의 시기에 살아남기 위해 그렸던 ‘생태’(1951),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1977) 등 그녀의 대표적인 자화상과 여인상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시련 속에서도 잃지 않은 의지
멈추지 않고 좇았던 꿈과 환상

관객들은 인생·여행·환상·아카이브 등 네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 추모전에서 삶의 희로애락을 매순간 솔직하게 마주했던 작가 특유의 시적 감성을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작가가 아프리카, 유럽, 남미, 인도, 미국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꽃과 여인을 주소재로 삼아 그린 밀도 높은 풍경화와 크로키는 ‘여행’ 섹션에서, 몽환적인 색채와 강한 필치가 담겨 있는 ‘초혼’(1965), ‘백야’(1966) 등 1960년대 작품은 ‘환상’ 섹션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미완성 작품인 ‘환상 여행’(1995)은 지우고 덧칠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던 작가의 치열한 작업 과정이 묻어있다.

작가는 저서 ‘탱고가 흐르는 황혼’에서 “꿈을 꾼다. 선명한 총천연색이 무서워 거칠게 헐떡거리는 심장을 움켜쥐고 깨어나선 새벽을 기다린다. 그 새벽과 함께 커피를 끓여 마시며 나 혼자의 아침 향연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곤 종일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릴 때에 한해서 나는 행복하다”고 썼다.

탱고 흐르는 황혼

또한 작가는 완성에 이르면 꿈이 없어지는 것이기에 진행형을 의미하는 ‘미완성의 인생’이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생전에 언급했던 바 있다. 관람객들은 이번 추모전을 통해 고통 속에서 항상 새로운 작품을 그려내고자 했던 작가의 창작 의미를 마주하면서 도전과 치유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
 
 
[천경자는?]
 
▲1924년 11월11일 전남 고흥 출생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1941~1944)
▲‘조부’ 제22회 조선미술전람회 입선(1942, 데뷔), ‘노부’ 제23회 조선미술전람회 입선(1943)
▲‘정’ 대한미협전 대통령상 수상(1955), 대한민국 예술원상 수상(1979),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 수상(1983)
▲조선대 미술학과 교수(1949∼1952년 ),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재직(1954∼1974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심사위원(1965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운영위원(1976년), 대한민국 예술원 정회원(1978년),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자문위원(198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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