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박근혜의 남자’ 김재원 신임 정무수석

2016.06.14 08:43:11 호수 1151호

친박 돌려쓰기…이번엔 진짜 오른팔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이번에도 청와대 인사는 친박(친 박근혜)으로 통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무수석비서관에 김재원 전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했다. 김 수석은 선거사무소 외벽에 ‘박 대통령 오른팔’이라는 홍보물을 내걸 정도로 친박 핵심으로 통한다. 이번 인사 단행은 집권 후반기 국정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에도 청와대가 ‘친박을 돌려쓰고 있다’라는 비판은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새누리당의 4·13 총선 패배 이후 한 달 만인 지난달 15일 비서실장과 정책조정수석, 경제수석을 교체한 데 이어 아프리카·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 사흘 만에 두 번째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나섰다.

자타공인 친박
김무성엔 '깨갱'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일 대통령 비서실 정무수석 비서관으로 김재원 전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했다. 이로써 새누리당 내 비박계와 야당의 집중공세를 받았던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지난해 7월 임명 이후 11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김 수석은 현 정부 출범 이래 이정현, 박준우, 조윤선, 현 전 수석에 이은 5번째 정무수석이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 신임 비서관은 국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분으로 대통령 정부특보를 역임했다”며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의정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정치권과 가교 역할을 수행해 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부수석 교체는 4·13 총선 참패 이후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인적 쇄신에 대한 대답이라기보다는 총선 패배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일신하고 임기말 국정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를 전면에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집권 후반기를 맞아 당·청 간 정책 공조 강화와 김희옥 혁신비대위 체제와의 소통을 밀도 있게 진행해 국정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청와대 의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총선 참패 이후 원내 2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의 정치적 위상과 역할을 고려, 더욱 공고한 당·청 관계를 유지해 남은 집권 후반기 국정 과제 성과를 도출하고 내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복안도 내재돼 있다는 관측이다.

청와대의 이번 정부수석 인선에 대해 각 당의 시선이 엇갈린다. 새누리당은 “김 수석은 당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관과의 소통 강화를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재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김 수석은 국회 경험이 풍부하신 분이라 특히 국회를 존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은 “김 수석의 경우 친박 핵심으로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적임자일지 모르나, 국회와 국민의 뜻을 받들고 대통령께 이를 가감 없이 전달할 가교 역할을 수행하기는 어렵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두 번째 참모 개편…비서실 정무수석 교체
집권 후반기 국정 장악력 높이겠다는 포석

김 수석은 지난 9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마음의 문을 열고 늘 소통하는 정무수석으로서, 여당은 물론 야당도 자주 찾고 늘 경청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대통령님 국정운영 기조에 따라 국민을 섬기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정무수석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20대 국회 개원연설과 관련해 “이전 대통령들도 하셨던 것으로 안다”며 “절차상 국회의 연설 요청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요청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임명장을 받으면 곧 국회로 인사를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지난 4월 총선에 출마했다가 자신의 지역구였던 군위, 의성, 청송 지역이 인근 상주와 통합되면서 새누리당 경선과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낙천 후 중국외교학원의 방문학자로 초빙돼 지난달 24일 중국으로 출국했으나 비자 교체를 하러 잠시 귀국했다가 뒤늦게 발탁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김 수석은 박 대통령의 2007년,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 핵심 역할을 맡았다. 이완구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로 세월호 사건 후 특별법 협상 등 대야 협상은 물론 당청 소통창구였다. 윤상현 의원과 함께 대통령 정무특보로 활약하던 시절, 정치권은 ‘윤상현은 행동가, 김재원은 전략가’라고 분류했다. 판세를 읽고 전략을 짜는 능력이 탁월했다는 뜻이다. 집권 후반기 각종 정국 현안을 돌파해야 하는 박 대통령으로선 적임자를 찾은 셈이다.

그런 김 수석이 어떤 정무적 역할을 펼 지엔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청와대의 변화 조짐이란 평가가 여야 가리지 않고 나온다. 김 수석은 국회 사정에 밝고 대야당 협상 경험도 풍부하다. 전략과 기획에도 능하다. 여소야대 국면, 집권 후반기 등 유리할 수 없는 정치적 상황을 박 대통령도 충분히 감안한 만큼 대야당 관계에서 원칙론보다는 현실론으로 한 클릭 이동했다는 뜻이다.

경선서 낙선
청와대로 컴백 


야당과 소통도 활발해질 수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선거캠프에서 김 수석 등 친박계 인사들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반면 당청 관계에 초점을 맞추면 박 대통령이 국정수행에 중심을 확고히 잡으려는 뜻으로 보인다. 김 수석은 확실한 친박계다. 결국 김 수석 발탁은 야당과 관계에선 ‘협치’를, 당청관계와 여당 내 역학에 대해선 ‘마이웨이’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정부 후반기 정진석 원내대표가 정무수석에 발탁된 사례와도 비교된다. 정 원내대표가 정무수석으로 있을 당시 박 대통령 측과 소통을 고려한 차원이었다. 실제로 정 원내대표가 수석이었을 때 유력한 차기 권력이던 박근혜 당시 대표와 청와대간 가교 역할을 맡았다.

김 수석도 이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8일 현 전 수석이 정 원내대표와 광주로 가는 KTX 열차에서 바로 앞뒤 자리에 앉아 2시간가량 한 마디도 나누지 않은 장면은 불편한 당-청 관계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꼽힌다.
 

또한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일부 새누리당 의원이 찬성표를 던진 상시청문회법에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도 현 전 수석 체제에서의 당-청 관계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바통은 김 수석에게 넘어갔다. 김 수석은 당-청 관계를 복원하고 1년 8개월 정도 남은 국정운영을 충실히 뒷받침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김 수석은 친박의 브레인이라는 별명답게 날카로운 정무 전략을 구사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신임 수석은 1964년 경상북도 의성에서 태어나 대구 심인고등학교를 거쳐 1988년에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 행정대학원에 진학에 1990년에 졸업했다. 같은 해 석사장교(예사16기)로 육군3사관학교에 입대해 육군소위로 전역했다.

김 수석은 대학 4학년이던 1987년 제31회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1988년부터 총무처, 내무부, 경북도청, 국무총리행정조정실(현 국무조정실)의 행정사무관으로 약 7년간 근무했다.

진정한 소통창구 기대?
막말 정치인으로 유명


국무총리실 근무 중이던 1994년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1995년부터 1997년에 사법연수원을 거쳐 1997년부터 2001년까지 부산지검, 대구지검포항지청,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재직했다.

2004년 4월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경상북도 군위군, 의성군, 청송군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되어 국회에 입성하였으며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 법제사법위원, 행정자치위원을 지냈다. 또 같은 기간 동안 한나라당의 기획위원장과 정보위원장을 맡아 일했으며, 특히 2006년 5월의 지방선거 당시 당의 클린공천감찰단장을 맡아 당내 공천비리를 일소하는 데 기여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는 박 대통령의 경선룰 협상의 대리인, 검증대리인 및 대변인을 맡아 일하면서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했으나, 2007년 8월 박 대통령이 당내경선에 패배했다, 이어 2008년 3월 한나라당의 제18대 국회의원 후보공천과정에 이른바 ‘영남대학살’의 과정에 희생되어 공천에 탈락하자 정계를 떠났다.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베이징대학의 객원교수로 연구 활동을 했고, 상하이에 있는 푸단대학 한국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서 한국과 중국 및 동북아 정세 관련 연구활동에 참여했다.

2008년 11월부터 불교방송에서 <김재원의 아침저널>이라는 시사 프로그램 앵커로서 방송인으로 활동했다. 또 KBS1 라디오의 열린토론 패널과 각종 방송 등에 출연하여 정치전문 평론가로 활동했다. 2011년 7월에는 한나라당 당직개편으로 당 법률지원단장을 맡아 정치와 당에 복귀했다.

2012년 4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 한나라당에서 당명을 바꾼 새누리당 후보로 경북 군위군 의성군 청송군 선거구에서 출마하여 72.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재선에 성공하였다. 당선후 19대 국회에서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간사를 역임하였다. 2013년 5월에는, 새누리당의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당의 주요 전략과 중장기적 기획업무를 맡으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세월호 논란
유족 고소도 

김 수석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막말을 쏟아낸 정치인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김 수석은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대해 ‘세금도둑’이라고 비난하며 “이런 형태의 세금도둑적 작태에 대해 절대로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김 수석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새누리당 지도부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하기도 했다.


<min1330@ilyosisa.co.kr>

 

[김재원은?] 

▲1964년 경북 의성 ▲대구 심인고 ▲서울대 공법학 학사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제31회 행정고시 합격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행정사무관 ▲제36회 사법시험 합격 ▲부산지검·서울중앙지검 검사 ▲김재원 법률사무소 변호사 ▲17대, 19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경선후보 선대위 기획단장·대변인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푸단대 한국연구센터 연구원 ▲동북아재단 이사장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기사 속 기사> 새 청와대 참모진은?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 김재원 전 의원 외에도 미래전략, 교육문화 수석비서관을 교체하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단행했다.

미래전략 수석비서관에는 현대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교육문화 수석비서관에는 김용승 가톨릭대 부총장이 임명됐다. 

현대원 신임 미래전략수석은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창조경제분과위원 등을 역임한 디지털 콘텐츠 미디어 정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김용승 신임 교육문화수석은 교육부, 교육개혁추진협의회 총괄의장과 전국대학교 부총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통일부 차관에는 김형석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는 이준원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을, 환경부 차관에는 이정섭 환경부 환경정책실장을 각각 임명하는 등 차관인사도 단행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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