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내년 대선 내다본 김병민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2016.06.13 10:50:29 호수 0호

“반기문, 대통합 메시지 던질 것”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정치권에 ‘중도’ 바람이 불고 있다. 양당 체제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은 4·13총선을 통해 '제3당'이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러한 기류가 과연 대선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최근 방송을 통해 ‘합리적 보수’로서의 지론(持論)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김병민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을 만나 최근 정치권 상황에 대해 담론(談論)을 나눴다.



국회의장 선출이 급물살을 타면서 드디어 제20대 국회가 출항을 시작했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교차점에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주목도는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반기문의 ‘대망론’, 정의화의 ‘새한국의비전’, 유승민의 ‘복당’, 손학규의 ‘복귀’ 등등 정치권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소식들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여기 정보의 홍수 속에서 국민들의 ‘옳은 판단’을 위해 조언을 던지는 이가 있다.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 김병민 위원은 4년간의 지방 정치 경험과 정책 전문가로서의 식견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대화를 권한다(현재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김 위원은 본 인터뷰가 여연의 입장이 아닌 평론가로서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김 위원과의 일문일답.

- 평론을 시작한지는 얼마나 됐나?
▲방송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처음 시작했다. 당시 JTBC <신예리의 대선톡톡>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우연찮은 기회로 나가게 됐다. 양당의 청년 정책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이 대선에 관해 서로 대화를 나눈다는 기획이었다. 그 후 주로 토론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했다. 최근 들어서 평론가라고 할 수 있는 정치평론 영역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다.

- 현재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현상이 있다면?
▲정치 쪽인가 아니면 정책을 말하는 건가?

- 정치·정책 둘 다 궁금하다.
▲정치 쪽은 당연히 대선이다. 그중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행보를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미 더민주에는 문재인 대표라는 걸출한 후보가 있고 새누리당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 두 사람이 양 극단에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있고 손 전 고문의 행보에 따라 양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손 전 고문에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지만, 손 전 고문 입장에서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 힘든 부분이 있다. 국민의당으로 옮기자니 이미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한차례 옮긴 바 있다. ‘시베리아 호랑이’라는 별명도 그때 붙었지 않나. 또다시 국민의당으로 넘어간다면 안철수 대표와 경쟁을 해야 하는데, 고민이 되는 부분일 것이다. 대선이 과연 양당 체제로 치러질 것인지 아니면 3당 체제로 치러질 지가 굉장히 흥미로운 대목이다. 관망자 입장에서 즐겁게 지켜보고 있다.


- 그렇다면 정책 쪽은?
▲정책적인 이슈에서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건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환경에 대한 부분이다. 현재 서울대학교 공학연구원의 박사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다루고 있는 게 기후변화다. 기후변화에 우리 인류가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그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단순히 책상에 앉아 일방적으로 정책을 내놓는 게 아니라 이해 관계자들과 함께 짜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프랑스 파리에 가서 기후변화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는 전 세계 195개 당사국들이 산업화 이전(1750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C보다 훨씬 적게 줄이고 더 나아가 1.5°C까지도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만약 정부가 “산업계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세요” “집에서 에어콘을 틀지 마세요”라고 일방적으로 말한다면 과연 국민과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 산업계에서 더 많이 줄여야 할지 가정에서 더 많이 줄여야 할지 이해관계자들이 모여서 합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환경부의 미세먼지 문제처럼 어느 날 갑자기 합의되지 않은 내용의 정책을 발표하면 결국 문제해결이 안 된다고 본다. 환경에 대한 부분은 우리 인류의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여야가 따로 없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유승민·김세연·김종인 등이 함께하는 ‘아젠다 2050’이 의미 있다고 본다.

손학규에 주목 “대선구도 변할 수도”
새누리 계파문제 “뺄셈정치 지양해야”

- 아젠다 2050 얘기를 해주셨다. 초당적 정책연구모임이 생긴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인데, 일각에서는 정치세력화로 바라보고 있다.
▲결과를 보면 알게 될 일이다. 그곳에는 오신환 의원도 포함돼 있다. 오 의원은 누가 뭐래도 새누리당 의원이지 않나. 그런 의견은 중간지대에 있는 사람들끼리 새로운 당을 만들면 예쁜 당이 나올 것이라는 국민들의 희망사항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난 이 사람들이 완충지대에 있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극단적 보수와 진보로 점철된다면 대한민국 정치는 절망적이다. 중간지대에서 완충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협치의 모습을 보여줬을 때 건강한 보수와 진보로 동반 성장할 수 있다. 다만 시작은 창대하나 그 끝이 미약한 경우를 우리 정치권에서 많이 봐왔지 않나. 아젠다 2050이 던지는 메시지가 너무도 좋은 것이기 때문에 이번만은 끝까지 갈 수 있는 하나의 아젠다로 남았으면 좋겠다.

-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에서 계파 청산을 지상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과연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선 회의론이 많다.
▲먼저 근원부터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계파는 그동안 대선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세게 붙었던 친이-친박의 갈등 구조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이다. 계파라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 당내에서도 모든 사람의 생각을 동일 선상에서 규정지을 수는 없지 않나. 그중에서 비슷한 정책과 이념을 보이는 사람들이 서로 모여서 정치활동을 하는 것. 그것이 계파라고 한다면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이유는 그동안 정치권이 뺄셈의 정치를 했기 때문이다. “우리 계파만 옳아”라는 주장과 함께, 집권하는 순간 상대 계파를 몰살시켜 버리는 행위들이 조선시대 붕당 정치의 폐단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이다.

계파 정치를 종식시키기 위해선 이런 뺄셈의 정치를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 천명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누가 전대에서 당대표가 되든 대선에서 대통령이 되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손해 보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비대위가 보여주는 모습은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본다.

-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대선주자로 봤을 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적극적인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해찬 의원을 만나려고 했던 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앞으로 반 총장만이 제시할 수 있는 시대정신이 반드시 요구될 것이다. 그 시대정신이라는 게 결국은 ‘대통합의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당 내 계파 갈등, 정당 간 갈등, 남북의 갈등 등 현재 한반도 내에는 수많은 갈등들이 점철돼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하나의 통합적 가치로 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가 나는 반 총장이라고 본다. 반 총장이 내세울 시대적 메시지는 결국 ‘통합’과 ‘화합’이 될 것이다.


[김병민 누구?]

▲서울 출생
▲경희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제39대 경희대학교 총학생회 회장
▲제6대 서초구의회 의원
▲서울대학교 공학연구소 연수연구원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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